파라과이 재외국민 투표소에서 생긴 일
제20대 국회의원선거의 재외투표가 지난 4월2일부터 4일까지 전 세계 194개 지역에서 일제히 실시되었다. 2012년 처음 투표를 실시한 이래 두 번째로 실시하는 재외국민투표이다. 720만 재외동포가운데 재외선거권자는 국외 부재자를 합쳐 197만 8천명으로 집계되고 있어 전체 총유권자의 5%를 차지하고 있지만 아직도 재외국민의 참여율은 크게 달라지지 않고 있다. 재외국민 선거권자 30% 만이라도 참석한다면 여야의 당락을 좌우하는 힘을 가지고 있어 재외동포유권자의 파워가 주는 영향력은 소중한 역할을 하게 된다.
-세종관에 마련된 투표소에 도착한 동포에게 투표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다음은 4일 오후 5시 투표를 마감한 파라과이 배무관 선관위원장, 최희중위원 (변호사) 두 분과 인터뷰를 했다.
기자 : 투표를 치루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 3일간의 투표를 마감 하셨는데 지난 2012년 선거와 비교해서 이번 투표성과를 어떻게 평가하고 계십니까?
최희중 위원 : 2012년에 실시한 투표는 그래도 성과가 괜찮았는데 이번 투표에는 재외부재자 투표자가 재등록을 해야 하는 절차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문제가 있었는데요 결국 선관위가 홍보 등 제대로 활동하지 못한 것을 인정합니다. 현재 전체 선거인 등록 692명중 46%정도가 참여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습니다.
기자 : 파라과이에서의 투표가 저조한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배무관 위원장 : 이번 투표율이 가장 저조한 이유라면 국외 부재자로 등록된 분들이 한국의 보험처리 문제로 그동안 선거인 등록에서 기록이 없어졌기 때문에 다시 등록절차를 받게 하려고 공관에서 전화 연락을 취하기는 했지만 주소나 전화번호가 바뀌거나 연락이 안 되는 분들이 많았고, 또 그 분들은 예전에 등록된 것이 유효한 줄로 알고 재등록을 하지 않은 분들이 170명 이상이나 되어서 선거인을 많이 잃어버린 것이 문제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기자 : 투표소에서 수고하신 분들의 역할과 어려웠던 문제는?
최희중 : 공관에서 영사님과 직원, 위원장님과 참관인들의 협조로 잘 진행할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아쉬운 것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각 지역 투표소 운영을 위해 너무 부족한 지원금을 책정하여 수고하신 분들과 준비와 홍보활동을 위해 식사도 하며 충분한 대화와 교제 등을 나누지 못한 것이 좀 어려웠다고 할까요.
기자 : 인터뷰 감사합니다.
2012년 재외국민투표는 각 지역이 예상대로 너무 저조한 투표율을 보임으로서 정부는 물론 정치적인 민감한 반응을 보였던 관계자들을 실망시켰다. 그러나 당시에는 본국 선거관리위원회에서 파견된 선거관에 의해 진행되었는데, 파라과이 동포사회가 참여한 첫 번째 선거는 선거인 명부에 등록된 유권자의 참여율이 가장 높은 동포사회로 그 이름을 남긴바 있다.
이번 총선을 위해 여야 정치인들은 재외선거의 투표율을 저조하게 하였던 취약점들에 대한 보완책을 내놓았고 선관위가 이를 적극 적용하여 투표소의 지리적 여건과 전자우편등록 등은 어느 정도 개선이 되기는 하였지만 예상대로 미미한 성과를 보일뿐 여전히 드러나는 문제점들은 쉽게 해결이 될 것 같지는 않다.
문제는 이번에 치르는 선거를 재외동포사회 선거관리를 현지 공관에 위임하여 시행하는 과정에서 문제점이 들어나고 있는 것이다. 선거위원을 임명하는 과정에서 일부 지역 공관은 최측근이나 정치적인 인사들을 선임하여 발생하는 위원간의 대립이나 불편한 관계가 있다는 사실이다. 공관이 선거관리위원 지위를 동포들에게 부여할 때 메뉴얼을 충분히 숙지시키지 못함으로 원하지 않는 차질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앞에서 인터뷰를 통해 밝혔듯이 재외 부재자투표권자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는 시행착오의 문제점으로 드러나고 있는 것도 바로 전문화가 되지 못한 기술적 미비점으로 지적될 수 있다.
기자가 투표 첫날 아침 일찍 투표권이 있는 온 가족을 전날부터 단단히 준비시켜 투표에 참여하기 위해 세종관에 갔다. 투표소에 앉아있는 위원들에게 “취재 좀 하겠습니다.” 라고 했더니 최희중 선거위원(변호사)이 반갑게 악수로 맞으며 허락을 하였다. 투표소에 있는 다른 관계자들도 이견을 보인사람은 없었다. 이때 우리 가족(아내.아들.딸)이 투표소에 약속대로 입장을 하였고 접수와 투표창구, 투표함 투여에 대한 기사용 인증 샷을 찍는 것 까지 동조하여주었다.
첫날이라 특별히 위원들을 개별적으로 정식 인터뷰는 하지 않았다. 투표를 시작하는 날 인터뷰가 불필요했기 때문이었다. 참관인석 쪽에서 자연스럽게 현재의 투표상황과 문제점들을 나누기 시작하면서 선거위원과 참관인들의 의견과 상황을 청취하는 것으로 대신했다.
참관인중 한 인사가 현재 동포유권자들 가운데에는 한인회분규지정 사태에 대한 감정을 가지고 있는 동포들이 투표 불참을 선언하는 사람도 있다고 말하자 나중에 그 자리에 합류한 위원장은 투표율이 적은 것은 “동포사회 불황 때문이지 대사관의 한인회 분규사태 지정으로 인한 동포들의 감정 때문은 아니다“라고 반론을 하면서 갑자기 화살을 기자에게 돌려 ‘투표소 내 언론의 취재는 위원장의 허락을 얻어서 했어야 한다’며 정식으로 지금이라도 신청을 하라며 위원장이 인터뷰를 해야 한다는 입장을 우회적으로 압박하였다.
기자는 오늘 취재는 이미 끝났다고 했는데도 같은. 얘기를 반복하자 최 위원이 제가 허락했으니 언론 취재에 부담을 주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만류하자 왜 위원이 마음대로 허락하는가? 권한은 위원장인 나에게 있다고 하면서 두 사람간의 격한 언쟁이 발생해 투표소 안을 소란스럽게 만들고 말았다.
그때 관리감독을 위해 참석한 L영사가 보조직원들에게 비디오 촬영을 실시하도록 지시하였고, 선관위의 투표소 내에서의 행동지침 메뉴얼을 펴서 언쟁 당사자들 앞에 다가가 읽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기자에게도 와서 취재원들이 지켜야 할 사항에 대해서도 읽어주었다.
참관인 중 한사람은 위원장에게 거세게 항의하며 이런 분위기에서는 이 자리에 더 이상 앉아 있을 수 없다며 자리를 박차고 나가버렸다. 아무튼 파라과이 선거구 투표소는 첫날 아침부터 동포들의 대사관에 대한 감정과 공관의 서로 다른 이견이 만나는 자리가 되고 말았다.
-캐주얼차림의 패션 할머니도 투표에 참여 박수를 받았다-
한인회 분규사태지정을 일방적으로 시작하여 기다린지가 얼마인가. 이민 반세기의 빼앗긴 50주년 축제를 잃은 5000명의 한인들이 받은 깊은 상처는 치유가 되지 않은 채, 이 땅에서 태어나 파라과이 문화를 입은 순진한 동포 2세대에게 이 아픔을 유산으로 물려준 1세대들의 눈물을 누가 닦아줄 것인가?
36대 한인회와의 감정은 퇴임으로 마무리 될 것으로 예상했던 동포에게 새로운 2세대의 한인회 출범이 시작된 지가 일년이 되어가는데도 이를 모른척하고 있는 대사관의 태도는 도대체 무슨 해괴한 생각들을 하고 있는지 모를 일이다.
아마도 신임회장이 공관을 찾아가 머리를 숙여야 분규사태를 풀겠다고 생각할는지 모르겠지만 내가 알고 있는 37대 한인회는 그럴 일이 없을 것으로 본다. 분규사태의 책임자는 전임 한인회장과 한 대사 두 사람으로부터 발생한 개인 간의 감정싸움에 불과하다.
그것을 온갖 권모술수를 동원하여 한인회 분규사태로 몰아갔고 선량한 5000명의 한인동포들에게 상당한 상처를 남겼다. 문제를 일으켰던 사람들이 스스로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끝까지 버틴다면 결과적으로 그 몫은 하늘이 심사하고 판단하게 된다는 것을 기억해야 된다.
성경 레위기 4장 22-35에 보면 부족이나 단체의 최고자리를 가진자나 평민이라 할지라도 누가 자신의 실수나 잘못을 깨닫도록 지적하여주면 스스로 속죄제를 여호와께 드려야 사함을 받을 것이라고 기록되어 있다. 요즘 교회의 언어로 표현하면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진심으로 회개해야 심판을 면할 수 있다’라고 설명할 수 있다.
당사자들이 기독교인이던 카톨릭 신자이던 신이 어떤 분이라는 것을 아는 사람에게는 더욱이 이 경고의 말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그 양심 속에도 계시는 신이 .....
한사람은 이미 심사와 판단이 끝났고, 이제 나머지 한사람의 결과가 참 궁금하다.
누구든지 주변에 자신의 잘못을 지적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복된 사람이다. 들을 때는 기분이 좋을 리가 없겠지만 그러한 조언이나 지적이 자신을 성장하게 한다는 사실은 역사적 큰 인물들을 통해서도 교훈을 얻게 된다. 삼국지의 주요 장수들에게는 모사라고 하는 조언자들이 있었기에 성공 할 수 있었다. 자존심을 세우기 위해 주변의 조언이나 충고를 무시하는 사람은 자신의 한계를 절감하게 될 것이다.
이번 총선의 파라과이 투표소에서도 다시 드러난 한인회 분규 지정 여파가 언제 잠 재워질 수 있을지.. 궁금하다.
파라과이 GBS 김성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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