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길이 5.4km, 튀르키예 보스포루스해협 관통 터널
- 한건의 사고도 없이 난공사 완공…개발형사업의 대표 사례
튀르키예 최대도시 이스탄불은 보스포루스(Bosporus)해협을 가운데 두고 아시아와 유럽, 양 대륙에 걸쳐있다. 인구의 대부분이 해협 주변에 밀집해있어 유동인구도 많다. 하지만 보스포루스해협은 폭이 좁은데다 물살이 세서 그동안 2개의 다리밖에 없었다. 그 때문에 극심한 교통체증이 빚어졌다. 고심 끝에 제시된 방법이 해협 아래를 관통하는 해저터널을 만드는 것이었다.
유라시아 해저터널은 이스탄불 보스포루스 해저를 가로질러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5.4km에 달하는 세계최초의 자동차 전용 복층터널이다. SK건설(현 SK에코플랜트)이 2008년 튀르키예 기업 야피 메르케지(Yapi Merkezi)와 공동으로 수주, 2013년 1월 착공한 이래 48개월만인 2016년 12월20일 터널을 개통했다.
이 프로젝트는 총사업비 12억4000만달러 규모의 초대형 프로젝트로 SK에코플랜트(32%) 및 SK가스(18%)와 튀르키예 야피메르케지가 각각 50%씩 지분을 투자했다. 당시 경색된 국제금융시장 상황에도 불구하고 한국수출입은행, 한국무역보험공사, 유럽투자은행(EIB), 유럽부흥개발은행(EBRD) 등 세계 10개 금융기관의 참여를 이끌어냈다. 한국수출입은행이 2억8000만달러, 한국무역보험공사가 1억8000만달러를 프로젝트 파이낸싱 방법으로 참여하는 등 총 9억6000만달러의 자금을 조달했다.
금융약정체결은 튀르키예 정부와 대주단 간의 채무인수 보증약정을 통해 튀르키예 최초의 민관협력사업(PPP)을 이끌어낸게 주효했다. 영국의 세계적인 금융전문지 프로젝트 파이낸스 매거진은 SK건설의 유라시아 터널 프로젝트를 ‘2012년 올해의 프로젝트 (Deal of the Year)’로 선정하기도 했는데 유라시아 해저터널은 기술적으로뿐 아니라 금융기법상으로도 SK에코플랜트의 위상을 드높인 획기적인 사업이었다.
유라시아 해저터널이 들어선 보스포루스해협은 수심이 최고 110m에 모래, 자갈, 점토가 뒤섞인 무른 충적층 해저에 위치했다. 고대 유물과 유적발굴 등 난공사 조건도 산적했다.
SK에코플랜트는 해저터널 공사구간에 단면지름 13.7m, 총길이 120m, 무게 3300톤에 달하는 세계최대 규모의 TBM(Tunnel Boring Machine)을 투입, 하루 평균 25톤 트럭 100대 분량의 토사를 해저에서 퍼올리며 7m씩 굴진한 끝에 터널을 준공했다.
진도 7.5의 강진에도 끄떡없는 내진설비를 갖췄으며 한건의 사고도 없이 준공시기를 계획보다 3개월이나 앞당겨 화제가 되기도 했다. 터널 개통으로 보스포루스해협 통과시간은 100분에서 15분으로 크게 줄어들었다. 하루 평균 약 12만대의 차량이 이용하고 이스탄불 전역의 차량 운행시간이 줄어들면서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감소해 대기질 개선에도 기여하고 있다.
SK에코플랜트가 공사를 맡은 유라시아 해저터널은 개발형 사업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다. 강점인 EPC(설계•조달•시공) 경쟁력 뿐아니라 초기 사업개발부터 파이낸싱, 운용까지 도맡았다. 덕분에 유라시아 해저터널은 화려한 수상 이력을 자랑한다.
국제도로연맹(IFR)의 ‘2017년 글로벌 도로프로젝트 건설기술분야 대상’, 미국 건설엔지니어링 전문지(ENR)의 ‘2016년 터널 교량분야 글로벌 베스트프로젝트상’, 국제터널지하공간학회(ITA)의 ‘2015년 올해의 메이저 프로젝트상’ 등을 받았다. 국내에서도 한국공학한림원이 뽑은 ‘2017년 건설환경분야 최고 프로젝트’로 선정되는 영광을 누렸다.
권오용의 재계춘추(財界春秋)(51) SK에코플랜트, 해저로 유럽-아시아 연결 - 인사이드비나 (insidevin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