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의 외교전략이 빛을 발하고 있다.
출범 이후 아세안 10개국을 방문, 정상회담을 갖는 등 어떤 외교활동보다 공을 들여온 문재인 정부는 더 이상 미국, 일본, 중국 등 동북아 열강의 틀에 휘둘리지 않겠다는, 자주적 능동적 외교전략을 추진해왔다.
그동안 한반도는 무역과 외교, 정치 등 각 분야에서 미국을 중심으로 한 4강에 집중돼 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 격변하는 국제정세 속에서 우방이라고 여겼던 미국과 일본은 자국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한반도를 이용하거나 차버리는 등 우방국가라고 할 수 없는 태도를 취하고 있다. 중국 역시 사드보복 등에서 볼 수 있듯, 가까이할 수 없는 나라로 신뢰 관계가 이미 회손된지 오래다.
이에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신남방정책은 아세안과의 교류·협력을 4강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으로, 아세안에 한국이라는 고성능 엔진을 장착해 아세안의 성장을 이끄는 동력이 되겠다는 구상이다.
아세안은 인구 6억5천만명과 연 5%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는, 차후 세계경제를 이끌어갈 거대한 시장이다. 인구가 고령화 되지 않은 젊은 나라들로 성장 잠재력도 무궁무진하다.
경제적 성장과 한류 등의 영향으로 한국에 대한 우호적인 분위기도 신남방정책에 한층 힘을 실어준다.
한국과 아세안의 관계는 지난 30년간 비약적으로 발전해 왔다. 그동안 양측 간 교역은 20배, 투자는 70배, 인적교류는 40배 이상 늘었다. 한국 국민의 제1위 방문 지역이자 이미 제2위의 교역 상대로 성장하고 있는 경제 파트너이기도 하다.
세계 경제 침체 속에서 아세안과의 협력 강화는 경제 활력을 찾는 탈출구가 될 수 있다. 아세안 10개국이 모두 북한과 외교관계를 맺고 있다는 점에서 한반도 평화 실현을 위한 적극적인 역할도 가능하다.
이 같은 정책 기조아래 부산에서 개최한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서 문 대통령은 ‘한·아세안 공동비전 성명’을 발표하고 “한국과 아세안은 현재보다 더 굳건한 관계를 만들어 평화를 향해 동행하고 모두를 위해 번영하는 상생의 공동체가 될 것”임을 선언했다.
21세기는 ‘아시아의 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과 아세안이 연대해 공동으로 협력해 나간다면 세계의 변화에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자연과 사람, 국가 누구도 배제하지 않고 포용하는 ‘아시아의 정신’ 토대위에서, 새 시대를 열 힘찬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프랑스(파리)=한위클리】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