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가 어느듯 코앞으로 닥아왔다.
다사다난했던 지난해는 그만 떨쳐버리고 희망찬 새해맞이를 준비하는 새대들의 힘찬 움지임이 눈에 띄인다.
매년 덧없이 지나가는 새월이 아쉬워 이맘때면 과거를 돌아보고 추억거리를 찾아보게되는 새대들도 또한
많이 보인다.. 나는 후자에 속하는 것 같다.
“영자야 놀러가자”
“ ???.’
“버떡 노온나”
“ 않된다 “
“ 와 “
“ 엄마랑 할무이 나가고 없다.’
“ 언제 올긴데 "
“ 몰라 ”
“ 문걸고 빨리 노온나”
“………..”
“ 빨리 노온나 ‘
널디넓은 뻘밭넘어 저멀리 바다가 보이는 자그마한 동산에 나는 영자랑 나란히 앉아서 서로 엄마 흉을 보고 있다.
계속해서 영자는 한동네 여자친구 누구는 나쁘고.누구도 나쁘고...
절대 말하지 말라고 하면서 내 새끼손가락을 끌어다가 약속 시킨다.
어린시절, 영자는 동글동글한 얼굴생김에 튼튼한 몸매로 언제나 활달하고 적극적인 성격이였다.
나는 좀 내성적 이였다. 영자가 먼저 닥아와서 말을 건넨다.
나도 말을하고 싶었는데 먼저해주니 신나서 나는 영자랑 곧바로 친해졌다.
영자는 언제나 나를 대리고 다닌다. 영자랑 다니다보면 시간 가는줄 모르고 배고픈줄도 모른다.
어쩌다 영자가 안보이면 내가 찾아나서다가 이제는 기다릴수 없어 언제나 내가 먼저 찾아나선다.
내가 엄마한테 혼나면서 울던 장면을 흉내내면서 나를 놀러댄다.
나는 곧바로 영자를 잡겠다고 덤벼든다.
영자는 잽싸게 안으로 도망간다. 영자가 지나치는 갈대는 흔들리며 나를 안내한다.
영자는 나에게 곧 붙잡힌다.
“ 너 성언이 이넘!! ”
뒷덜미를 낚아챈다.
소스라치게 놀라서 돌아보니 영자 할머나가 무서운 얼굴로 서있다.
“ 뭐해요 일어나아 !”
내몸이 흔들린다. 눈을 떳다. 바로앞에 할머니가 버티고 있다.
자세히 보니 영자할머니가 아닌 우리집 여회장 박순희 할머니가 아닌가.
<꿈이였구나 > 잠결에 영자부르는 소리를 듣지 않았을까 긴장이 된다. 다행이 이상 없다.
나는 한동안 멍청이 앉아있다.
영자랑은 갈대밭에 간적도 없고 고등학교시절 가보았던 부산하단 갈대밭이 영자랑 왜 섞여있는지 나도 모르겠다.
꿈에는 몸도날고 이리번쩍 저리번쩍 한다더니.
깨진꿈 아까운 생각이 든다.
순희 할머니는 언제나 나를 대리고 다닌다.
어디어디 식당 새로 개업했는데 한인들이 많이 다닌데요. 가볼까?
어디어디 큰시장 가야돼 짐이 무거울건데 같이가..
어느어느호텔 부페에서 회가 나온데요 자기 제일 좋아할건데..
이렇꿍 저렇꿍하면.. 나는 언제나 따라다니기만 한다.
년말 행사모임에 참석하라고 통보들을 받는다.
새로 선출된 첸나이 한인회장으로 부터 전화가 왔다.
첸나이 한인들의 역사를 담은 책을 출간하는데 위촉인으로 지정됬으니 모임에 참석해달라고 통보해준다.
어렵고 힘들었던 인도 생활. 묵묵히 버티면서 살기위해 앞장섰던 박순희 할머니.
“ 순희야 놀러가자”
언제쯤 나는 순희를 대리고 좋은곳으로 놀러갈수 있을까..
언제즘 나는 순희에게 환한 모습을 만들어 줄수 있을까..
내년에는 꼭 실행을 해보자.
세월이 더가기전에.
순희의 숨소리는 저멀리 지나가는 비행기 소리와 화음이 되어 귓전을 간지럽힌다.
첸나이의 밤은 깊어만 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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