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이코노미스트지는 11일(현지시간) 식품의 상대적 탄소 배출량을 쉽게 비교할 수 있도록 '바나나 지수'를 제안한다고 밝혔다.
바나나 지수는 각 식품의 무게, 칼로리, 단백질 등 세 가지를 기준으로 탄소 배출량을 바나나와 비교한 것이다.
예를 들어 쇠고기의 무게 기준 바나나 지수가 109인 것처럼, 칼로리 기준으로 보면 쇠고기 1칼로리가 바나나 1칼로리보다 54배 많은 탄소 배출을 초래하기 때문에 쇠고기의 칼로리 기준 바나나 지수는 54이다.
또 쇠고기 단백질 100g은 바나나 단백질 100g보다 7배 많은 탄소 배출을 유발하기 때문에 쇠고기의 단백질 기준 바나나 지수는 7이 된다.
닭 같은 가금류의 무게 기준 바나나 지수는 11이고 칼로리 기준 바나나 지수는 4이다. 같은 무게나 같은 칼로리를 섭취할 경우 쇠고기보다 가금류를 먹는 게 더 탄소 친화적인 셈이다.
가금류의 단백질 기준 바나나 지수는 0.6 정도다. 식물성 재료로 만든 고기 없는 버거도 단백질 기준 바나나 지수는 0.2에 불과하다.
하지만 포도나 설탕, 코코넛 밀크 같은 식물성 식품에는 단백질이 거의 들어있지 않아 이런 식품의 단백질 기준 바나나 지수는 매우 높아지게 된다.
비교 기준에 따라 바나나 지수가 큰 차이를 보이는 식품도 있다. 올리브유의 경우 무게 기준 바나나 지수는 6이지만 칼로리 기준으로는 0.7이다.
아침용 시리얼과 캐슈너트, 크루아상 등도 비교 기준을 무게에서 칼로리로 바꾸면 모두 나쁜 점수에서 좋은 점수로 바뀐다.
바나나 지수는 그 식품의 평균 탄소 배출량만을 기준으로 한 것으로, 생산자별 친환경 경작 여부나 생산된 식품의 운송 거리, 생산에 필요한 토지나 물 등 다른 요소들은 지수 계산에 반영되지 않았다고 이코노미스트는 밝혔다.
여론조사기관 입소스가 유럽에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소비자들은 대부분 더 친환경적인 소비를 하고 싶어 하며, 응답자의 75%는 식품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알려주는 라벨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코노미스트는 라벨이 널리 사용되지는 않지만 소비자들이 저탄소 선택을 하도록 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며 바나나 지수가 이런 소비자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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