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브레이크뉴스=오사카 아즈미 기자>

 

▲ 고이즈미 전 총리는 31일 발간된 주간지 ‘슈칸아사히’(週刊朝日)에 실린 인터뷰에서 모리토모(森友)학원의 국유지 헐값 매입 의혹 및 관련 서류 조작 사건 등을 거론하며 “누가 봐도 (아베 총리가) 관여했다는 것을 알 수 있지 않으냐”고 지적했다.   © 호주브레이크뉴스

 

일본 아베 총리가 코로나 19로 역풍을 맞고 있는 가운데 사학 비리까지 덮쳤다. 아베의 거취가 주목되는 시점이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정치적 스승’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전 총리가 아베 총리는 사학 비리에 대해 책임지고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총리 퇴임 후 탈(脫)원전을 주장해온 고이즈미 전 총리는 아베 총리의 원전 재가동 정책 등을 두고 종종 쓴소리를 해왔지만, 아베 총리의 거취까지 거론하면서 비판한 것은 이례적이다.

 

고이즈미 전 총리는 31일 발간된 주간지 ‘슈칸아사히’(週刊朝日)에 실린 인터뷰에서 모리토모(森友)학원의 국유지 헐값 매입 의혹 및 관련 서류 조작 사건 등을 거론하며 “누가 봐도 (아베 총리가) 관여했다는 것을 알 수 있지 않으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애초 (재무성이) 공문서를 고친 것은 아베 총리가 ‘나 자신이나 아내가 관여했다면 총리도 국회의원도 그만둔다’고 국회에서 말한 데서 시작됐다”며 “국회에서 자신이 관여했으면 그만둔다고 했으니 결국 책임지고 그만두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모리토모 스캔들은 아사히신문이 2017년 2월 모리토모 학원이 오사카의 국유지를 헐값에 사들인 의혹이 있다고 보도하면서 불거졌다. 모리토모 학원은 이 국유지에 ‘아베 신조 기념 초등학교’를 건설하려 했고, 아베 총리의 부인 아키에(昭惠)여사가 이 학원이 신설을 추진한 초등학교의 명예교장을 맡은 게 드러나는 등 정권과의 유착 의혹이 일었다. 2018년엔 재무성이 매각 관련 문서에 아키에 여사가 등장하는 부분 등을 삭제하는 등 공문서를 조작한 사실이 드러나 재차 논란이 일었다. 최근엔 문서 조작 의혹으로 자살한 재무성 직원이 남긴 “결재 문서를 고친 것은 전부 사가와 노부히사(佐川宣壽) (당시 재무성) 이재국장의 지시”라는 내용의 수기가 공개되면서 다시 파문이 일었다.

 

고이즈미 전 총리가 이 문제를 들어 아베 총리를 작심 비판한 셈이다. 그는 모리토모 학원이 신설을 추진한 초등학교 명예교장에 아키에 여사가 취임한 것을 거론하며 “아베 총리가 그 상황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것을 어떻게 증명할까. 거짓말했을 것”이라고도 했다.

 

고이즈미 전 총리는 아베 총리가 장기 집권하면서 상식 밖의 일이 아무렇지 않게 벌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아베 총리가 정부 행사인 ‘벚꽃을 보는 모임’을 사적으로 활용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초청자 명부가 파기된 것을 두고 “‘이런 일을 잘도 했구나’하고 질려버렸다. 장기 정권으로 자신이 붙은 것 같다”고 했다.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 자민당 간사장 등이 아베 총리의 임기 연장을 거론하는 것에 관해서도 “내년 9월 임기 만료가 되면 그만두지 않겠냐. 총리는 격무이고 이 이상 길게 하고 싶다고는 생각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아베 총리의 숙원인 개헌에 대해선 “원전 문제라는 가능한 것도 안 하고 헌법 개정은 불가능하다. 헌법 개정을 하려면 야당을 적으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고이즈미 전 총리는 재임 중 아베 총리를 관방부(副)장관, 관방장관, 자민당 간사장으로 기용해 정치적 성장의 기회를 제공했다. 고이즈미 퇴임 후 아베 총리는 사실상 바통을 넘겨받아 자민당 총재 및 일본 총리에 취임했다.

 

news2020@aubreak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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