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온제나 어린이 합창단(단장 옥해실)이 캄보디아 최초의 어린이 인형극을 선보이면서 많은 어린이들에게 꿈과 추억을 선사했다.
라온제나 어린이 합창단은 지난 1월 28일 오후 4시 프놈펜한국국제학교에서 독립공연예술가네트워크(대표 이강미)가 특별기획한 ‘라온제나 어린이 합창단과 함께하는 어린이 인형극’을 공연했다.
독립공연예술가네트워크는 언제 어디서든 관객을 만날 수 있는 ‘작은 극장’을 지향하는 1인극 공연자들 모임으로 2013년 국립극단에서 진행된 ‘한여름 밤의 작은 극장’ 프로젝트를 통해 출발했다. 현재 38명 이상의 예술가들이 인형극, 마임, 그림책 공연 등 다채로운 콘텐츠를 구성하여 활동하고 있다.
이날 인형극에서는 △이상한 샘물 △둥글납작 어느 씨앗이야기 △4랑 이야기 3편의 작품이 공연됐다.
라온제나 어린이 합창단 인원들이 준비한 첫 번째 무대인 ‘이상한 샘물’은 우리나라 어린이 날을 창시한 방정환 작가의 원작동화를 인형극에 맞추어 각색해 선보였다. 첫 번째 무대에서는 마음씨 고운 노부부에게는 젊어지는 복이 찾아오고, 마음씨 나쁜 심술쟁이는 제 욕심에 스스로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된다는 ‘이상한 샘물’의 권선징악적 교훈을 인형극을 통해 잘 드러냈다. 어린이들은 다소 서툰 부분도 있었지만 열정적으로 공연에 임했으며, 그러한 진지한 모습에 관객석에 앉아있는 또래의 어린이들 역시 몰입하며 공연을 감상했다.
이어서 오연주 예술가는 인형극 ‘둥글납작 어느 씨앗이야기’를 통해 어린이들에게 자신이 사랑 받고 있는 존재이며 앞으로 성장해서 자신이 받았던 사랑을 넓은 세상 가운데에서 많은 사람과 함께 누릴 수 있다는 교훈을 전달했다. 오연주 예술가는 극의 주인공인 호박 씨앗처럼 행복한 결말을 맞길 바라는 마음에서 어린이들에게 직접 준비한 호박씨앗을 나눠주는 등 관객등과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미라 예술가는 재활용품을 이용한 악기와 숫자들을 이용해서 언어유희적인 대사로 스토리텔링 하는 사물극 ’4랑 이야기’은 어린이들에게 일상생활에서 익숙한 숫자를 우리 삶에 대입하여 누군가를 사랑하고 미워하고, 그리고 또 그것을 후회하고 미안함을 느끼는 등 인간의 다채로운 감정을 원초적인 재미로 무장한 희극을 통해 새롭게 느낄 수 있는 기회와 웃음을 선사했다.
라온제나 어린이 합창단과 독립공연예술가네트워크는 이번 공연에 앞서 1월 16일부터 27일까 2주 동안 어린이들이 다양한 인형을 조작하여 인형극화 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를 수 있도록 ‘창작인형극 워크샵’을 진행했다.
2주 동안의 워크샵을 성실하게 이수하고 공연을 성공적으로 완수한 어린이들에게는 라온제나 어린이 합창단과 독립공연예술가네트워크가 공동 발급한 ‘창작인형극 워크샵’ 수료증이 수여됐다. 해당 수료증은 향후 어린이들이 예술문화 및 사회봉사 등의 진로설정에 있어 의미 있는 경력증명 및 동기부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연극공연을 마치고 2일이 지난 1월 30일 열린 ‘창작인형극 워크샵’ 수료증 수여식에서 한 참가 어린이는 “처음에는 낯설고 부끄럽다고 생각했지만 (독립공연예술가네트워크) 선생님들의 적극적이고 열정적인 지도를 받으며 자신감이 생겼다. 선생님들과 함께 인형극을 준비한 지난 2주의 시간이 정말 보람되게 느껴진다”는 소감을 전했다.
이상빈 프놈펜한국국제학교 교장은 “캄보디아 수도인 프놈펜에 살고 있으면서도 사실 이러한 문화예술 공연을 체험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은 것 같다. 그러한 의미에서 오늘 이런 좋은 기회를 마련해주신 라온제나 어린이 합창단과 독립공연예술가네트워크 관계자 분들께 깊이 감사를 드린다”며 “아울러 한인회를 비롯해 현대자동차, 코사인, CSC경호경비, 다일공동체 등 오늘 공연을 위해 후원해주신 많은 한인 단체에 감사의 뜻을 전한다”고 말했다.
한인회 부회장을 겸하고 있는 옥해실 단장은 “어린이들이 2주간 준비한 것 이상의 열정적인 공연을 선보여 매우 만족스럽게 생각한다. 앞으로도 연중행사처럼 진행하게 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며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문화체험 프로그램으로 어린이들만이 아니라 어른들도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인형극도 계획 중이다”고 덧붙였다.
또한 “기회가 된다면 어린이들이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인형극 경연대회에 도전할 수 있는 순간이 오길 꿈꾸고 있다”며 “향후 활동 반경이 확장되고 적절한 재원이 확보된다면 예술학교를 건립해 더 많은 어린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전하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다.
한편 ‘기쁘고 즐거운 우리’라는 뜻의 순우리말 이름의 라온제나 어린이 합창단은 캄보디아에서 거주하는 다문화가정 자녀 20여 명으로 구성돼있으며, 재캄보디아한인회(회장 정명규)를 주축으로 민주평통 캄보디아지회(지회장 문병수), 한인섬유협회(회장 김준경), 다일공동체(원장 석미자) 등 한인사회 주요 단체와 독지가들의 후원으로 창단됐다./문다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