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이 있어도 걷지 않으면 목적지에 도달할 수 없듯이 아무리 좋은 가르침이라 하더라도 실천하지 않으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 우리에게 무엇보다도 문제가 되는 것은 어떻게 무아행을 실천해 나갈 것인가 하는 것이다. 하지만 자기가 전부라고 생각하고 살아가는 사람들, 특히 개인주의에 매몰된 현대인들이 그것을 실천하기란 말처럼 쉽지 않다. 모두 다 눈에 불을 껴고 자기를 위해 아둥바둥 거리고 있는 마당에 홀로 무아행을 실천한다고 하면 자칫 도태당하고 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 틱낫한 스님의 글에서

 

캄보디아에 온 지도 벌써 13년째. 참 오래도 되었다. 그동안 뭘 하고 살았나 생각해 보면 딱히 한 일도 없다. 그냥 세월이 흘러간 것만 같다. 굳이 말하라면 신문 만들기. 월요일엔 좀 쉬고, 화·수는 자료수집과 정리, 목·금은 피터지게 편집 마감, 토요일에는 인쇄소에 넘기고....그렇게 매주 전쟁하듯이, 다람쥐 쳇바퀴 돌 듯 보냈었다.

 

아! 일요일. 오전에는 인쇄가 시작되니까 마지막 지면 체크를 한다. 그리고 동네 가게에서 싸구려 스넥을 수백봉지 사고, 사탕도 한 1000개 정도 사서 고물 갤로퍼를 타고 목 늘여 기다리는 아이들에게 찾아간다. 매주 마다, 행복한 나의 여정이 시작된다.

 

아지트처럼 사용하는 은밀한 나의 야자수 그늘에 아이들을 불러놓고 과자를 주고, 사탕을 주고 노래도 좀 불러 보라하고, 어디 아픈데 없나 챙겨보고, 학교는 잘 다니고 있냐도 물어 보고, 옥수수 같은 것도 좀 뺏어 먹고...그렇게 그렇게 세월을 죽였다. 말이 안통해도 자주 만나면 이놈들이 무엇을 원하는 지, 속내가 뭔지가 조금씩 보인다. 아주 자그마한 눈망울에서 마음의 고민을 읽고, 아픔을 나누면 그들은 여지없이 나의 마수에 걸리게 되고...그러면 나는 아이들이 꿈꾸는 세상을 같이 나눈다. 나만이 아는 행복, 나만의 자유, 나만의 시간이다.

 

주말만 되면 어딘가를 가야 할 것 같은 미망에 시달린다. 민정시찰이라는 이름으로 어디든 간다. 취재를 핑계 삼지만, 직접 보지 않고는 잘 믿지 못하는 못된 직업적 성격이 나를 혹사한다. 메콩강을 아마 백 여번 건넜을 것이고, 캄보디아 전역을 서너 번은 이 잡듯이 뒤졌을 것이다. 물론 전부는 아니다. 허리가 부러질 듯한 비포장도로도 싫고 코콩의 산속으로 헤매는 도로는 무섭기까지 하다.

 

이렇게 캄보디아에서의 세월이 지나갔고, 또 지나갈 것이다. 언제 손녀가 올까, 할아버지를 외면하지 않도록 뭘 준비해 놓을까? 그냥 장난감 가게에 가서 손녀가 좋아할 만한 것이 있나 돌아보고, 지나가던 아이가 입은 옷이 멋지면 마음속 수첩에 그려놓고... 이렇게 나는 조금씩 손녀에게 포로가 된 할아버지가 되어 간다. 오랫동안 손녀에게‘팽’당하지 않는 할아버지가 되길 원한다./ 정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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