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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지역의 사무용 공간 공실률이 높아지면서 이의 주거지 전환을 통해 주택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이 제기되고 있다. 사진은 시드니 CBD, 하이드 파크(Hyde Park) 가장자리의 1970년대 건물. 최근 개조를 통해 주거지로 개발됐다. 사진 : Scott Carver

 

주택부족 완화의 한 방안이지만... 자연채광 및 공기순환 등 구조적 문제 해결 필요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시드니 도심의 사무용 공간이 주거지로 전환될 수 있을까.

시드니의 주택 부족이 심각해지는 상황에서 비어있는 사무 공간을 주거지로 전환, 제공하는 방안이 제기되고 있다.

호주 부동산협의회(Property Council of Australia)의 최근 수치에 따르면 시드니 북부 크로우스 네스트(Crows Nest), 세인트 레오나드(St Leonards), 파라마타(Parramatta) 및 노스시드니(North Sydney)의 경우 사무용 공간 중 5분의 1 이상이 공실 상태이다.

이 같은 현상은 시드니 도심(Central Business District)에서도 높은 수준을 보여 사무 공간 공실률은 11.5%에 달한다.

부동산협의회의 NSW 주 최고책임자인 케이티 스티븐슨(Katie Stevenson) CEO는 “특히 CBD 외 주요 비즈니스 지역 중심가의 사무 공간 공실이 늘어가고 있다”면서 “현재 더 높은 수준의 공급이 계속 이어지고 있어 수요가 약한 상황에서 공실은 더 늘었다”고 말했다.

동 단체 데이터를 보면 호주 전역의 비어 있는 사무 공간은 1995년 이후 최고 수준이며, 골드코스트(Gold Coast, Queensland)와 캔버라(Canberra)만이 한 자릿수 공실률을 보이고 있다.

시드니 도심의 경우, 역사적으로 1만5,000스퀘어미터 이상의 사무용 공간을 원하는 기업들이 있었지만 그 수요도 지난 6개월 사이 마이너스 수치를 보였다.

 

주거지로의 전환 요구 강해

 

사무 공간을 주거지로 전환할 수 있는지에 대한 문의가 늘어난 것은 이처럼 빈 사무 공간이 증가한 때문이다.

건축설계회사 ‘Scott Carver’의 더그 사우스웰(Doug Southwell) 대표는 시드니 도심 하이드 파크(Hyde Park) 가장자리에 있는 1970년대 상업용 건물을 주거용 아파트로 개조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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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설계회사 ‘Scott Carver’ 사의 더그 사우스웰(Doug Southwell. 사진) 대표. 그는 상업용 건물의 주거지 전환이 주택문제 해결의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사진 : Scott Carver

   

그는 주택 개발자로부터 이 같은 전환 프로젝트에 대한 문의가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들어 도심 사무용 공간에 대한 수요 감소, 재택근무 확산 등 변화하는 추세에 의한 것이다.

그는 사무용 건물의 경우 대부분 위치가 좋고 또 천장이 높다고 말했다. 주거지로 인기가 있을 만한 조건이라는 설명이다. 또한 기존 건물을 재활용하는 것은 일반적으로 새로 건축하는 것보다 빠르게 진행될 수 있어 타이트한 주택 상황에서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완벽한 해결책’은 없다

 

하지만 사무용 건물을 주거지로 전환하는 데 어려움이 없는 것은 아니다. 사우스웰 대표에 따르면 애초 상업용 건물은 ‘주거’를 염두에 두지 않고 설계, 건축되었기에 자연채광은 물론 외부 공기를 건물 중앙으로 끌어들이는 등의 창의적 솔루션이 필요할 수도 있다. 건물의 구조와 방향 등에 대한 신중한 분석과 이를 적절하게 확장하는 방안을 철저하게 확인해야 한다는 것이다.

반면 NSW대학교 건축 환경 전문가 필립 올드필드(Philip Oldfield) 교수는 주택부족 해결 방안에 ‘묘책은 없다’(no silver bullet)고 말한다.

그는 대부분 사무용 건물의 경우 자연채광이 부족하고 공기 순환이 없는 깊은 내부 공간이 있다는 데 동의하면서 “우리가 이를 잘못 전환하면 사람들을 창문 없는 침실로 이끌게 될 것”이라는 우려를 전했다.

다만 올드필드 교수도 “적합한 건물을 주거용으로 개조하는 것이 보다 광범위한 주택문제 해결의 일부가 될 수 있다”면서 “현재 절실히 필요로 하는 추가 주택이 제공되겠지만 그것만으로는 이 위기를 해결하지는 못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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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SW대학교 건축환경 전문가 필립 올드필드(Philip Oldfield. 사진) 교수는 사무 공간의 주거지 전환이 묘책이 될 수는 있으나 완전한 해결 방안은 아니라는 의견이다. 사진 : UNSW

   

보다 지속 가능한 옵션...

 

그는 이 방안의 주요 이점 중 하나로 지속 가능성을 꼽았다. “시멘트 생산은 전 세계 탄소배출량의 8%를 차지한다”는 올드필드 교수는 “그렇게 볼 때 호주는 중국, 미국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탄소배출 국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 같은 주거지 전환이 실용적일 경우, 개발자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하기 위한 정부의 개입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올드필드 교수는 “재정적이든 바닥 면적 비율이든 어떤 종류의 인센티브를 주어야 한다는 생각”이라며 “그렇게 되면 더 많은 면적과 더 많은 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그는 향후 건축되는 사무용 건물이 주거지로 또는 그 반대로 쉽게 전환될 수 있는 방식으로 설계됨으로써 미래 변화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는 건물의 수명이 50~60년이라는 사실을 잊은 채 지금 당장 건물을 새로 짓는 경우가 너무 많다”는 올드필드 교수는 “이처럼 우리는 매우 불확실한 미래를 설계하고 있다”면서 “업무용 부동산 시장은 팬데믹 사태에서 보았던 것처럼 상당히 극적으로 변할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는 게 그의 말이다.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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