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grant boost 1.jpg

호주로 유입되는 해외 이민자들이 각 지역사회에 정착하면서 해당 지역의 생산성을 높이고 또한 기술이 없거나 교육 수준이 낮은 근로자들의 임금상승을 이끌어낸다는 국제 연구가 발표됐다. 사진은 시드니 공항을 통해 입국하는 사람들. 사진 : 김지환 기자 / The Korean Herald

 

OECD 연구 보고서... 이민자 정착 일부 지역, 1인당 거의 $1,500 경제 이득 제공

 

해외 이민자 유입들이 단순히 호주 현지의 인력부족을 해결하는 차원을 넘어 여러 방면에서 호주 경제에 이바지한다는 분석은 오래 전부터 제시된 바 있다. 이를 보여주는 국제 연구가 최근 발표됐다.

이민자들이 호주에 정착하면서 각 커뮤니티, 특히 낮은 기술력을 갖고 있거나 교육 수준이 낮은 근로자들의 생산성을 높여주고, 이들의 임금상승을 이끌어낸다는 것이다.

지난해에는 기록적인 수의 해외 이민자들이 호주로 유입됐다. 이로 인한 사회적 문제, 즉 주택부족, 임대주택 공실률 하락, 제반 인프라 부담 등에 대한 논쟁이 커지는 가운데 OECD가 내놓은 4개의 별도 연구에 따르면 다수의 이민자가 정착한 호주 일부 지역 거주민은 이들로 인해 거의 1,500달러의 경제적 이익을 얻는다.

호주로 들어온 순이민자는 지난해 9월 말까지 12개월 동안 51만8,100명에 달했고, 이로써 호주의 전체 인구증가율은 2.4%로 반세기 만에 가장 높은 비율을 기록했다.

이 기간, 17만4,000명 이상의 순이민자가 NSW 주로 들어왔으며, 이들 대부분은 시드니에 정착했다. 빅토리아(Victoria) 주로 유입된 이들은 15만4,000명으로, 이들 대다수가 첫 정착지로 선택한 도시는 멜번(Melbourne)이었다.

51만 명이 넘는 순이주는 전염병 대유행으로 인해 자국으로 돌아갔다가 호주에서의 학업을 마치기 위해 다시 돌아온 유학생들에 의해 주도된 것으로, 이에 따라 모든 수도의 임대주택 공실률을 기록적 수준 이하로 하락시켰고 임대료를 치솟게 만들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반면, 2011년부터 2018년 사이 170만 명의 이민자가 호주로 유입된 가운데 이 기간에 임금을 받은 2,700만 명의 급여 기록을 기반으로 한 OECD 연구는 이민자가 많이 정착한 지역의 경우 생산성이 더 높아진 경향이 있음을 보여준다.

아울러 이 같은 생산성 향상은 부분적으로 각 지역에 정착한 이민자들에 의해 주도되었다. OECD는 호주 이민자의 거의 60%가 고등교육을 받은 반면 호주 현지 근로자의 경우 이는 40%라며, 호주로 들어온 이민자는 다른 국가 이주자들에 비해 훨씬 높은 교육 수준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OECD 연구원들은 이번 분석에서 평균적으로 이민자 비율이 1%포인트 높을수록 1인당 1,490달러에 해당하는, 더 높은 생산성과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또한 연간 이민자 유입이 1%포인트 증가할 경우 현지 태생 호주인의 고용 수준이 0.53% 증가하는데, 이는 현지 출신자의 기술 수준이나 연령 그룹에 따라 차이가 없다고 분석했다.

OECD는 연구 보고서를 통해 “해외 이민자는 호주 원주민의 지리적 이동성을 향상시켜 이들의 지역사회 고용을 증가시킨다”며 “이민이 원주민 고용에 미치는 긍정적 효과는 주로 이전에 다른 지역에 고용되었거나 실업 상태였던 원주민의 지역사회 유입에 의해 주도된다”고 설명했다.

 

migrant boost 2.jpg

높은 수준의 이민자 유입이 호주 근로자들의 임금 성장을 저해한다는 지적이 있지만 OECD 연구 결과, 이민자 정착 비율이 높은 지역의 근로자 임금은 그렇지 않은 지역에 비해 약 1.3% 높은 경향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사진은 시드니 도심의 한 레스토랑 근로자. 사진 : Nine Network 방송 화면 캡쳐

   

이민자와 관련하여 가장 논쟁이 되는 문제 중 하나는, 이들이 이미 호주 현지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의 임금에 하향 압력을 가하는지 여부이다. 지난 2021년, 중앙은행(BRA) 수장이었던 필립 로우(Philip Lowe) 당시 총재는 “높은 수준의 이민자 유입이 호주의 낮은 임금성장 요인 중 하나”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OECD는 이민자 정착 비율이 더 높은 지역의 근로자 임금이 평균 수준의 이민자가 있는 지역 노동자에 비해 약 1.3% 더 높은 경향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또한 이민자들은 생산성 수준이 높은 경향이 있어 고학력자들이 많은 지역보다 저소득 지역 근로자들의 더 높은 임금 성장을 주도한다는 분석이다.

보고서는 “이번 연구는 이민자 비율이 높은 지역일수록 해당 지역 근로자 임금이 더 높은 경향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는데, 이는 이민과 노동 생산성 사이에 긍정적 연관성이 있다는 증거를 제공한다”며 “또한 기술이 낮은 원주민은 숙련 기술의 원주민들에 비해 약간 더 많은 임금인상 혜택을 받는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OECD는 이번 연구에서 해외 순이민자의 도시 지역 집중을 지적했다. “호주의 각 수도가 이민자를 유치할 가능성이 높기에 이민자와 관련된 생산성 및 임금상승 혜택을 누릴 더 나은 위치에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보고서는 “이민자들이 경제에 긍정적 효과를 제공하고, 또한 높은 교육 수준을 갖고 있지만 호주 현지 출신에 비해 취업 비율은 낮다는 사실도 확인했다”면서 “이러한 격차는 주로 이주여성의 노동시장 참여가 낮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OECD는 이번 연구에서, 이민자 유입과 관련된 사회적 논쟁, 즉 국내 주택시장 및 인프라 수요에 미치는 영향은 분석하지 않았다.

한편 우파 성향의 정책연구소 ‘Institute of Public Affairs’가 지난 2월 18일(일) 내놓은 연구에 따르면 2023년도, 호주는 기록상 가장 많은 순이민자를 흡수했다. 전체 인구대비 신규 이민자는 1.67%로, 이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평균의 2배에 달하는 수치이다.

연구소의 다니엘 와일드(Daniel Wild) 부소장은 “전례 없이 많은 수의 이민자가 호주로 입국했지만 국내 인력부족 문제는 해결되지 못한 채 주택 및 인프라에 엄청난 압박을 가하고 있다”며 “이민은 우리 국가의 사회구조와 경제에 중요한 역할을 해 왔고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기에 적절한 계획을 세우지 않으면 더 심각하고 직접적인 주거지 부족 문제를 발생시킴은 물론 생활비 증가, 교육, 건강 및 복지 시스템에도 압력을 가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

 

 

  • |
  1. migrant boost 1.jpg (File Size:104.3KB/Download:6)
  2. migrant boost 2.jpg (File Size:66.1KB/Download:7)
facebook twitter google plus pinterest kakao story band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5277 호주 알바니스 총리, 차기 호주 총독에 법조인 겸 사업가 사만타 모스틴 지명 file 호주한국신문 24.04.11.
5276 호주 NSW 운전자 대상, 도로 통행료 환급신청 접수 시작... 클레임은 어떻게? file 호주한국신문 24.04.11.
5275 호주 연방정부, 5월 예산 계획에서 가계 재정부담 완화 방안 제시할 듯 file 호주한국신문 24.04.11.
5274 호주 유닛을 구입하고 투자 이익까지 얻을 수 있는 주요 도시 교외지역은... file 호주한국신문 24.04.11.
5273 호주 새로 적용된 학생비자 입안자, ‘노동당 정부의 대학 단속’으로 악용? file 호주한국신문 24.04.11.
5272 호주 심각한 주택부족 상황 불구, 시드니 지역 ‘빈 집’ 2만 가구 이상 file 호주한국신문 24.04.11.
5271 호주 시드니 전역 유명 사립학교 학부모가 되기 위한 ‘대기자 명단 전쟁’ file 호주한국신문 24.04.11.
5270 호주 ‘Hambledon Cottage’ 200년 주년... 파라마타 시, 관련 기념행사 계획 file 호주한국신문 24.04.11.
5269 호주 ‘주택위기’ 해결의 또 하나의 어려움, ‘baby boomers의 고령화’? file 호주한국신문 24.04.11.
5268 호주 파라마타 시, ‘Arthur Phillip Park’ 재개장 기해 야외 영화 상영 file 호주한국신문 24.04.11.
5267 호주 계속된 생활비 부담 속, 수백 만 명의 호주인 저축액 1천 달러 미만 file 호주한국신문 24.04.11.
5266 호주 Express. Empower. Get Loud!... CB City, ‘청년주간’ 행사 시작 file 호주한국신문 24.04.11.
5265 호주 팬데믹 이후 호주 인구 ‘급증’ 속, 가장 큰 영향 받는 시드니 교외지역은 file 호주한국신문 24.04.04.
5264 호주 투자 부문의 최고 ‘인플루언서’, “고령화 위기 대비하려면 호주 본받아라” file 호주한국신문 24.04.04.
5263 호주 주택을 구입할 때 침실 하나를 추가하려면 얼마의 급여가 필요할까... file 호주한국신문 24.04.04.
5262 호주 ‘디지털 노마드’의 세계적 확산 추세 따라 해당 비자 제공 국가 늘어 file 호주한국신문 24.04.04.
5261 호주 대학생들이 가장 많이 선택하는 대학원 과정은 ‘건강’ 및 관련 분야 file 호주한국신문 24.04.04.
5260 호주 늘어나는 신용카드 사기... 지난해 호주인 손실, 22억 달러 규모 file 호주한국신문 24.04.04.
5259 호주 월별 CPI 지표, 3개월 연속 3.4% 기록... “하향 추세 판단, 아직 이르다” file 호주한국신문 24.04.04.
5258 호주 주택시장, ‘인상적 성장세’ 지속... 1년 사이 중간가격 6만3,000달러 ↑ file 호주한국신문 24.04.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