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반은지 1).jpg

2013년 브리즈번에서 발생한 한인 여대생 고(故) 반은지 양의 피살사건에 대한 배심원재판 심리가 진행된 가운데, 호주인 살해범 알렉스 맥이완(Alex McEwan)이 살해 사실을 자백하면서도 정신질환을 주장했다. 지난 2013년 사건발생 후 브리즈번 위컴공원에 마련된 故 반은지씨 추모 제단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꽃을 남기며 그녀를 추모하기도 했다(사진).

 

살해범 맥이완, “내 머릿속의 악마 짓”... 정신질환 주장

 

지난 2013년 11월24일, 브리즈번(Brisbane)에서 발생한 한인 여대생 반은지(당시 22세)씨 피살사건에 대한 배심원 심리가 금주 월요일(25일) 브리즈번 대법원에서 진행된 가운데, 반씨 살해 용의자로 체포됐던 알렉스 맥이완(Alex McEwan, 23)이 반씨 살해 사실을 인정했다.

이날 심리에서는 먼저 브리즈번 소재 위컴공원(Wickham Park)의 소나무 아래 피범벅이 된 채 발견됐던 반은지씨의 사체 사진 공개에 이어 시신이 발견된 다음날, 경찰이 체포 직전 녹음한 가해자 맥이완의 음성파일이 공개됐다.

음성 녹취록에는 “(피해자의) 머리를 세게 쳤다”는 맥이완의 자백이 담겨있었다. 또 평소 정신병을 앓고 있었는지를 묻는 경찰의 질문에 “내 머릿속에 악마가 있다”(A devil inside my head, demon)며 “누군가를 죽이기 위해 평생을 기다려왔다”고 답한 맥이완의 답변도 들어 있다.

그는 “아침에 일어나서 무작정 저질렀다”며 “그날 아침에 처음 본 사람이 그녀(피해자)였다”고 살해 과정을 진술했다.

워킹홀리데이 비자로 브리즈번에 체류하던 반은지씨는 사건 당일 이른 새벽, 청소 일을 하기 위해 숙소를 나섰다가 브리즈번 도심에 위치한 위컴공원에서 맥이완에게 살해됐다. 다음날 경찰에 체포된 맥이완에 대한 재판은, 그가 정신병을 앓고 있다는 이유로 3년간 유보됐었다.

브리즈번 정신보건 법원은 2년 동안 맥이완의 정신상태가 재판을 받기에 적합한지 여부를 판단했다. 이후 지난 2015년 4월, 동 법원은 그가 재판을 받기에 부적합하다고 판정했다가 그로부터 약 8개월 뒤인 2015년 12월, 재판을 진행해도 된다고 결정했고, 사건발생 3년 만인 지난해 8월29일, 재판이 시작됐다.

맥이완의 법정 변호사는 그(맥이완)가 반씨 살해 사실은 자백했지만, ‘정신착란성 방위’(insanity defence)라며 무죄를 주장했다.

 

종합(반은지 2).jpg

맥이완은 살해 사실을 자백했지만, 그의 변호인은 정신착란성방위(insanity defence)를 들어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 브리즈번 대법원에서 진행된 재판에 참석한 알렉스 맥이완의 초상.

 

맥이완은 이날 심리에서 “별 생각이 없었다. 내가 아니라 누군가가 하는 일을 지켜보고 있는 느낌이었다”면서 “평생 머릿속에 그려왔던 이상하고 더러운 것이 있는 느낌이었고, 그것을 죽이고 싶었다”고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하고자 애쓰는 모습이었다.

맥이완은 “피해자의 얼굴을 만지고 머리를 쓰다듬자 그녀가 도와달라고 소리를 질렀고, ‘조용히 해’(shut the f--- up)라고 말했다”고 진술했다.

이날 법정에는 맥이완이 스프링힐(Spring Hill) 소재 유닛(unit)에서 경찰에 체포되기 전, 그가 모친과 나눈 대화도 공개됐다.

아들이 체포되기 전 맥이완의 모친 루스 맥이완(Ruth McEwan)은 제정신이 아닌 목소리로 “정말 이런 바보 같은 짓을 한 거니?”라고 물었다.

그는 “네. 제가 한 게 아니예요, 제 속의 ‘공’(sphere)이 한 거예요. 제가 저번에 했던 말 기억나죠?”라고 답했다.

칙선 변호사(Queen's Counsel)인 존 알렌(John Allen)씨는 맥이완이 자신의 머릿속에 굴러다닌다고 언급한 ‘공’에 대해 “모친 루스가 과거 아들과의 대화를 통해 설명해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건 당일 출동했던 긴급 의료진들은 법정에서 “당시 시체가 여성인지 남성인지도 구분하기도 어려울 만큼 얼굴이 심하게 변형되어 있었고 부어 있었다”고 진술했다.의료진은 이어 “헐떡거리는 소리와 그르렁 거리는 소리를 듣고 나무 아래를 쳐다봤고, 피범벅이 된 머리를 발견해 그곳으로 달려갔다”고 말했다.

이날 심리에는 영국에서 촬영된 목격자 남성 친(Quinn)씨의 비디오 증언도 공개됐다. 그는 “새벽 4시 트레저리 카지노(Treasury Casino)에서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던 중 위컴공원의 위쪽에서 무엇인가를 끌어내리는 남성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그(맥이완)가 저를 쳐다보더니 무엇인가를 뒤쪽으로 열심히 잡아끌고 가는 듯 했는데, 술에 취한 것 같아서 확인해보려고 조용히 전화통화를 하는 척 하면서 그 쪽으로 다가갔다”고 말했다.

이날 법원에서는 맥이완이 범행 몇 시간 후, 친구인 루크 애플톤(Luke Appleton)씨에게 남긴 음성메세지도 공개됐다.

그는 친구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반복한 뒤, “볼 수 있으면 보자. 아마 턱수염이 엄청 자라 있고 뚱뚱해져 있을 거야. 우리 가족들한테 내가 사랑한다고 전해줘”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그러나 이날 심리에 참석한 맥이완의 몇몇 친구들은 “피해자의 시체가 발견되기 전날 밤에도 그는 평소와 같았다”고 증언했다.

 

김진연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

 

  • |
  1. 종합(반은지 1).jpg (File Size:89.8KB/Download:41)
  2. 종합(반은지 2).jpg (File Size:52.3KB/Download:37)
facebook twitter google plus pinterest kakao story band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1657 호주 호주, ‘구직 수당’ 신청자 폭주! 각 지역 사무실에 대기자 100m 이상 장사진… 호주브레이크.. 20.03.23.
1656 호주 호주, 코로나 19 확진자 1642명 13명 중증! 정부’ 사회적 거리두기’ 거듭 강조… 호주브레이크.. 20.03.23.
1655 호주 호주•뉴질랜드, '올림픽 보이콧' 선언! ˝국가 대표 구성조차 어려운 상황˝... 호주브레이크.. 20.03.23.
1654 호주 냄새 못 맡으면 코로나 19 의심해라! “무증상 감염자 후각, 미각 기능 상실로” 호주브레이크.. 20.03.23.
1653 호주 호주, 코로나 19 확진자 총 1831명…NSW 하룻밤 새 확진자 149명 급증! 호주브레이크.. 20.03.24.
1652 호주 호주, 대형 슈퍼마켓의 의미 있는 배려…”비상 근무자들만의 쇼핑 시간 주어진다.” 호주브레이크.. 20.03.24.
1651 호주 호주, 오늘 밤 '2단계 봉쇄' 발표 예정!…”더욱 강력한 규제 될 것˝ 호주브레이크.. 20.03.24.
1650 호주 <속보> 루비 프린세스호 확진자 1명 사망!..."70대 여성으로 초기 크루즈 확진자" 호주브레이크.. 20.03.24.
1649 호주 호주, ‘2단계 봉쇄’ 조치 발표!...”25일 자정부터 시행” 호주브레이크.. 20.03.24.
1648 호주 호주, 오늘 밤 국무회의서 ‘3단계 폐쇄’ 논의…”확진자 2300명 넘어섰다” 호주브레이크.. 20.03.25.
1647 호주 호주, ‘대량 해고’ 실업자 속출!…’더 스타’ 카지노 그룹, 직원 90% 그만둔다 호주브레이크.. 20.03.25.
1646 호주 호주 정부, “코로나 19 완전 폐쇄 거부”vs전문가들, “폐쇄 안하면 사망자 증가 할 것” 호주브레이크.. 20.03.26.
1645 호주 시드니 주말 경매- 엘리자베스 베이 소재 아파트, 잠정가에서 75만 달러 ↑ file 호주한국신문 20.03.26.
1644 호주 부동산 투자자들 끌어들이는 시드니 서부 지역, 이유는? file 호주한국신문 20.03.26.
1643 호주 지난 5년 사이 가장 큰 주택가격 상승을 보인 지역은... file 호주한국신문 20.03.26.
1642 호주 최악의 산불 이후 지방거주민들, 대도시로의 이주 증가 file 호주한국신문 20.03.26.
1641 호주 Coronavirus Pandemic- 자가 격리, 어떻게 하나 file 호주한국신문 20.03.26.
1640 호주 ‘사회적 거리’ 두기 조치,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 차단에 기여 file 호주한국신문 20.03.26.
1639 호주 Coronavirus Pandemic- 예방의 첫 단계는 손 청결 유지 file 호주한국신문 20.03.26.
1638 호주 ‘코로나 바이러스’로 늘어나는 재탁근무, 직원 안전은? file 호주한국신문 20.03.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