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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소설 작가이면서 호주만의 독특한 언어와 호주인의 감수성을 잘 보여주었다는 평가를 받아온 피터 템플(Peter Temple. 사진)씨가 지난 8일(목) 타계했다. 남아공에서 태어난 그는 빅토리아 주 밸러랫(Ballarat)에 거주하며 ‘Jack Irish’ 시리즈 등 범죄소설을 집필해 왔다. 그의 소설은 전 세계 20여 개국에서 출간됐다.

 

향년 71세... 호주 문학-영화계, “대단한 작가” 한 목소리 추모

 

호주 문학계가 한 거장의 죽음에 애도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범죄소설의 대가로, 호주는 물론 전 세계적 유명 작가로 평가받는 피터 템플(Peter Temple)씨가 지난 8일(목) 암으로 타계했다. 향년 71세.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태어난 작가는 빅토리아(Victoria) 주의 작은 도시 밸러랫(Ballarat)에 거주하며 범죄소설을 집필해 왔다.

범죄물 특유의 강한 힘, 그러면서도 깊은 유머와 호주만의 구어체 묘사에도 탁월한 재능을 보였다는 평가를 받는 작가는 2007년 <The Broken Shore>로 영국 범죄작가회(Crime Writers' Association)의 연례 문학상인 ‘Duncan Lawrie Dagger’(일명 ‘Gold Dagger’)을 수상했으며 2010년에는 부패 경찰과 살인, 정치적 모략을 담은 <Truth>라는 작품으로 호주 최고 권위의 마일즈 프랭클린 문학상(Miles Franklin Award) 수상자로 선정되면서 세계적 작가로 유명세를 떨쳤다.

다소 늦은 나이인 90년대부터 소설을 쓰기 시작한 그는 그러나 처음 발표한 ‘Jack Irish’ 시리즈의 첫 범죄소설인 <Bad Debts>(1996년)로 독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주었으며, 이듬해 이 작품으로 ‘Ned Kelly Awards’ 최고작품상을 수상했다. 이어 ‘Jack Irish’ 시리즈로 선보인 <Black Tide>(1999), <Dead Point>(2000), <White Dog>(2003)로 연속 히트를 이어갔으며 전 세계 20여 개국에서 출판됐다.

또한 멜번(Melbourne)을 기반으로, 한 독특한 변호사와 도박꾼을 등장시킨 그의 ‘Jack Irish’ 시리즈는 ABC 방송 드라마 시리즈로, 독일 공영 제2 TV 방송인 ZDF(Zweites Deutsches Fernsehen)에서 장편으로 제작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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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템플씨의 이름을 전 세계에 알린 ‘Jack Irish’ 시리즈는 호주와 독일 공영방송사에서도 장편 시리즈 드라마로 제작, 시청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독일 제2 텔레비전인 ZDF에서 제작한 ‘Jack Irish’ 시리즈의 한 장면.

 

대형 출판회사인 호주 하퍼콜린스(Harper Collins)의 편집자 루이스 서텔(Louise Thurtell)씨는 1995년 템플 작가와 처음 만났을 때를 생생하게 기억했다. 특히 범죄소설 장르를 좋아했던 그녀는 “템플 작가의 작품을 접한 뒤 첫 단락만 읽고도 온 몸에 소름이 돋는 느낌이었다”면서 “첫 출간되는 그의 소설 원고를 읽으면서 결코 눈을 뗄 수 없었으며 그의 서사적인 문장과 강렬한 힘에 사로잡혔다”고 회상했다.

그녀는 또한 “그는 호주만의 독특한 속어를 재현해내는 데 뛰어난 능력을 보여주었다”며 “그의 소설 속에서 호주 문화에 대한 그의 애정이 스며있음을 발견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그의 작품이 TV 시리즈로 제작됐을 당시 연출을 맡았던 이안 콜리(Ian Collie)씨는 “범죄를 다룬 이야기에서는 종종 하나의 정형화된 소송 절차를 다루어야 하는데, 내가 피터 템플의 소설을 좋아하는 이유는 딱딱하고 건조할 수밖에 없는 형사소송 부분에서 그가 담아낸 따스함과 유머, 넘치는 에너지 때문”이라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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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내놓은 <Truth>는 호주 최고 권위의 마일즈 프랭클린 문학상(Miles Franklin Award) 수상의 영광을 안겨 준 작품이다.

 

호주 범죄소설가협회(Australian Crime Writers Association)는 그에 대해 “작가로서 아주 예리한 눈과 귀를 가진 사람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호주만의 정서와 감정을 사랑했고 또한 이를 분석해 작품 속에 담아냈으며, 그럼으로써 지적이며 아름답고 심오한 호주 이야기를 소설로 보여주었다”면서 그의 죽음을 안타까워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애니타(Anita)씨, 아들 나콜라스(Nicholas)씨가 있다.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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