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5일) 시드니 경매는 거래 가격에서 최근의 시장 둔화가 무색할 정도였다는 평이다. 이날 경매에서 가장 화제가 된 주택 중 하나인 발메인(Balmain)의 해안가 주택. 넓지 않은 부지에 3개 침실의 작은 주택이지만 점장 가격에서 50만 달러 높은 480만 달러의 낙찰가를 기록했다. 사진은 이 주택의 테라스에서 바라본 풍경. 도메인 뉴스 화면 캡쳐.
480만 달러에 낙찰... 상당수 경매 매물, 높은 거래가 기록
가을 시즌이 시작되면서 몇 주간 시드니 경매시장에서 나타났던 둔화 양상이 지난주에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는 진단이다.
지난 주말 시드니 경매에서 가장 주목을 끈 매물은 발메인(Balmain)의 해안가 주택은 잠정 가격에서 무려 50만 달러가 치솟아 주목을 끌었다.
발메인 롱뷰 스트리트(Longview Street)에 자리한 이 주택 경매에 나선 입찰자는 단 두 그룹이었지만 가격 전쟁은 두 그룹만으로도 충분했다.
경매를 맡은 ‘David Scholes of Auction Works’의 데이빗 스콜스(David Scholes) 경매사는 경매가 시작된 후 시작 가격인 390만 달러의 입찰 가격을 제시하는 데 2분 정도가 소요됐지만 두 입찰자간의 가격 경쟁은 빠르게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요트 정박장이 딸려 있는 이 매물은 358스퀘어미터에 3개 침실을 가진, 크지 않은 규모의 주택이었지만 두 입찰자는 5만 달러씩 가격을 제시, 390만 달러에 시작한 경매는 금세 잠정 가격인 430만 달러에 도달했다.
이후 잠시 진정됐던 입찰은 다시금 5만 달러씩 제시되면서 경쟁이 시작됐고, 480만 달러에서 브리즈번(Brisbane)의 한 커플에게 낙찰됐다.
매매를 진행한 ‘Belle Property Balmain’ 사의 린세이 켐프(Lynsey Kemp) 에이전트는 “최종 낙찰 가격을 보면 다소 충격적이기는 하지만 좋은 거래가 이루어져 기쁘다”며 큰 만족감을 표했다.
현재 발메인의 중간 주택 가격은 195만 달러이며, 지난해 5개 침실 주택이 431만 달러에 거래됐던 것을 감안하면, 이날 롱뷰 스트리트 상의 이 매물은 상당히 높은 가격에 낙찰된 셈이다.
부동산 정보회사인 ‘도메인 그룹’(Domain Group) 자료에 따르면 올 3월 분기 시드니 주택 가격은 이전 분기 대비 2.6% 하락했다. 그런 반면 켐프 에이전트는 “고가의 주택 매매는 여전히 강세를 보인다”고 말했다.
그녀는 “시드니 경매 시장이 전반적으로 둔화된 것은 사실이지만 고가의 주택 시장은 강한 수요를 보임은 물론 높은 가격에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다”면서 “이는 수요에 비해 시장에 나오는 매물이 적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 주택을 낙찰받은 로빈(Robyn)과 닉(Nick) 커플은 시드니에 거주하다 4년 전 브리즈번으로 이주했으며, 다시 시드니로 돌아오기로 결정하면서 6개월 전부터 주택 구입을 시도했었다고 말했다.
이 주택을 매물로 내놓은 소유주 아이린 리드(Irene Read)씨는 지난 1994년 90만 달러에 이 주택을 구입했다. 이곳에서 거주하던 그녀는 5년 전 팜비치(Palm Beach)에 새 주택을 마련한 뒤 발메인 주택은 임대 상태로 이어오다 매각하기로 하고 경매 매물로 내놓았다고 말했다.
잠정 가격에서 무려 50만 달러를 넘긴 이 주택은 지난 주말(5일) 시드니 전역에서 진행된 620채의 매물 중 하나였으며, ‘도메인 그룹’에 결과가 접수된 371채의 경매 낙찰률은 62.3%였다. 이는 지난 주말(4월29일)에 비해 다소 높아진 거래 비율이다.
이너웨스트의 한 주택 또한 높은 거래 가격을 보였다. 소유자가 사망하면서 60년 만에 시장에 나온 덜위치힐(Dulwich Hill)의 4개 침실 주택 경매에는 무려 70여 명이 경매 진행 상황을 지켜보는 등 주목을 끌었다.
덜위치힐(Dulwich HIll)의 4개 침실 주택. 소유자가 사망하면서 매물로 나온 이 주택은 잠정가격에서 25만5천 달러 높은 210만5천 달러에 낙찰됐다.
윈저 로드(Windsor Road)에 자리한 518스퀘어미터 부지의 이 주택에는 9명이 입찰했으며 6명이 마지막까지 가격 경쟁을 이어간 끝에 잠정가격에서 25만5천 달러 높은 210만5천 달러에 거래가 이루어졌다.
그런 반면 알렉산드리아(Alexandria)의 한 거리 코너 블록에 자리한 주택은 예비 구매자들로부터 시선을 모을 것으로 예상됐으나 막상 경매에서는 입찰자들의 제시 가격이 잠정가인 170만 달러에 미치지 못해 경매가 무산됐다.
매매를 맡은 ‘Ee Real Estate’ 사의 포 링 이(Poh Ling Ee) 에이전트는 이날 입찰했던 두 그룹을 대상으로 개별적 접촉을 통해 매매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그런 한편 남동부 라퍼르주(La Perouse)의 한 낡은 주택은 점정가격에서 무려 61만1천 달러 높은 가격에 거래가 이루어져 또 하나의 화제가 됐다. 프렌치맨스 비치(Frenchman’s Beach) 인근, 엔데버 애비뉴(Endeavour Avenue) 상에 있는 이 주택은 120만 달러에서 경매가 시작돼 5만 달러씩 가격이 빠르게 높아졌으며 잠정가격인 140만 달러를 훌쩍 넘은 201만1천 달러에 낙찰됐다. 이 주택이 마지막 거래됐던 것은 1984년이었으며, 당시 매매가는 15만 달러였다.
도심과 가까운 로젤(Rozelle)에 있는 2층 구조의 작은 웨더보드(weatherboard) 코티지 또한 화제가 된 매물 중 하나였다. 273스퀘어미터의 넓지 않은 부지에 자리한 이 주택은 거의 60년 만에 시장에 나온 것으로, 이날 경매에는 7명의 입찰자가 가격 경쟁을 이어갔으며 잠정 가격에서 25만 달러 높은 130만 달러에 거래가 이루어졌다.
이 주택은 매물로 등록된 이후 80여 그룹이 인스펙션을 다녀가면서 이날 상당한 가격 경쟁이 예상된 바 있다.
로워노스쇼어(lower north shore) 지역, 미들 하버(Middle Harbour) 전망을 갖고 있는 카머레이(Cammeray) 소재 아파트 또한 매물로 나온 뒤 인스펙션 참가자가 100여 명에 달하는 등 상당한 관심을 받았던 주택이었다. 그러나 이날 경매에는 단 두 명이 입찰했으며, 낙찰 가격은 점정가에서 16만 달러가 높은 181만 달러에 달했다. 3개 침실에 주차장이 있는 이 아파트는 지난 2004년 64만 달러에 거래됐었다.
동부 랜드윅(Randwick)의 세미하우스 또한 높은 낙찰가를 기록했다. 256스퀘어미터의 작은 부지에 자리한 이 주택은 220만 달러에 거래가 이루어졌다. 이 주택은 지난 2010년 120만 달러에 거래된 바 있다. 8년 만에 거의 두 배로 오른 셈이다.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