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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크리켓 전설인 도날드 브래드먼 경(Sir Donald Bradman)의 유족들. 왼쪽부터 손자인 니콜라스(Nicolas), 톰(Tom), 아들 존(John), 손녀 그레타 브래드먼(Greta Bradman). 가족들은 할아버지의 이름이 무분별하게 남용되는 데 대해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브래드먼 재단, 박물관 확장 관련 유족과 갈등 골 깊어져

 


호주의 전설적인 크리켓 선수 도날드 브래드먼(Donald Bradman)의 이름을 딴 ‘브래드먼 재단’(Bradman Foundation)이 ‘브래드먼’ 상표권을 무분별하게 사용하는 데 대해 브래드먼 경(Sir Donald Bradman)의 유족들이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금주 월요일(3일) ABC 방송은 브래드먼 재단이 ‘브래드먼 박물관’(Bradman Museum)을 ‘국제 크리켓 명예의 전당’(International Cricket Hall of Fame)으로 확장하는 데 대해 브래드먼 가족들은 찬성하지 않는 입장임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돈 브래드먼의 손녀인 그레타 브래드먼(Greta Bradman)은 이날 ABC 방송의 ‘Autrailian Story’ 프로그램에서 “우리 가족들은 시간이 갈수록 할아버지의 이름이 남용되고 있는 점을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브래드먼 재단’은 도널드 브래드먼의 이름과 서명 등에 대한 상표권을 소유하고 있다. 지난 1994년 ‘브래드먼 박물관’ 신탁관리를 맡게 된 ‘브래드먼 재단’은 박물관 운영비로 사용하기 위해 브래드먼 상표권을 양도 받았다.

 

브래드먼의 아들 존 브래드먼(John Bradman)씨는 “아버지는 자신의 이름이 오용 되는 것을 막고, 또한 무분별하게 이용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지난 1991년 ‘도날드 브래드먼’이라는 이름의 상표화를 고려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아버지는 맥주병에 자기 이름이 붙여진 데 대해 매우 불쾌해 했다”고 말했다.

 

브래드먼의 손자 톰 브래드먼(Tom Bradman)씨는 “할아버지는 생전에 당신의 이름이 상표로 사용되는 것을 엄격히 관리했다”며 “할아버지는 서면을 통해 당신이 죽은 뒤 당신의 이름이 오용되는 것을 후손들이 막아주길 분명히 밝혔지만, 그 바람은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브래드먼 재단’의 리나 호어(Rina Hore) 이사장은 “브래드먼의 유족들이 ‘브래드먼’ 상표를 어떻게 승인 받았는지에 대해 설명하해주기를 원하는 점을 이해한다”면서 “하지만 브래드먼에 대한 상표 사용에 관한 내용은 재단에서 협의를 통해서만 가능하다”고 말했다.

 

호어 이사장는 “재단은 브래드먼에게서 상표권에 대한 법적 권리를 넘겨받았기 때문에 재단은 상표권에 대한 권리뿐 아니라 상표권에 대한 관리 책임도 다른 사람에게 넘길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브래드먼 상표를 항상 유족들이 원하는 대로, 이상적으로만 사용할 수는 없다”고 인정했다.

지난 2001년 브래드먼이 사망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재단은 유니빅(Unibic)이라는 비스켓 회사에 브래드먼 이름을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했다. 이에 호어 이사장은 “재단의 이 같은 결정을 후회한다”고 고백했다.

 

이에 대해 존 브래드먼씨는 “유니빅의 ‘브래드먼’ 상표 사용과 관련해 가족과 협의된 바가 없다”고 전제한 뒤 “만약 아버지가 살아 계셨다면 유니빅이 상표를 사용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강조하며 “아버지는 미키 마우스 같은 상표가 아닌, 가족 구성원으로서 사랑받고 그리움의 대상이 돼야 한다”고 토로했다.

 

호어 이사는 “유니빅의 상표 사용 이후 확실히 가족과 재단 사이의 협력 관계가 깨졌다”고 시인한 뒤 “재단은 유니빅 사건 이후 브래드먼에 관한 모든 상표 허가가 크리켓과 관련된 것이어야 하며, 이를 확실히 지켜야 한다는 큰 교훈을 얻게 됐다”고 밝혔다.

 

재단은 도날드 브래드먼 사망 후 9년 뒤 ‘브래드먼 박물관’을 국제적인 크리켓 명예의 전당으로 확장시키기 위해 연방 정부로부터 기금을 받았다.

 

존 브래드먼씨는 “아버지는 ‘브래드먼 박물관’이 지역의 작은 박물관으로 남아 있길 원하셨다”며 “아버지는 박물관이 확장되는 것을 찬성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호어 이사는 “‘브래드먼 박물관’을 국제 전당으로 확장시키는 작업은 옳은 판단”이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그녀는 이어 “방문객들이 박물관을 찾기 위해서는 국제적인 콘텐츠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자신에 대해 “브래드먼 사망 후에 이사장으로 임명됐다”면서 가족의 일원이 아니고 또 브래드먼 경을 만난 적도 없기에 그가 소망했던 것을 다 이해하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호어 이사장은 “‘브래드먼 박물관’ 확장 사업이 절대로 실패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존 브래드먼씨는 “오랜 시간 우리가 사랑하는 아버지의 이름과 모습이 무분별하게 사용되지 않도록 아버지가 살아서 돌아오기를 바랐다”는 말로 현재의 심경을 토로했다.

 


지유미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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