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심원 12명 중 8명 권고에 따라 사형 선고할 수도



(올랜도=코리아위클리) 최정희 기자 = 플로리다주 법정에서 사형 선고 과정에 큰 변화가 생겼다. 지난 21일 론 디샌티스 주지사는 판사들이 사형 선고를 내리기 전에 배심원 만장일치 요건을 없애는 법안에 서명했다. 이 법은 즉시 발효됐다.

주의회 의원들은 2018년 마이애미 북부 파크랜드시 소재 마조리 스톤맨 더글러스 고등학교에서 발생한 총기난사의 범인인 니콜라스 크루즈가 무기징역을 선고 받자, 사형 선고 제도를 수정하기에 이르렀다. 당시 총기난사 사건으로 교직원과 학생 17명이 사망했으나 배심원들은 만장일치로 사형을 권고하지 않았고, 크루즈는 종신형을 받았다. 이같은 판결에 희생자 가족들은 불만을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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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형 집행대, (위키피디어)
 
디샌티스는 성명에서 "일단 사형에 해당하는 사건에서 피고인이 배심원단에서 만장일치로 유죄 판결을 받으면, 판사는 사형 판결에 거부권을 행사해서는 안 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파크랜드 가족들처럼 고통을 견뎌내야 하는 것을 막고 플로리다 주에서 적절한 정의가 실현될 수 있도록 이끄는 법안에 서명하게 되어 자랑스럽다"라고 전했다.

새 법은 12명의 배심원 중 8명의 권고에 따라 사형 선고가 가능할 수 있게 했다. 판사는 배심원단의 사형 권고에도 피고인에게 종신형을 선고할 수 있는 재량권을 갖는다. 그러나 판사는 배심원의 권고에서 벗어난 이유를 서면식 주문으로 설명해야 한다.

한편 법안이 주의회를 통과한 시점에서 반대자들은 사형 선고 제도 변화의 합헌성에 의문을 제기했고, 플로리다 사형수들이 오랜 시간 후에 나온 증거로 인해 무죄가 된 사례가 있음을 지적했다.

다릴 라우슨 상원의원(민주)은 "죽음의 형벌 앞에서 만장일치 합의제는 올바른 균형을 갖춘 제도"라며 "기존의 만장일치 법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한다"라고 주장했다.

법안은 공화당이 장악한 주의회에서 쉽게 통과됐다. 상원은 29대 10으로, 하원은 80대 30으로 법안을 통과시켰다.

플로리다는 오랫동안 판사들이 다수 배심원단의 권고에 따라 사형을 선고하는 것을 허용했다. 하지만 이같은 관례는 근래 미국 대법원과 플로리다 대법원의 결정 이후 번복 과정을 겪었다.

2016년 1월 미국 대법원은 플로리다주의 사형제도가 위헌이라고 판결했다. 같은해 10월 플로리다 대법원은 미국 대법원의 이같은 결론을 적용해 사형에 만장일치 배심원 권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에 주의회는 2017년에 배심원 만장일치제를 채택했다.

하지만 디샌티스 주지사는 2019년 1월 취임한 후 플로리다 대법원을 보수적인 판사들로 채웠다. 이어 2020년 주 최고 법원은 기존 방침을 뒤엎어 만장일치 배심원 권고가 필요하지 않다고 밝혔다.

한편 미국은 주마다 연방과는 독립된 사법부를 가지고 있어서 사형제도가 있는 주도 있고, 없는 주도 있다. 사형제도에 대해 대체로 민주당은 반대하는 편이고, 공화당은 찬성하는 편이다. 따라서 민주당 지지 성향이 강한 주는 사형 제도가 없거나, 있어도 집행을 동결하거나 집행에 소극적이다. 반대로 공화당 지지 성향이 강한 주는 대부분 사형제도를 두고 적극적으로 사형을 집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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