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교육위원회에 "성경에 나쁜 성적 내용 많다" 주장
 

▲ 남부 플로리다의 한 유대교 랍비가 플로리다 공립학교 내 '금지 도서'에 성경을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해 주목을 받고 있다. 사진은 올랜도 에지워터 선상의 빌보드에 기독교 선교단체가 올린 광고. '누가 옳고 그름을 결정하나?' 라는 문구가 있다. ⓒ 코리아위클리

(올랜도=코리아위클리) 김명곤 기자 = 남부 플로리다의 한 유대교 랍비가 플로리다 공립학교 내 '금지 도서'에 성경을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해 주목을 받고 있다.

팜비치 카운티 거주 랍비 배리 실버는 "학교 시스템이 아이들에게 이념 주입을 시켜서는 안된다는 디샌티스 주지사의 신념에 동의한다"라면서 "바로 이 때문에 성경을 학교에서 제거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실버는 성경에는 주법이 금하는 언어들을 포함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주 전역의 활동가들 중 한 사람이다.

지난해 디샌티스는 '교육에서 학부모 권리법(Parental Rights in Education Act)'과 교육과정의 투명성을 요구하는 법안(HB 1467)을 승인했다.

두 법은 성적 지향과 성 정체성에 대한 교실 토론을 유치원부터 8학년까지 금지시키고, 9학년부터 12학년까지는 연령에 적절한 수준으로 제한했다. 또 학군은 의무적으로 도서관과 교실에서 이용할 수 있는 독서 자료에 대해 학부모들이 발언권을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디샌티스는 이 교육 사안을 2024년 대선 캠페인의 초석으로 만들었다. 최근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열린 한 집회에서도 디샌티스는 학부모의 권리에 대한 플로리다의 정책을 선전했다. 그는 "불행히도 학교에 나쁜 것들이 들어오고 있다. 학교에서 포르노가 유행하고 있다"라며 "이 때문에 플로리다 학부모들은 내부 고발에 나서야했다"라고 지적했다.

랍비 실버는 주지사가 지적한 '나쁜 것'들이 성경에도 들어있다고 생각한다. 성경에 있는 폭력과 강간에 대한 묘사들, 동성애자와 여성 처형, 성별 및 성 문제에 대한 논의 등은 '포르노'라는 것.

실버는 지난달 14일 팜비치 카운티 교육위원회 회의에서 공개 논평을 하면서 "나는 어떤 것도 금지하는 것을 제안하지 않고, 책을 금지하는 것도 좋아하지 않는다"라며 "하지만 만약 어떤 사람이 책 금지를 시작한다면, 공평하게 하는 것이 좋고, 그렇지 않으면 검열이 된다"라고 주장했다.

도서관에 성경 금지 청원, 타주에서도 등장

이같은 주장이 풍자이든 정치적 시비 거리이든, 성경을 금지하자는 청원은 최근 플로리다 몇몇 카운티와 타주에서도 제기됐다.

<마이애미선센티널> 2일자에 따르면 미국도서관협회 지적자유국(ALA) 자료 기준으로 2022년에 도서관 자료를 검열하려는 시도는 2021년, 2020년, 2019년을 합친 것보다 더 많았다. 일례로 2022년 도서관 자료 검열 요구는 2021년 729건에서 두 배로 늘어난 1269건이었다.

검열 요구의 목록 중 지난해 상위 13권의 책 모두 성소수자 그리고 성적으로 노골적인 내용을 담은 것이었다. 1위는 마이아 코바바의 "젠더 퀴어: 회고록(Gender Queer: A Memoir)"이었고, 그 뒤를 조지 M. 존슨의 "모든 소년들은 블루가 아니다(All boys aren't blue)"가 따랐다. 두 작품 모두 작가들의 성소수자로서의 경험을 그린 실화 작품이다. 성경에 대한 도전도 있다. 성경은 2015년에 검열 요구 목록에서 6위를 차지으나, 그 이전 혹은 그 이후로 상위 10위 안에는 들지 못했다.

변호사이기도 한 실버는 자신을 '사회 운동가 랍비'라고 소개하고, 지난달 14일 올림픽 하이츠 커뮤니티 고등학교 교장과 마이클 버크 교육감이 자신의 성경 금지 요청을 거부함에 따라 팜비치 카운티 교육위원회에 청문회를 열어달라고 요청, 조만간 청문회가 열릴 예정이다.

실버는 버크 교육감에게 청문회를 요청할 당시,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성경에서 '아동 학대' '성 매매' '동성애자에 대한 사형' 등 주제와 여타 다른 8가지 '해로운 구절'들을 추려내 13페이지를 만들고, 3페이지는 '기독교 경전의 반유대주의'로 분류한 서신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실버는 "주 법이 학생들을 세뇌시키기 위해 통과된 것이 분명하다"라며 "디샌티스는 (자신이 승인한 학부모 교육법)의 목적이 세뇌를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하는데, 자신의 철학에 대한 이념을 세뇌하는 것은 개의치 않는다"라고 비판했다.

성경과 관련한 논란은 플로리다 다른 지역과 타주에서도 활발하게 나오고 있다. 보카 라톤 주민인 채즈 스티븐스는 수년 간 랍비 실버와 같은 주장을 펼치며 주 전역에 탄원서를 제출했다.

브레바드 카운티의 일간지 <플로리다 투데이>는 지난달 카운티의 학군 공무원들에게 익명으로 이의가 제기된 300여권의 책 목록에 성경이 포함됐다고 보도했다. <펜사콜라 뉴스 저널>은 지난 10월 에스캄비아 카운티에서 한 주민이 성경에 대해 랍비 실버와 같은 주장을 펼쳤으나 성공하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또 <뉴욕타임스>는 텍사스의 한 학군이 도전을 받았다고 보도했고, <캔자스시티스타>는 최근 한 학생이 학교에서 성경을 제거해 달라는 요청을 했지만 거부당했다고 보도했다. 유타주의 한 학군은 이달 초 한 학부모의 항의로 초등학교와 중학교 도서관에서 성경책을 없앴다가 여러 차례 항소를 제기한 뒤 다시 비치했다고 <에이피통신>이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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