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가족 납북자 등 구체적으로 거론

 

뉴스로=임지환기자 newsroh@gmail.com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3년 연속 북한 인권의제를 안건(案件)으로 채택했다.

 

안보리는 9일(현지시간) 유엔본부에서 미국과 프랑스, 영국 등 9개 이사국의 요청에 따라 북한 인권 상황을 논의하는 회의를 열고 정식안건 채택을 위한 절차 투표에서 찬성 9표, 반대 5표, 기권 1표로 통과시켰다.

 

미국과 영국, 프랑스, 일본, 말레이시아, 뉴질랜드, 스페인, 우크라이나, 우루과이가 찬성했고 중국과 러시아, 베네수엘라, 이집트, 앙골라는 반대, 세네갈은 기권했다. 절차투표는 상임이사국의 거부권이 없으며 9개국 이상이 찬성하면 채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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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회의엔 신임 조태열 주유엔대사가 초청됐고 조셉 김 씨와 김정아 통일맘 연합대표 등 탈북민 출신 증언자 2명이 증언 및 청중들과의 질의응답에 참여했다.

 

조태열 대사는 발언에서 “반세기가 넘는 한반도 분단의 역사는 남북 양측의 13만명 이산가족의 애끓는 고통의 역사이기도 하다. 분단 후 70여년이 지난 오늘 우리는 또다른 이산의 아픈 역사가 한반도에서 다시 시작되고 있음을 목격하고 있다. 한국에 거주하는 탈북민 3만 명의 가슴 아픈 이야기가 그것이다”라고 소개했다.

 

조태열 대사는 서울에서 한 탈북여인의 충격적인 실화(實話)를 들려주며 “북한의 지도자는 시간은 결코 그의 편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오늘 이 회의장에 울려퍼지고 있는 엄숙한 이성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어둠은 결코 빛을 이길 수 없다”고 강조했다.

 

회의에서는 이산가족과 납북자, 외화벌이 노동자 등을 구체적으로 거론하며 인권유린(人權蹂躪)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매튜 라이크로프트 영국 대사는 외국에서 외화벌이를 하는 북한 노동자들을 '현대 노예'라고 규정하며 국제사회의 관심을 촉구했다.

 

일본의 벳쇼 고로 대사는 "북한 정권은 핵 및 탄도미사일 개발보다는 북한 주민의 복지에 신경써야 한다"고 강조하고 납북자 문제와 관련, 이들의 나이가 더 많아지기 이전에 석방을 촉구했다.

 

 

Deputy Secretary-General Jan Eliasson (centre) addresses the Security Council meeting on the human rights situation in DPRK.jpg

 

 

* 글로벌웹진 뉴스로 www.newsroh.com

 

<꼬리뉴스>

 

조태열 신임 유엔대사 안보리 발언 전문

 

의장,

 

북한인권 문제를 주제로 오늘 안보리 공개토의를 소집한 의장국 스페인의 리더십에 경의를 표하며, 이 중요한 회의에 한국을 초청해 주신 데 대해 감사를 드립니다. 또한, 상세한 브리핑을 통해 우리가 안보리 회의장에서 북한인권 문제를 논의해야 하는 이유를 다시 한 번 일깨워주신 Jan Eliasson 사무부총장과 Andrew Gilmour 사무차장보께도 사의를 표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신임 주유엔 한국대사로서 안보리에서 하는 첫 번째 발언의 주제가 분단된 조국의 미래를 위해 이처럼 중대한 함의를 갖는 문제라는 사실에 마음이 무척 무겁습니다.

 

의장,

 

2014년에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가 지구상 어디에서도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북한인권의 비참한 실상을 처음으로 생생하게 밝힌 이후, 안보리를 포함한 국제사회는 문제의 조속한 해결을 모색하기 위해 빠르게 움직였습니다.

 

북한 주민들을 고통과 공포의 일상에서 구해내기 위한 구체적인 조치들도 취해졌습니다. 한두가지만 예를 든다면, 작년에 문을 연 OHCHR 서울 북한인권 현장사무소와 올해 임명된 책임규명을 위한 독립전문가 그룹이 있습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북한은 인권 상황을 개선하라는 국제사회의 요구에 아직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지금도 북한에서는 공개 처형과 고문, 자의적 구금이 수 없이 자행되고 있고, 적절한 사법절차도 없이 수많은 주민들이 하루아침에 정치범 수용소로 사라져 버리고 있습니다. 강제노동에 시달리고 있는 6만 명의 북한해외노동자들에 대해서도 북한 당국의 광범위하고 조직적인 인권침해가 이루어지고 있음이 속속 드러나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 이 시각에도 자유와 행복을 찾아 목숨을 걸고 국경선을 넘는 수많은 탈북민들이 있습니다.

 

이처럼, 북한 주민들은 태어난 바로 그 순간부터 북한 정권이 만든 조직적인 인권 유린의 덫에서 헤어나지 못한 채 인간 이하의 삶을 숙명처럼 받아들이며 모진 세월을 살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Portrait of Cho Tae-yul.jpg

 

 

의장,

 

지난달 채택된 유엔 총회 3위원회 북한인권 결의에서도 적시한바 있듯이, 북한 주민에 대한 조직적이며 광범위한 인권 유린이 다름 아닌‘북한 지도자의 전적인 통제하에 있는 기관들에 의해’자행되고 있다는 데 더 큰 문제의 심각성이 있습니다.

 

북한의 지도자는 오로지 체제 유지만을 위해 공포정치를 시행하고 있고, 헐벗은 주민의 민생은 외면한 채 가뜩이나 희소한 재원을 핵무기와 미사일 개발에 쏟아 붓고 있습니다.

 

실제로 북한은 금년 한 해만 2차례의 핵실험과 24발의 미사일 발사에 약 2억불의 재원을 탕진하였습니다. 지난 9월에는 최근 수십년간 최악의 홍수 피해가 발생한 지 불과 며칠 후에 수해 지역과 바로 인접한 곳에서 5차 핵실험을 감행하기까지 하였습니다. 수해 피해 규모보다 훨씬 더 큰 비용을 대량살상무기(WMD) 개발에 쏟아 부으면서도, 그 피해 복구를 위한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국제사회에 손을 벌리는 북한 정권의 후안무치한 행태를 우리는 어떻게 이해해야 합니까?

 

북한정권의 무모한 핵무기 개발은 국제평화와 안전에 대한 위협일 뿐만 아니라, 이미 위험에 처해 있는 북한 주민들의 생존 자체를 위협하는 중대한 인권 문제입니다. 그리고 이것이 북한인권 문제가 다른 어떤 나라의 인권 문제와도 비교할 수 없는 특별하고도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는 이유이며, 북한인권 문제 해결을 위해 안보리가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의장,

 

반세기가 넘는 한반도 분단의 역사는 남북 양측의 13만명 이산가족의 애끓는 고통의 역사이기도 합니다.

 

분단 후 70여년이 지난 오늘 우리는 또다른 이산의 아픈 역사가 한반도에서 다시 시작되고 있음을 목격하고 있습니다. 한국에 거주하는 탈북민 3만 명의 가슴 아픈 이야기가 그것입니다. 그들은 남한에서 새롭게 자유를 찾은 대신, 북한에 두고 온 사랑하는 가족을 애타게 그리며 매일매일 고통의 나날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북한의 지도자는 아마도 자신을 끝까지 지켜줄 수 있는 것은 핵무기와 미사일뿐이라고 굳게 믿고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착각입니다. 공포 정치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목숨 걸고 조국을 탈출하는 수많은 주민들이 존재하는 한 어떠한 정권도 결코 존속할 수 없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북한은 주민들이 어디에 살든 정상적으로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구체적이고 진정성 있는 조치를 지체 없이 취해야 합니다.

 

북한 정권의 행동에 그러한 변화가 있을 때까지 우리는 북한에 대해 지속적인 압력을 가해 나가야 합니다. 우리가 지금 단합된 행동을 멈춘다면 우리는 지구상에서 가장 조직적이고 광범위하며 심각한 인권 침해를 방조하는 결과가 될 것입니다. 윌리암 글래드스톤의 말처럼, “정의가 지체되면 정의는 부정되는 것입니다.”

 

의장,

 

지난달 서울을 떠나기 직전에 한 탈북 여인으로부터 들었던 이야기가 아직도 제 가슴을 때립니다. 북한의 어느 강제수용소에 수감된 10대 소녀의 국그릇에 떨어진 쥐 한 마리를 같은 방에 수감된 동료들이 서로 뜯어 먹으려고 달려드는 바람에 그 소녀는 그만 그 밑에 깔려 죽어버렸다는 것입니다. 눈물과 분노로 이 아픈 기억을 회상하는 탈북 여인을 보며 저는 놀라움에 그만 할 말을 잃었습니다. 더 심각한 것은 이 이야기가 수없이 많은 끔찍한 사례 중 하나에 불과하다는 사실입니다.

 

북한의 지도자는 더 이상 늦기 전에 깨달아야 합니다. 시간은 결코 그의 편이 아니라는 것을. 그리고 오늘 이 회의장에 울려퍼지고 있는 엄숙한 이성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어둠은 결코 빛을 이길 수 없다는 것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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