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세진 전염력... 유럽 거쳐 중동, 캐나다, 아시아까지
지난 9월 영국 남부 지역에서 처음 발견된 변이 바이러스가 유럽을 지나 한국까지 번지면서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 영국 정부는 유전자 변형으로 전염력이 강해진 바이러스는 기존 코로나19보다 최대 70% 강하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코로나19 1차 확산이 정점을 찍었던 지난 4월 보다 더 빠른 확산세를 보이고 있다.
변이 바이러스는 영국에서 시작돼 프랑스, 덴마크, 스페인, 스웨덴, 네덜란드, 독일, 이탈리아, 아일랜드, 스위스 등 유럽 각지에서 확인됐다. 중동국가 레바논과 캐나다 온타리오주에서도 감염자가 확인됐다. 아시아에서는 한국 바로 옆 일본과 싱가포르에서 감염자가 나온 상황이다. 변이 바이러스가 영국에서 온 입국자들이 그 출발점으로 추적됨에 따라 영국발 입국을 제한하는 국가는 40여 개국에 달하고 있다.
- 기존 코로나19 바이러스와 다른 점은?
지난 9월 말 첫 발견된 ‘VUI-202012/01’로 알려진 영국의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는 기존 바이러스 대비 전파력이 70% 크고, 확진자 1명이 몇 명에게 병을 전파할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인 감염 재생산지수를 최대 0.4 높일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도 “이번에 발견된 바이러스는 이전 버전보다 전염성이 70% 강하다”고 말했다.
또, 기존 바이러스보다 어린이가 더 쉽게 감염될 수 있다는 보고도 있다. 21일 로이터에 따르면 ‘신규 호흡기 바이러스 위협 자문그룹(NERVTAG)’의 닐 퍼거슨 임피리얼 칼리지 교수는 “아직 인과관계를 규명하지는 못했지만 데이터를 보면 변이 바이러스가 어린이들을 감염시키는 경향이 더 높다는 징후가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변이 바이러스는 없나?
바이러스는 자연적으로 복제하면서 유전자 서열이 조금씩 변한다. 이 때 발생한 변화를 변이라고 한다. 따라서 변이는 염기서열 수준 정도의 차이가 나는 것으로, 그 특성이 변한 것은 아니다. 변종은 바이러스 변이가 계속되며 병원성 등의 바이러스의 특성이 유의미하게 달라진 것을 뜻한다. 즉 변종 바이러스는 말 그대로 아예 종이 달라진 바이러스를 의미한다. 변이는 종의 성질이 달라진 것이란 얘기다. 무엇보다 변종 바이러스와 달리 변이는 계속 일어나는 현상에 가깝다. 국내에서도 코로나19 발생 후 지금까지 S, V, GV, GR, GH 그룹 등 5가지 변이가 확인됐다. 우한발 유행 초기엔 S그룹이 주로 발견됐고 대구·경북 유행 때는 V그룹이 다수였다. 서울 이태원발 집단감염 이후 최근까지 수도권에서 GH그룹이 주로 발견됐다.
계속해 또 다른 새 변이 바이러스도 보고되고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선 정기 검사에서 발견된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가 현재 해안지역에서 내륙으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남아공 변이 바이러스는 영국에서 발견된 변이 바이러스와는 다른 것으로 전파력이 더 크고 백신 내성도 크다는 현지 연구자들의 보고가 있었다.
▲ 코로나19 제한조치로 영업이 정지된 영국 리버풀의 펍과 식당들의 모습
- 변이 바이러스 현재 백신으로 방어 가능할까?
의학계에서는 현재 개발된 백신이 변이 바이러스에도 반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상 3상을 통과한 리보핵산(RNA) 백신을 통해 스파이크 단백질을 커버하는 항체를 만들었기 때문에 일부 변이도 충분히 반응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백신 개발사들의 평가도 비슷하다. 앨버트 불라 화이자 최고경영자(CEO)는 외신과 인터뷰에서 “변이 바이러스 역시 백신에 똑같이 반응한다는 자료를 갖고 있다”며 “백신이 변이 바이러스에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낙관한다”고 밝혔다. 우리 정부가 1000명분을 확보한 아스트라제네카에서도 변이 바이러스에 백신이 반응한다고 발표했다. 파스칼 소리오 아스트라제네카 CEO는 “지금까지 백신이 변이 바이러스에도 효과적일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소개했다.
세계는 지금 연령의 제한까지 무너트린 변종 바이러스의 강력한 전파력에 혹독한 겨울을 보내고 있다. 각국의 전문가들은 전파 속도가 빠르고 감염력이 높으면 또 다른 대규모 유행이 촉발될 수 있다는 점에서 방역당국의 모니터링과 조기 대비가 필요하다고 입 모아 얘기했다./엄혜정 정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