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브레이크뉴스=밀라노 정혜승 기자>
이탈리아가 멈췄다. 코로나19로 인한 확진자가 하루 1500명 이상 급격히 증가하면서 급기야 이탈리아 정부가 ‘금족령’을 내렸다. 전국을 폐쇄하기로 결정 한 것.
이탈리아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늘면서 한국을 제치고 세계 2위의 신종 코로나 확진국이라는 오명을 쓰게 됐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탈리아 보건 당국은 8일(현지시간) 오후 6시 기준 전국 누적 확진자는 7375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전날(5883명) 대비 1492명(약 25%) 급증한 수치다. 사망자도 233명이었던 전날보다 133명이나 증가해 무려 57%의 증가율을 보였다. 지난달 21일 북부 롬바르디아주에서 첫 신종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한 이래 가장 많은 확진자와 사망자가 발생한 것이다.
특히 이날 살바토레 파리나 이탈리아 육군 참모총장까지 신종 코로나 양성 판정을 받으면서 이탈리아는 더 큰 혼란에 빠졌다. 파리나 총장은 몸이 좋지 않아 자가 격리를 하던 중 검사에서 양성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탈리아 주세페 콩테 총리는 전날 이탈리아는 북부 롬바르디아주를 포함해 전체 인구의 4분의 1이 살고 있는 15개 주에 주요 업무 목적을 제외하고 출입을 제한하는 조치를 내렸다.
이에 따라 약 1600만명에 달하는 인구가 발이 묶이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지만 9일(현지시간) 결국’전국 봉쇄령’을 발표했다. 확진자를 통제 할 수 없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더 큰 문제는 이탈리아발 감염이 유럽 전역으로 퍼지고 있는 것이다. 프랑스는 하루 동안 336명이 늘어 1126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독일과 스페인의 확진자는 각각 902명, 430명으로 급증했다. 영국에서도 세 번째 사망자가 발생했고, 확진자는 278명으로 늘었다.
이에 따라 유럽 전체가 혼돈에 휩싸이고 있다. 인권단체 안티고네는 이탈리아 볼로냐 인근 모데나 교도소에서 폭동으로 재소자 1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이날 정부가 신종 코로나 감염 방지를 위해 면회를 금지하는 조치를 내리자, 이에에 반대하며 이탈리아 남부 포지오레알레, 북부 모데나, 중부 프로시노네·알렉산드리아 등 4개 교도소에서 폭동이 일어났다. 북부 파도바와 남부 바리·포지아·팔레르모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졌다고 외신은 전했다.
프랑스는 병원에서 마스크 도난 신고가 잇따라 발생해 경찰이 이에 대한 경계를 높이는 등 의료용품 품귀현상이 우려되고 있다. 이에 따라 프랑스 정부는 마스크, 손 소독제, 기타 보호장비 등의 의료용품을 프랑스 내에 확보하기 위해 수출 금지 조치를 내린 상태다.
이런 가운데 유럽 각국은 '중국식 봉쇄'와 같은 극단적 조치를 검토중이다. 제바스티안 쿠르츠 오스트리아 총리는 이날 "더 많은 유럽 국가들이 이탈리아와 같은 봉쇄 조치를 취할 수 밖에 없다"며 "이제 모든 것은 시간 문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