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Bangtansonyundan), 방탄소년단(防彈少年團, 방탄), 그 이름만 들어도 여기저기서 환호성이 터지는, 명실 상부한 ‘21세기 팝 아이콘’의 대명사이자 K-POP과 한류 열풍의 주인공이다. 지난 2013년 6월13일 데뷔한 7인 남자 아이돌 그룹으로, 지난 10년간 BTS 열풍을 전세계적으로 일으키며 입지전적인 K팝 그룹으로 성장했다. 최초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 100' 및 메인 앨범 차트 '빌보드 200' 1위, 미국 유명 대중음악 시상식들인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 빌보드 뮤직 어워즈·MTV 비디오 뮤직 어워즈 수상 및 그래미 어워즈 단독 무대, 국내 모든 주요 가요 시상식 대상 화관문화훈장 수훈 등등. BTS는 이미 하나의 문화가 되었다. 팬 클럽 이름은 아미다.
이 방탄소년단이 올해 2023년 6월13일, 데뷔 10주년을 맞이했다. 유럽에서 가장 큰 K-POP 팬층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프랑스에서 방탄의 데뷔 10주년을 맞이해 흥미로운 행사가 마련됐다.
바로 페스타미(FestARMY) : 지난 6월 10일(현지 시각) 파리12구에 위치한 Espace Charenton에서는 FestARMY 축하 행사가 10시 30분부터 18시까지 개최됐다. BTS를 사랑하는 프랑스 엄마들의 팬클럽(협회) ARMY MUMS FRANCE (회장 크리스텔)가 주최한 이 행사에는, 프랑스 전역에서BTS를 사랑하는 현지 팬들이 모여들어 BTS의 데뷔 10주년을 진심으로 축하하고 즐기며 기쁨을 함께 나눴다.
뜨거운 태양이 쨍쨍 내리쬐는 토요일 오후 지하철에서 내려 넉넉히 10여분을 걸어 도착한, 행사장으로 들어서는 골목 입구에는 [외국인]들이 삼삼오오 모여 앉아 자연스럽게 한식 도시락을 먹으며 담소를 나누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젊은이들뿐만 아니라 중장년층들도 제법 눈에 띄었지만, 한눈에도 그들 모두가 BTS팬들임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FestARMY행사장에 길을 헤매지 않고 잘 도착했음에 안심했다. 점심때가 지났지만 여기저기서 아직 많은 사람들이 잡채, 떡볶이, 라면, 비빔밥 등 각자의 취향대로 맛있게 한식을 즐기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행사장 입구에 들어서자 가장 먼저 행사장을 수놓은 보라빛[들]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BTS 그룹의 상징색인 보라색. 불현듯 ‘BTS 가 가는 도시는 매번 보라빛으로 물든다’는 말이 떠올랐다. 보라색 풍선 및 장식과 포스터, 진열대, 아미맘즈프랑스(Army Mums France) 팬 클럽 회원들의 옷은 물론이고 팬들도 종종 보라빛 옷을 차려 입고 온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화려하면서 때론 신비한 느낌을 주는 보라빛 톤으로 화장을 한 친구들도 보였다.
‘I Purple You(나는 당신을 보라해)’라는 말이 있다. 지난 2016년 BTS 의 뷔(V, 김태형)가 팬미팅에서 만든 신조어다. 뷔는 “무지개의 마지막 색인 보라색처럼 끝까지 사랑하고 함께하자는 의미” 라며 “I Purple You(아이 퍼플 유)”라는 말을 했는데, 이것이 유행어처럼 번졌다. 어쨌든 ‘보라해’ 라는 말과 함께 ‘보라색’은 전 세계적으로 BTS를 상징하는 색이다.
보라색 티셔츠를 입고 반갑게 맞아준 Army Mums France의 회장, 크리스텔은 [오늘] 행사를 위해 남불 마르세유에서 파리까지 왔다며, 많은 협회 회원들이 프랑스 전국 각지에서 이번 파리 행사를 위해 모였다고 귀띔했다. 이 협회는 프랑스 전지역에서 BTS와 관련된 행사를 조직하고 주관하며, 현재 프랑스를 넘어 벨기에와 스위스에100여명이 넘는 회원들이 활동한다. 특이한 점은 초창기 이 협회는 ‘진정으로’ 엄마들(학부모)만의 모임이었다는 점이다. “처음에는 BTS 팬이라고 하면 주변인들이 나를, 우리를 비웃었다. ‘질풍노도 위기의 사춘기냐’에서 부터 ‘남자 아이돌 그룹이 웬 말이냐’,’네 인생에 젊은 남자 아이돌 그룹이 어떤 의미가 있냐’, ‘거기에다 중국 남자 아이돌이냐’ (처음에 사람들은 BTS가 한국 그룹인 줄 조차도 모르는 경우가 태반이었다) 등등. 현실에서 우리에겐 BTS를 좋아할 권리가 없었다. BTS는 우리들과 세대도 다르고(젊고), 우리의 나이가 훨씬 많다는 이유다. 우리는 SNS를 통해 우리와 같은 전국 각지의 다른 엄마들을 알게 됐고, 서로 대화를 나누며 ‘나만이 아니다’, 혼자가 아니다’라는 것을 알게 됐다. 그들과 함께 대화를 나누며 내 인생에서 이를 다시 생각해보게 되고, 서로 의견을 나누기 시작하면서, 축제를 조직하고 협회까지 만들게 됐다” 고 설명한다. Army Mums France는 또한 ‘우리는 혼자가 아니다’라는 모토 아래, 프랑스 다른 지역(릴, 낭트, 리옹, 뚤르즈, 보르도 등)의 K-POP축제나 팬클럽과 교류하며, 여러 다른 행사를 함께 개최하기도 한다.
이번 행사는 BTS전시, BTS 공연 감상 및 퀴즈 대회 등 다양한 볼거리와 먹거리 판매, BTS공예, 조형 작품 만들기 및 한국말 배우기와 서예 아뜰리에와 김밥, 김치 만들기 등 꼭 방탄 팬이 아니더라도 한국 문화에 조금이라도 관심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쉽게 참여할 수 있는 다채로운 프로그램들로 구성되었다. 또한, BTS를 사랑하는 작가와 대담 (김송연 :BTS오디세이, Camille Pépin :BTS biographie non-officielle)을 비롯해 BTS 팬인 일러스트레이터, 공예가, 디자이너 등 예술가들이 직접 제작한 다양하고 개성 있는 작품들을 판매해 많은 팬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한국 화장품도 큰 인기를 끌었다. 이에 대해MY-KARE (My Korean Care, Mon soin coréen) 고현희 대표는 ”프랑스인들에게 한국 제품은 좋은 성분 만들어 질이 좋고, [진짜] 자연적이라는 인식과 함께, 미디어 매체를 통한 K-대중 문화의 확산으로 한국인의 화장법이나 아름다운 피부에 대한 동경이 한국 화장품에 대한 꾸준한 관심을 유발하는 거 같다“고 전한다.
행사장 입구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세워진 방탄 멤버들의 모형물은 매우 인기가 좋았다. 각자 좋아하는 멤버 앞에서 기념 촬영을 하거나, 바로 옆 벽면에 길게 전시된 BTS 연대표(2013년 방탄의 데뷔부터 2023년 오늘까지의 행적과 출시된 앨범 등 모든 정보 총 망라) 앞에는 연신 녹화하는 팬들로 북적거렸다.
행사장 안쪽에는 중앙 벽면에는 한국 예능 프로그램과 방탄소년단의 공연을 관람할 수 있도록 커다란 스크린과 좌석이 설치되어 많은 사람들이 공연을 즐길 수 있었다. 방탄의 춤도 서로 선보이며 흥을 돋았다. 또 한 켠에 마련된 식당에는 줄이 끊이질 않아 여전한 K-Food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방탄소년단의 매력은 무엇일까 ? 바꿔 말하면, 프랑스의 가수들과 어떤 차이점이 있을까 ? 라는 질문에, FestARMY에 모인 팬들은 공통적으로 ”지금까지 살면서 어디서도 본 적이 없는 퍼포먼스, 춤, 무대 연출과 그들이 분출하는 에너지, 마지막으로 시적이고 감동적인 가사” 를 손꼽았다.
보라색에 관해 색채 심리학자들은 심신이 피로할 때 찾게 되는 ‘치유의 색’ 이라고 규정한다. 자연 색으로서 보라색은 신성함의 상징, 치유의 색깔을 상징한다. ”BTS의 공연을 처음 본 순간 놀라움과 경이로움, 표현할 수 없는 행복감에 젖어 들게 됐다”는 한 팬의 말에서, 어쩌면 지나온 10년간의 진정한 ‘BTS의 예술’은 단순한 예술적 감동을 넘어 우리 모두에게 ‘보라해’와 연결된 ‘치유의 에너지를 전달한 것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Army Mums France의 FestARMY(파리) 행사장을 나서는 팬들의 뒷모습은 BTS의 ‘보라해’와 그들의 긍정 에너지로 넘쳐나 보였다.
<파리광장/ 현 경 dongsimjeong@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