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철 대사(주프랑스한국대사관)
온화한 성품, 교민들에겐 친근한 이미지
일 만큼은 추진력 있는 외교관
최재철 주프랑스 대사는 1988년 주불대사관에서 첫 공관 근무를 시작한 이래 네 차례, 10여 년간 파리에서 근무할 만큼 프랑스 전문 외교관으로 통한다.
지난해 12월 29일 부임하자마자 2023년 새해 첫 업무를 '재불 동포 간담회'로 시작했고, 한인사회 주요행사 때마다 참석하며 재불한인사회에 대한 남다른 관심과 애정을 드러냈다.
최 대사는 최근 프랑스 내에서 대한민국의 위상이 높아지고 한류가 확산되는 것도 재불교민들이 각자의 위치에서 역할을 다했기 때문이라며 한인사회에 공로를 돌렸다. 그는 프랑스 근무 기간이 긴 만큼 오랜시간 동고동락을 같이한 교민들에게 친근감있는 이웃집 아저씨, 친형 같은 이미지로 다가온다.
오는 11월 최종 표결을 앞두고 있는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는 우리 대한민국에게 큰 의미가 있다.
짧은 기간에 민주주의와 경제발전을 이룩한 경험을 바탕으로 개도국과 선진국 사이의 교량 역할을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기후변화와 불평등 등 국제사회의 당면과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할 경험과 역량을 보유한 국가로서 우리나라의 국제적 위상과 역량을 전 세계에 보여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 때문이다.
최 대사는 2014년 기후변화 대사로서 맹활약했고, 2020년에는 국제박람회기구 총회의장을 역임했다. 이번 엑스포 유치를 위한 프랑스 전초기지의 적임자임로서 그에게 거는 기대가 클 수 밖에 없다.
또한 최 대사는 2004년에 채택된 21세기 글로벌 동반자 관계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는 한-불 관계의 발전을 이끌고, 양국이 지닌 상호보완적 협력을 통해 국제사회에 함께 기여할 수 있는 파트너십을 구축해 나가겠다는 야심찬 청사진을 밝혔다. 최재철 대사를 지금 만나 본다.
ㅇ 먼저, 재불 교민들께 인사 말씀을 부탁드립니다.
- 안녕하세요. 지난 12월말 주프랑스대사로 부임한 최재철입니다. 부임 이후 3.1절 행사와 5월 8일 한인체육대회 등 다양한 계기로 교민 여러분을 직접 뵐 수 있는 기회가 있기는 했지만, 아직 많은 분들을 만나뵙지 못한 것이 아쉬웠는데, 오늘 한위클리와 프랑스존을 통해 인사를 드릴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되어 기쁘게 생각합니다.
ㅇ 대사님의 근황과 최근 대사님께서 집중적으로 관심을 갖고 활동하시는 일들은 무엇인지 소개해 주십시오.
- 코로나 상황이 끝나고 서울-파리 간 항공편수 정상화 등에 따라, 파리 주요 관광지에서 우리 관광객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을 만큼 관광객 수가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으며, 유학생의 수도 다시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 관광업, 요식업 등에 종사하시는 우리 동포사회도 점차 활기를 되찾고 있어 기쁘게 생각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교민사회의 발전과 안전을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역할이 무엇인지 늘 고민하고 있습니다.
금년에는 무엇보다도 우리 대사관은 '2030 부산세계박람회'의 성공적인 유치를 위한 활동을 적극 전개하고 있습니다. 11월 투표가 임박하여 유치 후보국간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우리 대사관은 민관 합동 유치대책반을 중심으로 활발한 유치 활동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달 말 개최되는 BIE 총회 준비를 위해 모든 역량을 발휘할 예정입니다.
또한, 한-불간의 정상 및 고위급 인사교류가 활발하게 이루어져, 2004년에 체결된 한-불간의 21세기 글로벌 동반자 관계가 업그레이드 되도록 노력하고자 합니다.
ㅇ 여러 나라에서 외교관 생활을 하셨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곳은 어딘지 궁금합니다.
저는 첫 근무를 1988년에 프랑스에서 시작했고, 근무한 기간이 가장 긴 파리가 가장 기억에 남고, 앞으로도 그럴 것 같습니다. 모든 것이 빠르게 변하는 서울과 달리, 프랑스 그리고 파리는 일부 바뀌는 부분도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 예전과 비슷한 모습을 늘 유지하고 있어 오랜만에 와도 한결같이 맞이해주는 친구같은 매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ㅇ 외교관 생활을 하시면서 어려운 점이나 보람된 일, 또는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 어려운 시간도 시간이 지나면 좋은 추억으로 남는다고 생각합니다.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2014년 5월, 주OECD 대표부 근무를 마치고 기후변화 대사로 임명되어 2년 6개월간 기후변화에 관한 파리협정 협상 채택 발효 과정에 한국 협상 수석대표로 활동한 것이며, 당시의 경험을 ‘기후협상 일지’로 남겼습니다.
ㅇ 프랑스에 처음 부임하셨을 당시와 지금의 재불한인사회에 대한 느낌은 어떠신지?
- 무엇보다 달라진 우리나라의 위상을 실감합니다. 80년대 처음 왔을 때 아시아 4龍의 하나였던 선발 개도국에서 지금은 OECD 및 G20 회원국으로 위상이 수직 상승했습니다. 또한 한류의 영향으로 파리는 물론 프랑스 지방 축제에서도 한국이 주빈국으로 많이 초청받고 있으며, 프랑스인들의 한국에 대한 관심도, 폭이 넓고 깊이도 깊다는 점을 확실히 느끼고 있습니다.
이러한 우리의 위상 변화를 저변에서 확대하고 계시는 재불한인사회의 강한 의지와 자부심 또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재불한인사회가 한국알리기라는 목표를 가지고 더욱 단단히 결속하고 있다는 확신이 섭니다.
ㅇ 현재 프랑스에서 한국의 위상은 어느 정도인지? 이를 체감할 수 있는 예가 있다면...
- 최근 한류로 인해 한국 문화에 대한 프랑스인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지난 4월 8일 라데팡스 아레나에서 개최된 뮤직뱅크 인 파리 콘서트의 3만5천석의 좌석이 빠르게 매진되는 등 K-pop에 대한 열기는 말할 것도 없고, 한국 웹툰, 영화, 드리마등 대중문화의 흥행과 더불어 파리에만 200여개 정도의 한식당이 있을 정도로 한식도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또한 한국의 IT기술 제품에 대한 관심도 매우 높습니다.
양국 국민간 문화, 인적 교류는 양국 협력에 있어 든든한 토대라고 생각하기에, 대사관 차원에서도 양국 국민간 교류가 증진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ㅇ 프랑스에서 한국의 위상을 더 높이기 위한 대사님의 특별한 구상이 있다면...
- 현재 프랑스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K-pop, 웹툰, 영화 등은 소셜미디어의 영향으로 그 저변이 더욱 확대될 수 있었으며, 이를 바탕으로 오늘날은 국가간 교류 협력을 확대해 나가기에 매우 최적화된 환경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프랑스인들이 매력을 느낄만한 한국의 여러 면모를 잘 소개하여 좀 더 많은 사람들이 마음으로부터 한국을 지속적으로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해나가겠습니다.
아울러, 문화적인 측면을 넘어 프랑스에서 한국의 위상을 더욱 높이기 위해서는 양국간의 경제 무역 투자 확대, 오피니언 리더들과의 교류 확대를 통해 우리나라 위상에 걸맞는 역할을 수행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 대사관은 프랑스 정계 인사 뿐 아니라, 저명한 학자와 기업가, 인플루언서 등 다양한 분야의 인사들과 지속적이고 활발한 교류를 통해 우리의 정책에 대한 관심과 이해를 적극적으로 제고해 나가고자 합니다.
이를 위해 정‧재계 인사 대상 정책 간담회를 개최하고 프랑스 싱크탱크 등과의 세미나 개최 등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ㅇ 현재 한불간의 가장 큰 현안은 무엇인지?
- 우선 정무 측면에 있어 양국간 긴밀한 협력관계의 산실로서 한-불 간에는 매우 활발한 고위급 교류가 이어져 왔습니다. 작년 6월 대통령 특사단 방불 및 NATO 정상회의 계기 정상회담 개최에 이어, 올해 4월, 콜로나 외교장관 방한 및 4년 만의 한-불 외교장관 전략대화 개최 등, 양국은 다양한 교류를 통해 양자 및 글로벌 현안에서의 협력 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할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모멘텀을 토대로, 금년에도 양국 정상을 비롯한 고위급 교류를 적극 추진하고, 이를 통해 21세기 포괄적 동반자 관계를 한 층 더 강화해나갈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경제 부분에 있어서 양국간 교역·투자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양국 기업이 미래차, 친환경 산업 등 신산업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하고 있는 것은 매우 고무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지난 4월 서명된 양국간 기업인·연수생 이동에 관한 협정 개정의정서가 발효되어 경제 분야 인적 교류가 더욱 활성화될 수 있길 기대합니다.
※ ▴佛플라스틱옴니엄社, 현대자동차에 수소탱크 공급(연 3만대 물량) / 제조 시설 2023년까지 신설 예정(414억 투자),▴SK. 수에즈社(프)·루프社(캐나다)와 프랑스 내 플라스틱 재활용 합작공장 설립 양해각서 체결 ▴한화솔루션, 재생에너지 전문 RES社 인수 등
아울러, 스타트업, 과학기술 분야도 양국간 상호호혜적인 협력이 가능한 분야로 보는데, 바이오·수소 등 첨단 기술 분야의 인력교류도 활발해지고 있으며, 최근에는 인공지능·5G 등 정보통신 기술 분야로도 협력을 확대해 나가는 중입니다.
또한, 우리나라는 올해 6월 파리에서 개최되는 세계적인 스타트업 전시회 Vivatech에 주빈국으로 초청되었는데, 많은 한국 스타트업들이 참가하여 프랑스 투자자들에게 우수한 기술력을 선보이고 협력방안을 모색할 예정입니다. 작년 파리 Station F 내에 개소한 K-스타트업센터를 중심으로 스타트업에 대한 정부 지원을 확대해 향후 우리 기업의 유럽시장 진출도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ㅇ 2030 부산엑스포 유치에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는데, 그 중요성에 대해 설명해 주신다면...
- 2030 부산세계박람회의 유치는 국제사회 차원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국익에 있어서도 매우 큰 중요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선 국제사회 차원에서 살펴보면, 세계박람회(World Expo)는 인류가 직면한 문제에 대한 해결 대안과 비전을 제시하는 장이라는 점에서 그 의의가 큽니다. 특히 2030년은 UN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달성의 해로, 2030 세계박람회는 인류가 직면한 가장 큰 위기인 기후변화와 불평등 해결을 위해 지혜를 모아야 할 중요한 계기로 부각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전 지구적인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우리나라는 ‘세계의 대전환, 더 나은 미래를 향한 항해(Transforming Our World, Navigating Toward a Better Future)'라는 주제 하에 '2030 부산세계 박람회'를 개최하고자 합니다. 개최 성공시 우리는 인류 공동의 문제 해결을 위한 협력의 장을 창출할 수 있을 것입니다.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는 우리나라에게도 큰 의미가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짧은 기간에 민주주의와 경제발전을 이룩한 경험을 바탕으로 개도국과 선진국 사이에서 교량 역할을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기후변화와 불평등 등 국제사회의 당면과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할 경험과 역량을 보유한 국가입니다. 박람회는 이러한 우리나라의 국제적 위상과 역량을 전 세계에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한편 생산 유발효과 43조원, 부가가치 효과 18조원, 고용 창출 50만명 등 경제적 파급 효과도 막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프랑스 파리는 국제박람회기구(BIE)의 소재지일뿐만 아니라 BIE 회원국 대부분이 상주공관을 두고 있는 곳입니다.
주프랑스대사관은 적극적인 유치교섭 활동을 통해, 우리나라가 올해 반드시 2030 부산세계박람회를 유치할 수 있도록 민간과 함께 유기적으로 협력하는 ‘Korea One Team'의 일원으로서 끝까지 함께 뛰겠습니다.
ㅇ 곧 대사관 건물을 리모델링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또한 IENA의 구한국문화원은 언제부터 어떻게 활용되는지...
현재 대사관 리모델링 공사를 위한 사전 준비작업 진행 중이며, 금년 10월경부터 본격 공사 착수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리모델링 공사가 진행되는 동안 영사민원 업무를 제외한 대사관 업무는 현재 대사관에서 도보 5분 거리에 있는 임시청사(41-43 Rue Saint Dominique 7구)에서 이루어질 예정입니다.
영사민원 업무의 경우 16구에 소재한 구 한국문화원 건물을 영사민원 업무만을 위한 대사관 영사동으로 분리되어 사용할 예정으로 현재 이곳 역시 리모델링중입니다. 금년 하반기 중 보다 넓고 쾌적한 장소에서 우리 국민들이 영사 서비스를 받으실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으니 기대 해 주시기 바랍니다.
ㅇ 재불교민들의 애로사항은 어떻게 청취하시는지, 교민들과의 소통에 대한 대사관의 계획이나 방안은...
- 대사관 홈페이지와 SNS 등 다양한 방식을 통해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다양한 기회를 활용해 동포분들을 직접 뵙고 이야기를 듣고 함께 고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한인회의 각종 행사나 여러 단체들의 행사, 지방 문화 축제들을 가능한 한 많이 참석해서 동포분들을 직접 찾아뵙는 기회를 늘려나갈 생각입니다.
ㅇ 끝으로 재불교민들에게 한 말씀 부탁합니다.
2023년은 주불 대사관으로서 여러 가지 중요한 임무를 갖고 있습니다. 주불대사로서 월드 엑스포의 부산 유치 업무라든지 또 여러가지 당면한 현안을 처리하기 위해서 교민 여러분들과 아마 뵐 기회가 적고, 또 여러분들이 원하는 행사에 다 참여하지 못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여러분들께서 올해에는 대사관에서 좀 특별한 목표를 갖고 열심히 일을 하고 있다고 이해를 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내년에는 파리 올림픽이 있는 해입니다. 이때는 우리 대사관과 재불 동포사회가 한 팀을 이루어 우리 대한민국 올림픽 선수단이 획기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같이 힘을 모아야 할 것입니다.
그 이듬해에는 한불 수교 140주년을 위해서 대사관과 한인사회가 또 새롭게 호흡을 맞춰, 더 격상된 한불 관계를 만들어 가기위해 한 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여러분들의 많은 성원과 협조를 부탁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프랑스(파리)=한위클리】 이석수 기자
약 력
성 명 : 최 재 철 (崔 在 哲)
생년월일 : 1958. 11. 11
학 력 :
1981. 2. 서울대 불문학과 졸
1987. 7. 제네바 국제문제연구소 초임외교관 과정
주요경력 :
1981. 12. 외무부 입부 (81.5 제15회 외무고시)
1988. 10. 주프랑스2등서기관
1991. 1. 주케냐1등서기관
1995. 12. 주필리핀참사관
1999. 5. 환경협력과장
2000. 6. 주오이시디참사관
2004. 12. 주프랑스공사참사관
2007. 1. 국제경제국장
2009. 2. 주모로코대사
2012. 2. 주프랑스공사
2012. 6. 주오이시디차석대사
2014. 1. 국제박람회기구 집행위원회 위원장
2014. 5. 기후변화대사
2016. 10. 주덴마크대사 ※ 2019.7월 퇴임
2020. 1. 국제박람회기구 총회의장
서 훈 :
2013. 4. 모로코 훈장 (윗쌈 알 알라위)
2016. 3. 홍조근정훈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