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나는 스페인의 워킹푸어



최저임금에 못 미치는 수당을 받으며 생계를 꾸려가는 스페인 인구의 비율이 2004년 이후 두 배로 늘었다. 일하지만 빈곤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워킹푸어(노동빈공층)"가 늘어나고 있다.



스페인 일간 엘파이스 지는 7월 10일 자 보도를 통해 스페인 “워킹푸어”의 실태에 대해 알렸다. 워킹푸어가 늘어난 주된 이유는 정규직이 줄고 비정규직이 증가해 시간제로 일하는 경우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지난 6월 25일에 발표된 스페인 통계청(INE: Instituto Nacional de Estadística)의 자료를 보면 2004년에는 100명 중 6명이 시간제 임시직으로 생계를 꾸려갔지만, 2012년에는 이 비율이 100명 중 12.25명으로 배로 늘었다. 유럽연합 소속국 중 루마니아와 그리스만이 스페인보다 악화된 노동조건에 있다.



비정규직 증가에 따른 임금수준의 하락은 이미 예고된 것이었다. 스페인 정부는 늘어나는 실업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동계약을 갱신하면서 임금을 낮출 수 있도록 하는 노동개혁안을 추진했다. 고용주들의 임금부담을 덜어줌으로써 더 많은 고용을 창출할 수 있도록 유도하겠다는 목적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스페인 경영자연합회(el Círculo de Empresarios)는 정규교육을 이수하지 못한 노동자들에 대한 최저임금기준을 낮춰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스페인 노동자회의(CCOO: Comisiones Obrereas) 경제부장 카를로스 마르틴은 “건설사업이 도산하면서 특별한 자격이 필요하지 않았던 건설일용직 일자리가 사라졌다. 건설노동자로 일하던 사람들의 일부는 스페인을 떠났지만, 대부분은 아직 여기에 남아있다. 이들이 찾을 수 있는 일자리는 단순노무직뿐이기 때문에 비정규 일자리에 대한 압박이 심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스페인 노동자총연맹(UGT: Unión General de Trabajadores)의 조직국장인 안토니오 페레르는 시간제 임시직 일자리가 계속 증가하고 있음을 지적하며 그중 68%가 여성이라고 지적했다. 이러한 변화에 가장 많은 영향을 받는 업종은 숙박업과 가사서비스, 농업이다.



세대별로 보았을 때 가장 불안한 노동조건을 견뎌야 하는 것은 청년층이다. 이들은 정규학교 교육을 이수했음에도 불구하고 비정규 노동계약을 체결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말라가 출신의 마리나(25)는 직업학교(FP: Formación Profesional)를 졸업하였지만, 일주일에 36시간을 일하고 매달 530유로를 받는다. 현재 스페인의 월 최저임금은 645.3유로이다. 또한, 청년층을 위한 새로운 고용조건에 따라 근무시간의 15%는 교육이수에 할애해야 하지만 그 또한 지켜지지 않고 있다. 그녀는 임금을 적게 받는 것도 문제이지만, 무엇보다 고용안정이 보장되지 않는 것이 생활을 어렵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미 수없는 해고와 구직과정에 익숙해졌다고 그녀는 말했다.





<사진: 최저임금 이하로 살아가는 노동자의 비율을 2004년부터 2012년까지 나타낸 그래프.>




스페인 유로저널 최영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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