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암시 가상국가의 여성독재자 출연

 

 

Newsroh=김원일 칼럼니스트

 

 

러시아의 유명 고려인 가수 아니타 최(47)가 신곡 ‘새로운 나’ 뮤직 비디오를 발표했다고 러시아 언론이 보도했다.

 

일간 모스콥스키 콤소몰레츠의 아르투르 가스파랸 기자는 28일 온라인판에 “늘 새롭고 파격적인 형식을 도입해 화제의 중심에 서곤 했던 아니타 최는 이번에도 푸틴을 좋아하게 된, 북한과 매우 흡사한 국가의 여성 독재자를 연기하여 모든 관심을 집중시켰다”고 소개했다.

 

 

Анита_Цой 아니타 최.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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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타 최는 신곡 발표 기자 회견에서 “독재자에게서 실제 여성의 본성이 깨어나면서 세계가 위협을 받게 되는 내용”을 담았다고 말했다. ‘새로운 나’는 정치적 풍자(諷刺)와 해학적 요소를 담아 눈길을 끌고 있다. 다음은 기사의 주요 내용.

 

러시아의 유명 가수인 아니타 최는 항상 트렌드에 발맞추기 위해 항상 노력하고 있으며, 시대와 음악적인 최신 유행을 도전적으로 받아 들였고, 형식과 내용에 대한 끊임없는 실험을 하는 것으로 정평(定評)이 나있다.

 

그녀를 특징짓는 것은 다양한 장르의 노래, 화려한 동영상, 고가의 하이테크를 이용한 첨단 콘서트 쇼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그녀의 뮤직 비디오는 항상 섹시한 이미지를 강조해왔으며 이로 인해 관객들의 인기를 얻고 음악적인 성공도 거두었다.

 

신문은 “이러한 대담한 이미지로 인해 국영 대기업의 중요 인물인 남편과 갈등도 빚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결국은 이런 이미지도 가수로서의 예술 활동에 필요한 것으로 정리되어 가정의 갈등을 일단락 지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섹시 컨셉만으로는 더 이상 대중의 관심을 끌 수 없다고 생각한듯, 아니타 최는 이번에는 ‘새로운 나’를 통해 모든 열정이 사라진 나이에 다시금 타오르는 사랑과 믿을 수 없는 진정성을 노래하고 있다.

 

이 뮤직비디오가 중년의 사랑에 관한 것인지, 아니면 철학적인 의미를 담고 있는지 잘 알 수 없지만, 이미 대중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고, 영어 버전까지 제작하여 전 세계 청중을 겨냥하고 있다.

 

이번 뮤직 비디오는 비디오 블록버스터 ‘Not Paris’의 저자로 유명한 감독 카렌 아루튜노프와 시나리오 작가 알렉산드르 김이 맡았다. ‘Not Paris’의 음악은 매우 진부했음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비디오 영상으로 Berlin Music Video Awards 2018에서 국제적인 인정을 받았고 2월 28일 개최되는 ZD AWARDS 2018의 ‘올해의 비디오’ 부문에 수상 후보작으로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새로운 아니타 최의 뮤직 비디오 제작을 맡아 자신들의 경험과 상상력, 거침없는 창작력과 자유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이번 비디오에서 아니타 최는 냉소적이면서도 푸틴에 대한 애정도 강렬한 여성 독재자를 연기하고 있다. 그녀가 고려인이라는 점에서 비디오에 등장하는 가상 국가는 북한을 암시하고 있다. 또한 사랑에 빠진 대상이 푸틴이라는 것은 비디오의 대상이 러시아 청중이라는 것과 아니타 최가 러시아 가수임을 염두에 둘 때 매우 자연적인 설정이다.

 

푸틴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특유의 액센트를 지닌 몇 마디 ‘언급’만이 등장한다. 독재자와의 정상회담에서 푸틴은 핵 폭탄 모양의 작은 귀고리를 선물하고 그런 푸틴을 본 독재자는 그만 사랑에 빠져들고 만다.

 

물론 이런 시나리오에서 늘 등장하는 질투 장면도 나온다. 푸틴은 어떤 여성 총리와 회담을 갖는데, 이에 대한 뉴스를 시청하던 여 독재자는 질투심과 분노로 폭발하여 하마터면 핵 가방의 빨간 단추를 눌러 전 세계에 미사일을 발사할 뻔 했다. 그러나 그 순간 전 세계를 구원하는 문자 메시지가 독재자의 핸드폰에 날아온다. “이 지긋지긋한 아줌마는 완전히 나를 지치게 만들었어, 이제 당신에게 가겠네.”

 

메시지를 받은 여 독재자는 어떻게 치장하고 푸틴을 만나야 아름답게 보일지를 고민하다가 우울증에 시달릴 정도가 된다. 그러나 TV에서 방영되는 한국어 자막(字幕)이 달린 러시아의 고전적인 영화 ‘직장에서의 로맨스’를 보다가 주인공 류드밀라로 인해 갑자기 영감을 받고 일어난다.

 

이전에 늘 인민복 스타일의 군복만을 입던 여 독재자는 화려하고 섹시한 드레스를 입고 화장을 한 후, 선물받은 귀걸이를 하고 정상회담 장에 나온다. 독재자와 푸틴은 달콤한 분위기에서 적포도주를 마신다.

 

아니타 최는 예전의 작품에서 정치적인 풍자나 유머를 다룬 적이 없다. 뮤직 비디오가 아니라면 그녀는 이런 종류의 용기를 낼 수 없었을 것이다. 정부 회의에서 군 장성이 여 독재자에게 “최근 쌀 보유량이 급감했고 창고에는 쥐 아니면 생쥐가 창궐하고 있다”고 보고한다. 게다가 일종의 도착증이라고도 볼 수 있는 복장에 대한 집착과 특이한 기행까지 보여준다.

 

모스콥스키 콤소몰레츠는 “독재정권에 대한 ‘선의의 풍자’는 이란에서 발생한 대학살을 풍자하여 웃음거리로 삼는 것만큼이나, 작품의 진지한 예술성을 보여주는데 장애물이 될 수 있다. 이 작품에서 아니타 최와 비디오 제작자들은 매우 미끄러운 얼음 위로 발을 디뎠다고 볼 수밖에 없다. 그러나 만약 세부적인 묘사를 자세히 들여다보거나 깊이 생각하지 않는다면 뛰어난 정치적인 풍자 작품인 찰리 채플린의 ‘위대한 독재자’나 사샤 배런 코헨의 ‘독재자’와 같은 작품과 아니타 최의 작품을 비교할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이번 작품에 나오는 푸틴의 모습은 어떻게 그려져 있을까? 물론 그는 더 이상 좋을 수 없을 만큼 최상의 존재로 묘사된다. 여 독재자가 보는 관점이라고 하더라도 사랑과 숭배의 대상이다. 저자들은 우연히 그렇게 설정을 했을까? 프로이드가 말한 것처럼 무의식 속에 있는 생각이 반영된 것일까? 아니면 우연이 아닌 의도적인 설정일까? 알 수 없는 일이다.

 

항간에 떠도는 소문에 의하면 국영 대기업의 중요 임원이고 정치에 정통한 아니타 최의 남편은 이 뮤직 비디오를 보고, 비디오에서 푸틴이 파리 모양의 첩보 드론을 때려잡는 것처럼 아니타 최를 때려잡으려고 할 만큼 극심하게 분노했다고 전해진다. 그러나 아니타 최는 이런 남편의 분노가 그저 “순전히 남자로서의 질투심”이라고 한 마디로 설명했다. 어쨌든 그들은 며칠간 부부싸움 끝에 다시 화해했고 예술을 하려면 희생이 있어야 한다는 말로 매듭을 지었다.

 

이런 소동을 겪으면서 이 여가수가 이루고자 한 목적은 단 한 가지, 저속한 욕설과 비속어(卑俗語)들이 난무하지 않아도 효과를 극대화하는 뮤직 비디오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그와 같은 건전한 음악적인 흐름을 만들고자 하는 것이었다. 신곡발표 기자 회견에서 그녀는 그러한 영상들로 만들어진 동영상을 기자들에게 나누어주고 이것을 기자들이 자기 손으로 쓰레기통에 버려달라고 부탁했다. 그녀의 이런 시도가 얼마나 성공할지는 두고 보아야 할 것 같다. 기자들 중 일부는 그녀의 부탁대로 받은 동영상을 버렸지만, 일부는 집으로 가져갔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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