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 규정 무시하고 딸의 가방 찾아달라 압력 넣어 논란
렁춘잉(Leung Chun-ying) 행정장관이 공항보안규정을 무시하면서까지 공항 보딩게이트에 있는 딸의 가방을 찾아달라고 공항직원에게 압력을 가했다는 보도가 나와 ‘갑질’ 의혹에 휩싸였다.
(사진=헤럴드경제)
사건의 전말은 다음과 같다. 지난 3월 28일 렁 장관의 딸 렁충얀(Leung Chung-yan)은 캐세이패시픽 소속 미국 샌프란시스코행 비행기(CX872)에 탑승하기 위해 탑승동을 통과하고 난 뒤 자신의 가방을 수속장에 놔두고 온 것을 발견했다. 그러자 함께 있었던 렁의 모친 레지나 렁(Regina Leung)이 앱스코(Avseco) 직원에게 수속장에 있는 딸의 가방을 탑승동으로 가져와 달라고 부탁했다.
직원은 "공항보안규정상 수속장에 있는 승객의 짐을 탑승동으로 가져다주는 것은 금지되어 있다"며 "승객이 직접 짐을 찾은 뒤 출국 수속을 다시 밟아야 한다"고 전했다.
렁 여사의 부탁이 거절되자 그녀는 렁 장관에게 전화해 도움을 요청했다. 캐세이패시픽 직원이 전화를 받았을 때, 렁 장관은 "문제를 처리해 달라"고 지시하며 자신을 ‘렁 행정장관’이라 부르라고 직원에게 요구했다.
이후 렁의 딸에게 가방이 어떻게 전달됐는지는 확인할 수 없으나 결국 그녀에게 가방이 전달됐다. 위 사건은 캐세이퍼시픽 내부 문서가 공개되면서 7일 오후 애플데일리(Apple Daily) 등 홍콩 언론에 보도됐다.
항공 조종사인 제레미 탐(Jeremy Tam)은 “비엔나 공약에 의하면 국가 원수나 사절단의 경우 자신의 짐에 대해 안전검사를 받지 않을 수 있는 특권이 있다”며 “렁충얀이 vip 신분으로 입국해 면제를 받은 것인지 궁금하다"며 명확한 답을 듣기를 원했다.
한편, 이 사건에 대해 행정장관 대변인실은 "렁 장관은 딸의 가방을 어떻게 받아야 할지 설명을 들었을 뿐 어떠한 압력도 가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홍콩타임스 천효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