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 근교 뿐만 아니라 태국 전역에 걸쳐 여러 곳의 수상 시장이 있다. 강 위에서 파는 갖가지 음식들과 형형색색의 열대 과일들 그리고 순박한 태국 상인들은 우리네 시골 시장과는 또 다른 정겨움을 선사한다.
시장의 종류도 다양하다. 지역주민만을 대상으로 하는 곳이 있고, ‘담넌 싸두억’ 처럼 관광객을 주로 상대하는 곳도 있다. 시장 뿐만 아니라 태국의 강과 작은 물줄기 주변에는 사원과 물 위에 떠 있는 수상 가옥들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우리 나라와는 다르게 강 위의 시장과 가옥 그리고 주변을 따라 사원이 밀집해 있는 태국의 모습은 한가지 의문점을 준다.
“왜 다른 곳이 아닌 강 위와 그 주변일까?”
태국의 수상 문화는 기원 전부터 이어져 온 것으로 알려져 있고, 이러한 역사는 기후와 지리적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한다.
북위13°43′ 동경100°28′ 에 위치한 태국은 열대 국가이고 지리적으로 늪지 저지대에 위치하여 과거에는 열대 우림이 빽뺵이 들어선 지역이었다. 기술이 발달하기 이전의 사람들은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정글을 개척하기 보다는 강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수상 가옥은 육지보다 온도가 낮아 좀 더 쾌적한 주거 환경을 제공하였다고 한다. 이러한 이유로 태국의 수상 문화가 발달하게 된다.
그런데 기술이 발달한 지금, 아이러니하게도 육지의 더 나은 주거 환경이 아닌, 여전히 강 위에 남아있는 사람들이 있다. 아직까지 남아있는 적지 않은 수의 수상 가옥들은 태국의 또 다른 문제점을 시사한다고 보여진다. 태국은 인구의 10%가 태국 전체 79%의 자산을 소유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있을 만큼 빈부격차가 심한 편이다. 세계순위로는 러시아, 인도 다음으로 세계 빈부격차 3위 국가이다.
세계 빈부격차 3위 태국도 여느 나라와 비슷하게 강은 개인 소유가 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빈곤층의 사람들은 무보증금, 무월세로 내 집 마련이 가능한 강 위를 선택한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강 위에 발달한 시장과 주거환경이 관광객들로 하여금 신선한 볼거리와 즐거움을 제공하고 있지만, 동시에 태국의 빈곤 문제라는 이면을 보여주는 것 같아 즐거울 수 만은 없는 것 같다.
물론, 찬란한 역사와 문화를 가진 관광 국가로서의 투자도 중요하지만 빈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세제 개정 그리고 교육 보건 제도 개선 등에 대한 투자의 필요성도 일깨워주는 지금 태국의 모습이었다.
(교민잡지 강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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