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공급 많아져 – ‘삶의 변화’로
부동산에 대한 개념 – 교육 이뤄져야
“내 가족이 사는 공간, 내가 살 가장 비싼 자산
내가 팔 가장 값진 자산” – 에이전트 선택 중요해
지난 주말 시드니 주택경매낙찰률은 69.7% 기록했다. 전 주 73.1%에 비하면 다소 하락했지만 7월 주택경매시장 물량은 지난 해에 비교하면 급격히 증가했다. 53.5% 늘어난 2675채가 7월 주택경매시장을 거쳐갔다. 지난 해 7월엔 1743채였다.
지역으로 보면 이너 웨스트가 81.2%를 기록하며 선두 자리를 지켰다. 웨스트컨넥스, 라이트 레일, 웨스트 메트로 등 교통시설 확충으로 이 지역에 대한 관심이 뜨거운 요즘, 교통의 요충지인 동시에 한인밀집지역 ‘스트라스필드(Strathfield)’는 다시금 각광을 받고 있다.
스트라스필드의 거대한 변화를 지켜봤다. 스트라스필드에 위치한 부동산중개업체 디바인(Devine)이 현재 건물에 둥지를 튼 건 1966년부터다. 아버지 조지 디바인(George Devine)이 1955년 시작했고, 아들(Steven)이 1985년부터 함께했다. 그 당시 스트라스필드 지역엔 러시안 커뮤니티가 형성돼 있었다.
스티븐 디바인 대표를 지난 주 스트라스필드 디바인 사무실에서 만났다. “1980년대 말부터 한국 사람들이 이 곳으로 오기 시작했다”고 기억을 더듬은 그는 “그 뒤 폭발적으로 한인이 늘었다. 한국 문화, 한국 레스토랑이 스트라스필드 지역에 생동감을 안겼다”고 말했다.
스트라스필드 지역을 중심으로 ‘부동산 공략법’을 물었다.
◆현재 부동산 시장, “변동 폭 적어 오히려 계획대로 팔고 살 수 있어”
피부로 느끼는 부동산 시장은 여전히 강하다. 스티븐 디바인 대표는 “지난 3년 간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오던 시장이 안정적으로 숨을 고르는 중”이라며 “하나의 사이클로 보면 된다. 한동안 오르다가 조정기간을 거치고 어느 순간 다시 폭발적인 상승기가 찾아온다”고 했다. 지금 같은 상황에선 집을 팔고 자신의 상황에 맞게 집을 사기에 좋은 시기다. 가격 변동폭이 적기 때문이다.
“어느 정도 확신을 갖고 집을 팔고 살 수 있어요. 예측 가능한 범위 내에서 가격이 움직이는 거죠. 지금 내가 이 집을 팔고, 돈을 더 보태 이 정도 가격대의 집을 사겠다 생각하면 그 언저리에서 팔고, 살 수 있는데, 큰 폭의 상승세가 있는 시기엔 오히려 그걸 예측하기 쉽지 않아요. 가파른 상승기엔 예상 밖으로 더 많은 금액을 받고 집을 팔았지만 그 다음에 고민이 시작되죠. 다시 집을 사야 하니까요.”
스트라스필드 지역은 오래 전부터 가족 친화적인 환경으로 가족 단위 거주자들이 많다. 23개의 사립, 공립 학교가 있고, 노던 라인, 웨스턴 라인 등 교통의 요충지로 편리성을 갖추고 있다.
최근엔 아파트가 많이 들어서서 또 다른 ‘삶의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여기에 정부의 교통망 확충도 한몫. 스트라스필드에 여전히 사람들이 몰리는 이유다.
◆강점, “거대한 퍼즐을 맞춰가는 작업 - 여러 분석, 조합 통해 더 나은 결과 만들어”
디바인은 스트라스필드(Strathfield)와 드럼모인(Drummoyne), 콩코드(Concord)에 사무실을 운영 중이다. 이를 기반으로 시드니 전체를 아우르고 있다. 50여 명의 직원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인다. 이중언어를 구사할 수 있는 직원이 많아 한국어뿐 아니라 그리스어, 아랍어, 이탈리아어, 필리핀어, 중국어 등 12개의 언어를 커버하고 있고, 그것이 또 하나의 큰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 여기에 ‘집을 구매하고 싶은’ 1만7000여 명의 고객 리스트가 있다.
인터뷰 날 한국 직원 해나 김(Hanna Kim)이 마침 고객으로부터 꽃을 선물 받았다. 집주인이 원하는 가격보다 약 60%이상 더 높은 가격으로 팔아준 것에 대한 감사함의 표현이었다. 스티븐 디바인 대표는 “누군가는 해나가 운이 좋아서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운뿐 아니라 실력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좋은 가격에 집을 파는 건 퍼즐을 맞추는 작업입니다. 하나의 조각은 큰 의미를 가지고 있지 않지만 여러 조각을 맞춰가다 보면 어느 순간 그림이 명확해져요. 예를 들어 저희의 경우 데이터베이스를 꼼꼼히 분석하죠. 구글의 애널리틱스처럼 맞춤형 분석을 해서 어떤 고객이 어떤 집을 원하고 있는지 자세하게 파악을 하고 있어요. 그럼 저희의 작업은 그 데이터 베이스와 함께 네트워킹, 고객의 취향, 바라는 바 등을 하나씩 다 맞춰가며 ‘남다른’ 결과를 만들어내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저희가 꾸준히 어떤 시장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특히 아버지가 늘 해주던 말은 “평판의 중요성”. 정직함은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이기에 계약을 따내기 위해 시장을 무시한 채 무조건 높은 가격에 집을 팔 수 있다고 말하진 않는다. 하지만 늘 최상의 가격(the best possible price)을 받기 위해 노력을 하고 있고, 그러다 보면 더 나은 결과물이 뒤따른다. 이 결과들이 ‘디바인’만의 신뢰로 쌓여왔다. 집을 한 채 파는 것보다 평판을 지켜내는 게 더욱 중요한 이유다. 32년 간 그를 지켜온 말이라고 했다.
◆언제 사야 하나, “빠를수록 좋다”
집을 사는 시점은 늘 고민이다. 대답은 명쾌했다. 빠를수록 좋다.
“10-12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직업 관련 강연을 할 때 물어보죠. 자기 소유의 집을 갖고 싶은 사람은 손을 들라고. 거의 모든 학생들이 손을 들어요. 그럼 방법을 가르쳐주죠. 돈을 모아야 한다고. 열심을 일을 해야 하고, 주말 밤마다 파티를 가거나 술을 마시면서 돈을 낭비하지 말라고. 점심 도시락을 싸가며 돈을 모을 수 있을 만큼 모은 뒤 저렴한 첫 번째 집을 사는 거죠. 그리고 그 집의 가치가 올라가면 두 번째 집을 구입하는 거예요. 그러면서 자산을 늘려가는 겁니다. 외식을 하고 여행을 가고 비싼 차를 사는 건 그 다음에 늘 할 수 있어요.”
여기서 장기적인 안목은 중요하다. 올해 산 집 값이 내년에 오를 지 내릴 지는 예측하기 어렵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집 값을 예측하는 건 오히려 쉽다. 10년 전으로 타임머신을 타고 돌아간다면 스트라스필드 지역에 팔려고 나온 집이 비싸다고 사는 걸 머뭇거릴 이유는 사라진다.
끝으로 그에게 ‘조언’을 구했다.
“거의 모든 분들이 자신의 회계사가 누구인지, 의사가 누구인지 물으면 바로 대답을 하시는데 부동산 에이전트가 누구인지 물으면 대답을 못하는 경우가 많으세요. 내 가족이 사는 공간, 내가 살 가장 비싼 자산, 내가 팔 가장 값진 자산이기에 어떤 에이전트를 선택하는지가 굉장히 중요합니다. 집을 빌리고, 집을 사고, 집을 팔고, 인생에서 굉장히 중요한 일들이기 때문에 본인에게 맞는 에이전트 선택에도 관심을 기울이시길 바랍니다.”
<스트라스필드에 위치한 ‘디바인’ 전경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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