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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유일의 식의(食醫)
순 한의원&한방카페 황순현 원장을 만나다

 

#가게 내부1-1

 

순 한의원(원장 황순현)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익숙한 한약내음과 함께 북적거리는 대기실이 기자를 반기고 있었다. 미리 인터뷰 일정까지 잡았건만, 실시간으로 그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현지인 손님들로 한의원은 문전성시를 이뤘다. 홀로 층계를 오르락내리락하며 여러 환자를 동시에 살피는 황 원장의 손길에는 노련함과 정성이 가득했다.

 

황 원장은 2년 전 한인동포들 특히, 캄보디아에 온 선교사들의 열악한 건강상태를 보고 한의원을 개원하기로 결심하게 됐다고 말했다. 선교사역에 너무 매진한 나머지 몸을 돌볼 겨를이 없어 건강이 악화된 선교사들. 이렇게 선교사들 사이에 만연한 건강문제의 심각성을 느낀 황 원장은 순 한의원을 통해 자신의 선교사라는 본래 사명에 감당하고 있다.

 

사실 위에서 말한 현지인 손님들 역시 선교사들의 동역자들이었다. 현실적으로 일반적인 병원이나 한방치료의 비용은 현지인들이 이러한 현지인들이 부담하기엔 너무 무겁다. 황 원장은 그런 금전적 문제로 적절한 의료조치를 받지 못하는 선교사들의 현지 동역자들을 위해 100%무료로 가능한 한 최대한의 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현대인은 하루 세 번 음식을 먹는다. 그만큼 건강문제는 대부분 음식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인류 역사상 가장 풍요로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현대인들. 하지만 많은 질병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아니, 오히려 '현대인은 최소 10개 이상의 질병을 안고 살아간다'는 말이 있을 만큼 이른바 현대인 병이 건강의 발목을 붙잡는다.

 

#침 치료4

 

캄보디아 유일한 식의(食醫: 약을 사용하기에 앞서 음식으로 건강을 지키고 병을 치료하는 의원)라고 자부하는 황 원장은 날마다 행해지는 식사, 그리고 그것을 통해 우리 몸이 받아들이는 음식들이야말로 현대인의 건강의 비밀을 풀어내는 가장 핵심적인 열쇠라고 설명한다. 음식이 아닌 약과 같은 표면적인 처방은 순간적으로 질환을 덮어 좋아보이게 만들 수는 있어도 또 다시 같은 문제를 발생시킨다는 것이다.

 

음식으로 병을 고치지 못하면 그것을 당해낼 약이 없다는 것이 황 원장의 철학이다. 그래서일까, 황 원장은 여느 한의원에 비교해보더라 식습관에 대해서라면 추궁에 가깝도록 질문들을 던진다. 그는 침이나 약은 이러한 식이요법 이후의 문제라고 말했다. 황 원장이 한방카페를 찾는 이들에게 기꺼이 식습관 상담을 해주는 이유이기도 하다.

 

오고 가며 차 한 잔... 건강한 사랑방, 순 한방카페

순 한의원 1층에는 독특한 장소가 있는데, 바로 황 원장의 자부심이 담긴 한방 카페다. 아이디어의 포화상태이자 한의학 종주국인 한국에서도 흔치 않은 개념의 공간을 캄보디아에서 만나볼 수 있다는 사실은 꽤나 신선하게 느껴진다.

 

순 한의원과 역사를 나란히 하는 한방카페는 사실 황 원장의 치밀한 건강진단 노하우가 숨어있다. 사람이 둘 이상 모이면 흔히 오고 가는 대화주제는 정해져있다. 그 중에서 황 원장은 건강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자연스럽게 주고받는 대화 속에서 손쉽게 병환을 간파해낼 수 있다는 게 황 원장의 설명이다. 황 원장은 카페가 사랑방처럼 많은 이들이 가볍게 오가며 건강을 찾아 나갔으면 한다는 바람을 이야기했다.

 

#쌍화차, 오미자차, 인삼차

▲ 왼쪽부터 쌍화탕, 오미자차, 인삼차

 

한방카페이니만큼 듣기만 해도 건강에 좋아질 것만 같은 메뉴들로 가득했다. 시원한 오미자차와 구기자차, 그리고 오미자와 구기자를 섞어 만든 해갈차 등 맛과 건강을 모두 잡은 메뉴들이 눈길을 끌었다. 황 원장은 이것들이 모두 한국에서 직수입한 재료로 만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 중에서도 가장 인기 있는 메뉴를 묻자 그는 단연 쌍화탕을 꼽았다. 캄보디아에서 가장 진한 쌍화탕임을 강조한 황 원장은 손님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가 많다고 자부했다.

 

또한, 황 원장은 지금까지 왕진 등 한 의원을 비우는 일이 거의 없었지만 점점 늘어나는 수요 덕에 출장 의료 서비스를 계획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장기적으로는 한의학을 통해 긴급환자를 수용할 정도의 여건을 갖춰 이른 바, '한방 이머전시(Emergency)'를 꿈꾸고 있다고 말했다./문다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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