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브레이크뉴스=에디 김 기자>
◈코로나 19가 호주 전통까지 무력화!
◈”호주 경제 악순환 6개월간 이어질 것”…
◈기업 도산과 일자리 박탈이 호주 사회에 불안감의 요인으로 작용…
◈호주 정부의 ‘경기 부양책’으로 현 상황 극복 어려워 vs 인근 뉴질랜드 ‘현명한 부양책’ 발표
호주에서 코로나 19로 인해 향후 6개월간 ‘경제 황폐화’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경제 전문가들은 백 만개의 일자리가 없어질 수도 있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호주 코로나 19 확진자가 전국적으로 500명에 육박한 가운데 총리가 “사회적 거리 두기”를 선언했고 전통적으로 개최되던 부활절 행사, 비비드 축제(VIVID FESTIVAL) 등 대규모의 행사들이 취소 또는 연기됐다. 행사 개최이래 취소된 전례가 없어 전통적인 호주 문화에까지 코로나 19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지난 12일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가 176억 호주 달러(한화 14조 원)에 달하는 경기 부양책을 발표한 후 곳곳에서 규모가 미흡하다는 쓴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호주 정부는 또 다른 경기 부양책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듯 대규모의 돈을 풀어도 밑바닥까지 혜택을 받기에는 충분치 않아 보인다. 중소기업들뿐만 아니라 대기업까지 도산의 위기를 맞고 있는 국면에 근로자들의 자리가 없어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팽배해 있기 때문이다.
이를 뒷받침하듯 경제 전문가들은 “코로나 19가 우리 몸에 침투하기도 전에 우리 경제는 황폐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들의 주장은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코로나 19 의심 환자와 해외 입국자들은 스스로 자가격리에 들어가야 한다. 2주간의 자가격리는 자신들의 직장 생활에 지장을 초래할 것이며 궁극적으로는 경제 주체들의 탄력성이 감소하여 기업은 도산하고 근로자는 직장을 잃는 악순환이 이어진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이다. 소규모 점포를 운영하는 상인들은 더욱 버티기 힘들다는 주장에도 힘이 실리는 대목이다.
일자리가 없어지며 호주 정부는 막대한 사회적 비용의 감수를 초래하게 될 것이고 그로 인한 제반 여력들이 붕괴할 수도 있다는 시나리오도 간과 할 수 없는 부분이다.
이미 호주 사회에서는 이러한 악순환이 시작됐다. 노동자는 자리를 잃고 있고 정리해고의 압력을 당하기 시작했다.
특히 코로나 19는 고객을 대면하는 산업에서 최악의 상황에 처하리라는 것이 명백해 보인다.
커피를 만드는 바리 스타는 줄어든 고객으로 점포를 폐쇄하는 카페에서 일자리를 잃게 되고 대형 행사에 참여하려던 상인들이 행사 취소로 인해 임시 고용 인원이 필요하지 않게 된다. 호주에서는 식음료 서비스에 무려 840000명 이상이 고용된 상황도 일자리 감소의 한 부분이다.
항공에 관련된 사람들의 수는 훨씬 적지만 47000개의 항공 관련 직업은 훨씬 더 위험에 처해있다. 17일 콴타스는 국제노선 운항을 90% 줄였으며, 버진 오스트레일리아(Virgin Australia)가 정부 구제 금융 신청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는 소문도 증권가에 돌고 있다. 실제 버진 주가는 6개월 전 17센트(한화 110원)에서 6센트(한화 47원)로 하락한 상태다.
그나마 때아닌 호황을 누리고 있는 대형마트들도 시민들의 사재기가 머지않아 끝나면 불황의 늪으로 빠질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사재기한 많은 사람이 이미 수 개월간 사용 할 수 있는 화장지, 세정제, 일부 음식 등을 모두 소비할 수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 이유이다. 기업이 가장 중요시하는 ‘평균 매출의 안정화’에 금이 가는 부분이라는 것이다. 이외에도 문 닫은 학교, 단체 모임 금지, 병원 등과 관련된 산업들도 연쇄적인 타격을 입기에 충분해 보인다.
한편 17일(현지시간) 인근 뉴질랜드 정부는 121억 뉴질랜드 달러(한화 9조1천167억 원) 규모의 경제 지원책을 발표했다.
발표에서 그랜트 로버트슨 뉴질랜드 재무장관은 “코로나 19 경제 지원책으로 121억 뉴질랜드 달러의 예산을 투입할 것”이라며 “이 중 51억 달러는 코로나 19로 타격을 받는 기업들의 임금 보조금으로 사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기업들의 세금 감면에 28억 달러, 자가 격리와 코로나 19 '병가 보조금'으로 1억 2천600만 달러, '항공 업계 지원'에 6억 달러 등 총 지원 규모의 73%인 87억 뉴질랜드 달러를 기업과 일자리를 위해 사용된다고 밝혔다.
이는 호주 정부의 ‘현금 퍼주기’ 정책과는 근본적 차이가 있는 '현명한 부양책'으로 눈여겨볼 만하다.
앞서 저신다 아던(Jacinda Ardern) 뉴질랜드 총리는 이번 부양책에 대해 "지속적인 일자리에 관한 지원이 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호주 정부의 부양책이 호주 경제사회 전반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에 대해 예견하기 어렵지만, 뉴질랜드의 기업과 일자리를 위한 정책에 대해 호주 정부도 심히 고려해 볼 만한 일임엔 틀림없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