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png

△ 이홍배 (홍콩중앙교회 담임목사)

 

인터넷 네트워크의 속도가 빨라지고, 자료가 방대해지면서, 전 세계의 모든 정보를 찾아볼 수 있고, 또한 원하는 물건을 내집 현관까지 어렵지 않게 배달받을 수 있는 편리하고 윤택한 세상이 되었습니다. 이제는 인터넷이 연결되지 않는 곳은 감옥같이 느껴지는 세상에서 살고 있습니다. 편리해진 것은 분명하지만, 반면에 감당하지 못할 정도의 많은 정보를 얻게 되면서, 편리함을 넘어서 더 많은 염려와 걱정, 상대적 빈곤감을 갖고 살게 되었습니다. “모르는 게 약이야!” 라던 말이 이제는 무색하게 되었습니다.

 

인터넷 속도만큼 빠르게 전파된 바이러스 Corvid-19! 빈도수가 높은 올해의 검색어가 되었습니다. 지난 1년간 단 하루도 ‘코로나’라는 단어를 입에 담지 않은 날이 없고, 백신 소식을 애타게 기다리며 매일의 전 세계 확진자 통계와 지역사회 확진자의 위치와 동선까지 파악하며 그 장소를 피해 다녀야 하는 피곤함이 우리의 일상이 되었습니다. 21세기의 삶은 윤택해졌지만 동시에 피곤한 삶이 되었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Social Distancing)! 교회를 섬기는 목사로서, 성도들에게 ‘서로 만나지 마세요!’. ‘자녀들은 집에 두고 오세요!’ 더 나아가 ‘교회에 나오지 마세요!’… 평소와 정반대되는 말을 하고 지내고 있습니다. 성경에서는 수백 번이나 ‘염려하지 말라’고 기록되어 있는데, 환경을 바라보면 염려가 됩니다. 언제나 이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좁은 홍콩 땅에서 우리는 만남(Contact) 속에서 삶을 나누며 위로받고 지냈습니다. 갑작스럽게 익숙하지 않은 비대면(Untact) 활동은 만남이 단절되는 가운데 큰 고통을 느끼게 합니다. 모두가 처음 겪는 이 어려움을 어떻게 이겨야 할까요?

 

다시 한번 소망을 그려 보십시오. 막연하지 않습니다. 돌아보면, 언어소통이 어려운 이곳에서, SARS, 금융위기 또한 개인적인 위기를 많이 겪으며 살아왔습니다. 그러나 모두 지나갔습니다. 코로나 위기도 “이 또한 지나가리라!” 외쳐 보십시오! 언제나 가장 힘든 위기는 ‘오늘’ 겪는 아픔입니다. 곧 어려움이 종식될 것이라는 소망을 품고 어려움을 돌파합시다. 훗날 지난날을 돌아보면서 ‘코로나’로 인해 삶의 양식이 바뀌었지만 오히려, 그 어려움이 내 인생을 역전시키는 계기가 되었다고 웃으면서 고백할 수 있도록 말입니다. 개인적으로 적용하고 있는 몇 가지 방법을 나누어 봅니다.

 

첫째, 자신을 돌아보십시오. 바쁜 일정표가 마치 나의 능력을 보여주는 것 같이 하루 24시간 분초를 쪼개고 살아왔습니다. 더 많이 더 높이 더 빨리… 이제는 잠시 멈추어서, 자신의 건강을 살펴보십시오. 인터넷 시간을 1시간만 줄이고, 한 시간 운동을 통해서 면역력과 근육을 키우십시오. 코로나는 지나가겠지만 더 강력한 다른 바이러스나 환경적 위기가 또 올 것입니다.

 

둘째, 가정을 돌아보십시오. 배우자와 자녀들은 가장 소중한 사람입니다. 바쁜 생활 때문에 가족의 우선순위를 뒤에 두지 않았습니까? 이제 시간을 내서 함께 이야기하고, 함께 놀고, 함께 웃고, 함께 울고, 요리도 함께하고, 함께 먹는 시간을 가져 보십시오. 가정은 내가 지켜내야 하는 소중한 보물입니다. 자녀들을 격려해 주십시오. 세상 일 때문에 소홀히 했다면, 지금이 만회할 기회입니다. 함께 격리하셔야 한다면 더 좋은 기회로 받아들이십시오.

 

셋째, 이웃을 돌아보십시오. 나의 네트워크가 얼마나 세계적인지보다는 내 주변의 사람들을 아끼고 깊이 있는 교제를 하고 있는지 돌아봅시다. 만남의 넓이보다는 만남의 깊이를 더하는 시간이 되게 하십시오. 외로움 속에 있는 동료, 부하직원, 곤란을 당한 가까이 있는 이웃을 돌보아 주십시오. 어쩌면 나의 손길과 눈길이 하나님께서 쓰시기 원하시는 도구일 것입니다. 교회도 세계지도를 바라보며 세계선교를 하기 전에 지역 지도를 보면서 내가 속한 사회를 먼저 섬겨야 할 것입니다.

 

넷째, 영원을 바라보십시오. 개인적으로 코로나로 어려운 시기에 아버님을 천국에 보내 드렸습니다. 언젠가 우리는 이 땅에서의 삶을 마치게 됩니다. 그리고 하나님 앞에서 우리의 삶이 결산될 것입니다. 우리에게 주신 시간과 물질을 가지고 어떻게 가족과 이웃을 돌아보았는지 말입니다. 가까운 교회에 출석하셔서 영원을 바라보는 지혜를 배우시기 바랍니다.

 

‘위기(危機)’라는 단어는 ‘위험’과 ‘기회’의 합성어입니다. 이 어려운 시기에 내 삶 앞에 버티고 있는 ‘Corvid-19’이라는 걸림돌(Stumbling Stone)이 분명 디딤돌(Stepping Stone)로 바뀔 수 있도록, 세월을 아끼며, 소중한 것들을 지키시기 바랍니다. 머지않은 미래에 디딤돌을 딛고 뒤를 돌아보며, “이 어려움이 나를 새롭게 해주었습니다.”라고 웃으면서 고백할 여러분을 응원합니다.

 

이홍배 (홍콩중앙교회 담임목사)

ⓒ 위클리 홍콩(http://www.weeklyhk.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
  1. 10.png (File Size:329.6KB/Download:31)
facebook twitter google plus pinterest kakao story band

  • [홍콩] 명사 초대석 - 홍콩교민들에게 드리는 소망의 메시지! “위... file

    △ 이홍배 (홍콩중앙교회 담임목사)   인터넷 네트워크의 속도가 빨라지고, 자료가 방대해지면서, 전 세계의 모든 정보를 찾아볼 수 있고, 또한 원하는 물건을 내집 현관까지 어렵지 않게 배달받을 수 있는 편리하고 윤택한 세상이 되었습니다. 이제는 인터넷이 연결되지...

    [홍콩] 명사 초대석 - 홍콩교민들에게 드리는 소망의 메시지! “위기(危機)는 위험과 기회”
  • [홍콩] 기자의 눈- 홍콩은 COVID-19 4차 확산과의 사투 中, “지치... file

    (사진=scmp)   (이유성 위클리홍콩 편집장) 홍콩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처음 보고된 것은 지난 1월 말이었다. 2020년 내내 전염병 사태 속에서 숨조차 제대로 쉬지 못하는 삶을 살고 있다. 1월 말에 터진 1차 확산이 진정될 즈음, 지난 3월에 외국에 있던 홍콩 주민들이 ...

    [홍콩] 기자의 눈- 홍콩은 COVID-19 4차 확산과의 사투 中, “지치지 말자”
  • [홍콩] 기자의 눈- 새로운 앱 ‘LeaveHomeSafe’, 점점 더 복잡해지... file

    (사진=news.gov.hk)   (이유성 기자) 2020년은 전 세계가 코로나 펜데믹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올해도 벌써 11월 중순을 맞이하고 있다.   모든 관심과 집중은 펜데믹 상황으로 쏠려있다. 전 세계 언론들은 연일 펜데믹 상황과 백신 개발 관련을 주요 이슈로 다...

    [홍콩] 기자의 눈- 새로운 앱 ‘LeaveHomeSafe’, 점점 더 복잡해지는 삶, 그러나 필요하다
  • [홍콩] 기자의 눈 : 미국 대선 이후, 홍콩-미국 다시 협력 관계로... file

      (이유성 기자) 지난 3일 시작된 미국 대통령 선거 투표 후, 현직 대통령 트럼프와 바이든, 두 후보의 투표 결과가 치열하게 진행됐다. 한국, 중국, 홍콩은 물론 전 세계가 촉각을 세우고 투표 결과를 지켜봤다. 초반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거의 모든 주에서 앞서고 있...

    [홍콩] 기자의 눈 : 미국 대선 이후, 홍콩-미국 다시 협력 관계로 돌아설까?
  • [홍콩] K-education 그리고 한글학교 file

      필자는 28년 동안 교육 회사에서 몸담고 있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현장에서의 경험을 살려 새로운 교육환경에 맞는 신규사업을 기획하고 접목하는 프로젝트를 맡아 진행하였고 10년 전부터는 이 사업모델을 해외로 진출하는 역할을 맡았으며 4년 전부터는 해외법인에...

    [홍콩] K-education 그리고 한글학교
  • [홍콩] 기자의 눈 - ‘범죄인 송환법 개정 반대시위, 1주년 행사’...

    이유성 위클리홍콩 편집장/기자    지난해 6월 9일, 범죄인 송환법 개정을 반대하는 시위가 홍콩에서 처음 촉발되었다.   홍콩 남성이 여자 친구와 함께 대만 여행 중에 여자 친구를 살해하고 홍콩으로 돌아왔다. 홍콩과 대만과의 범죄인 송환법이 체결되지 않아 이 남성...

  • [홍콩] 기자의 눈 - 코로나가 세상을 바꾼다(The POST-COVID-19) file

    이유성 위클리홍콩 편집장/기자     인간이 탄생한 태초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인간과 병원성 미생물은 공존하며 살고 있다. 역사적으로도 병원성 미생물로 인해 수많은 전염병이 인류를 재앙으로 인간의 역사를 수없이 변화시켜왔다. 전염병은 언제나 예기치 않게 찾아...

    [홍콩] 기자의 눈 - 코로나가 세상을 바꾼다(The POST-COVID-19)
  • [홍콩 문화] 하늘에는 영광! 땅에는 평화 – Easter file

      홍콩은 10일(금)부터 다음주 13일(월)까지 부활절 연휴이다. 부활절 연휴기간에는 많은 가정들이 한국방문을 하거나 해외여행을 한다. 영국령의 영향으로 부활절이 구정연휴와 같이 최대명절이다. 그러나 올해에는 전 세계의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으로 온 세계가 암울...

    [홍콩 문화] 하늘에는 영광! 땅에는 평화 – Easter
  • [홍콩 문화] 청명절(4월 5일) file

      청명절은 24절기 중에 춘분과 곡우 사이에 있는 절기를 기념하는 날이다. 4월 초에 봄빛이 완연하고 공기가 깨끗해지며 날이 화창해지는 시기로 청명(칭밍)으로 이름이 붙여졌다. 올해는 4월 4일(토)-5일까지 청명절 기간이다.   청명절은 입춘, 춘분, 입하, 하지, 입...

    [홍콩 문화] 청명절(4월 5일)
  • 홍콩과 연애하는 이유 : 꽃들의 천국 “Common Flowering Trees in... file

    홍콩이 좋다. 좋아도 너무 좋다. 아니 필자는 홍콩과 연애하면서 살고 있다. 그래서 더 행복하다. 그러나 지난 6월부터 시작된 사회불안과 코로나 바이러스 발발이 긴장상태로 만들어 버렸다. 이 긴장 속에서도 홍콩은 아름다운 꽃들로 천국을 이루고 있다.   홍콩의 겨...

    홍콩과 연애하는 이유 : 꽃들의 천국 “Common Flowering Trees in Spring (March to May)”
  • [구석구석 홍콩여행] - 켈레트 섬(Kellett Island) & 홍콩요... file

      구룡반도가 아닌 홍콩섬에 살고 있는 사람들도 이 작은 섬의 존재를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지 않다. 섬이라고 부르기에도 민망할 정도로 아주 작다. 작은 사이즈 탓에 오히려 신비롭고 앙증맞은 느낌을 준다. 지금은 코즈웨이베이 지역과 육로로 연결되어 더 이상 섬...

    [구석구석 홍콩여행] - 켈레트 섬(Kellett Island) & 홍콩요트클럽
  • [구석구석 홍콩여행] 역사적인 카우롱 성벽도시 공원(Historic Ko... file

      구룡 성곽 도시 공원은 홍콩에서 가장 역사적인 유적지 중의 하나이다. 구룡반도 북동쪽 끝에 위치하고 카우롱 베이와 인접해 있다.   약 1810년에는 작은 요새가 해변에 지어졌다. 1841년, 영국 점령의 빈도수가 높아져 영국에 대한 해상방어의 중요성이 높아졌다. ...

    [구석구석 홍콩여행] 역사적인 카우롱 성벽도시 공원(Historic Kowloon Walled City Park, 九龍寨城公園)
  • [홍콩] 구석구석 홍콩여행 “COVID-19 박멸” 트래킹 file

    코로나 바이러스 발발로, 지난 수개월동안 마스크를 쓰고 생활하니 몸도 마음도 답답하다. 날마다 향하던 헬스클럽도 마음대로 드나들지 못하고 있다. 연일 이어지는 감염숫자가 머리를 더 지끈거리게 만든다. 필자의 사무실은 홍콩섬 피크 밑에 자리 잡고 있어 마음만 ...

    [홍콩] 구석구석 홍콩여행   “COVID-19 박멸” 트래킹
  • [홍콩] 기자의 눈 - “얼굴 마스크는 이제 생활 필수아이템이다.” file

      코로나 바이러스로 홍콩은 99.99%가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 마스크를 쓰면 답답하기도 하지만 얼굴이 반으로 가려져 메이크업이 귀찮은 여성들은 외출할 때 공들여 메이크업을 하지 않아도 되는 장점도 있다.   그러나 아직은 일반적으로 대중이 생각하는 마스크는 ...

    [홍콩] 기자의 눈 - “얼굴 마스크는 이제 생활 필수아이템이다.”
  • 중국문화-구정 전통의상 file

      이 중국의 전통은 북과 남부의 왕조(420-589 AD)로 거슬러 올라간다. 송나라(960-1279 AD)에서는 새해 첫날 친구들을 방문했을 때 모두 새 옷을 선보였다. 공화당 시대(1912-1949)에는 젊은이들이 어른들에게 경의를 표하기 위해 아름다운 새 옷이 필요했다. 새해 전...

    중국문화-구정 전통의상
  • [구석구석 홍콩여행] 팍 나이 해변 (Pak Nai in Yuen Long)-자연... file

      Pak Nai(중국어: 白泥)는 딥 베이(Yep Bay)를 마주한 홍콩 윈롱(Yuen Long) 지역에 있는 습지이다. 대부분이 진흙땅이 산맥에 둘러싸여 있다.   Pak Nai는 지리적으로 상부 팍라이(上白泥)와 하부 팍라이(下白泥)로 나누어져 해안선을 따라 이루어져 있다. 글자 그대...

    [구석구석 홍콩여행] 팍 나이 해변 (Pak Nai in Yuen Long)-자연습지와 굴 양식장
  • [홍콩] 기자의 눈 - “설레는 12월, 홍콩의 크리스마스 풍경” file

    세월이 총알보다 빠른 것 같다. 쌀쌀한 날씨이지만 마치 9월에 머물러 있는 것 같은 느낌으로 마음은 저만치 뒤에 머물러 있다. 7개월째 접어든 홍콩민주화요구 시위로 인하여 홍콩은 몸살을 앓고 있는 중에도 12월은 어김없이 우리 곁에 와 있다. 11월부터, 아니 10월부...

    [홍콩] 기자의 눈 - “설레는 12월, 홍콩의 크리스마스 풍경”
  • [홍콩] 홍콩의 스케이트 공원 - A Guide to skateparks in Hong Kong file

    인간이 만든 4바퀴 달린 것 중에서 가장 타기 어렵다는 스케이트보드가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빼놓을 수 없는 익스트림 스포츠로 항상 부상 위험에 노출되어있어 철저한 보호장비는 필수이다.   스케이트보드는 주행과 기술을 포함하는 액션스포츠이다. 스케이트보딩은 예...

    [홍콩] 홍콩의 스케이트 공원 - A Guide to skateparks in Hong Kong
  • [구석구석 홍콩여행] 신비의 섬- 텅 핑 쟈우(東 平洲) file

    ▲ 텅 핑쟈우 섬의 전경      Tung Ping Chau(東 平洲)는 홍콩에 속한 섬이다. Ping Chau(平洲)로 알려져 있다. 퉁(중국어 : 東, 동쪽을 의미)은 홍콩의 다른 섬인 펑 차우(Peng Chau)와 혼동을 피하기 위해 이름 앞에 東자를 붙였다. 행정적으로 이 섬은 신계지 타이포 ...

    [구석구석 홍콩여행] 신비의 섬- 텅 핑 쟈우(東 平洲)
  • 홍콩비즈니스 “나는 이렇게 한다” - 회사설립 및 운영(2) file

    “주홍콩대한민국총영사관과 KOTRA 홍콩무역관, 유니월드 회계법인의 협업으로 발간된 홍콩 진출 가이드북 <홍콩 비즈니스 나는 이렇게 한다>의 유용한 정보들을 시리즈별로 요약해서 소개하고자한다. 중국과 동남아 진출을 위한 관문에서 대만구의 중심핵으로서의 지위를...

    홍콩비즈니스 “나는 이렇게 한다” - 회사설립 및 운영(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