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 여부 따라 부의 격차도 확대, 사회 불평등 심화 야기
호주의 주택 가격이 지나치게 상승하면서 ‘내집 마련’에 있어 부모의 도움이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금주 월요일(7일) 시드니 모닝 헤럴드는 부모로부터 5천 달러 이상의 도움을 받는 이들의 주택구입 가능성이 갈수록 커지고 가운데 이 같은 경향이 호주사회의 불평등을 심화시키고 있다고 보도했다.
시드니대학교와 RMIT 대학 공동 조사에 의하면, 젊은 세대의 5% 정도가 주택을 구입할 때 부모의 도움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변형된 의미의 상속은 주택 구입에서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25세 이상 주택구입자 가운데 부모로부터 5천 달러 이상을 지원 받는 이들이 그렇지 않은 이들보다 14%나 앞섰다.
이번 조사에서 부모의 도움을 받는 이들의 평균 금액은 13만5천 달러였으며, 이들의 평균 연령은 30대 중반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부모의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사람과 그렇지 않는 이들 사이의 빈부격차는 특히 2002년과 2010년 사이, 크게 벌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주택을 소유한 사람과 여전히 임대주택에 거주하는 이들 사이의 간극이 더욱 커지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조사에 참여한 ‘호주 주택 및 도시연구원’(Australian Housing and Urban Research Institute) 소속 연구원들은 “계속해서 임대주택에 거주하는 이들에 비해 부모의 도움으로 집을 마련한 이들이 소위 말하는 ‘부의 이전’을 통해서 더 많은 기회를 잡게 된다”고 지적했다.
연구원들은 또한 젊은 세대의 주택 소유율이 점차 하락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가장 최근의 센서스에 의하면, 55세 이상 연령층에서 주택을 소유한 사람은 대략 75%인데 반해 내 집을 가진 35세 이하 연령층은 33%였다. 이들의 주택소유 비율은 지난 30년 동안 22%나 하락한 수치이다.
연구원들은 “이른바 전후 베이비 부머 세대는 2차 대전 이후의 호경기 영향으로 주택 소유율이 높았으며 이를 통해 자산 축적을 이루어 나갔다”며 “다양한 세금 혜택도 이에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연구원들은 이어 “역설적으로 이는 이들의 자녀세대 주택 소유율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고 덧붙였다.
그런 한편 부모의 도움 중 유산의 경우, 상속받는 평균 연령은 48세, 평균 유산 규모는 8만5천 달러인 것으로 나타났다. 유산을 받을 경우 주택 소유율은 유산을 받지 못하는 경우에 비해 10% 이상 높았다.
부모의 유산을 비롯해 여러 도움을 받는 경우, 수혜자가 주택을 소유하는 데에 확실히 도움이 되지만, 첫 주택 구입에 사용되는 전체 금액의 규모를 늘리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연구원들은 “정부는 이번 조사에서 드러난 결과를 참고해 정책을 수정해야만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부모로부터 도움을 받을 가능성이 없는 이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정책 수정이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또한 ‘노인세대가 소유한 부를 젊은 세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합리적으로 이전하는 방안’이 정책의 주요한 포인트 중의 하나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를 통해 정부 예산에 대한 압박도 줄이는 방향으로 정책이 입안되어야 한다는 게 이번 연구를 진행한 연구원들의 결론이다.
이번 연구는 2001년부터 2013년까지 수집된 ‘가계소득과 노동구조’(Household Income and Labour Dynamics) 자료를 토대로 이루어졌다.
임경민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