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포스트>, ‘한국 보수층 싱가포르 북미 회담에 배신감, 친박-비박 간 갈등’
▲ <워싱턴 포스트>는 보수층 리더인 홍준표 자유한국당 의원이 트럼프의 대북 유화적 태도를 비판하고 있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
(뉴욕=코리아위클리) 박수희-김명곤 기자 = <워싱턴 포스트>는 지난 15일 '트럼프는 한국 보수에 심한 정치적 문제를 더해주다.'(For South Korean conservatives, Trump adds to deep political problems)라는 타이틀릐 기사를 통해 트럼프의 싱가포르 회담 이후 정체성을 잃은 한국 보수의 현주소에 대해 다루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 거친 대북발언과 친군사적 견해, 진보정치에 대한 경멸 등 한국 우익의 가치관과 딱 들어맞는 행보를 보여 왔다. 그러나 문재인 대통령의 판문점 선언과 싱가포르 회담의 성공적 개최는 한국의 우파들에게 치명적인 일격을 가했으며, 그 결과 6월 13일에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자유한국당의 굴욕적인 패배로 이어졌다.
신문은 2020년 국회의원 선거를 앞둔 자유한국당이 지금 정치적 정당성을 유지하기 위한 절대 절명의 위기에 봉착해 있다고 지적한다. 자유한국당에 속한 젊은 정치인들조차도 자유한국당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완전히 바뀌어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고 전한다.
반면, 홍준표를 비롯한 나이든 우익들은 트럼프의 최근 행보에 대해 상당한 실망감을 표시하고 있다. 홍준표는 싱가포르 회담에 대해 “나는 아직도 그것을 이해할 수 없다”라며 “미국 정부가 한국의 좌파 정부를 도울 것이라고는 전혀 상상도 못했다”고 말한 바 있다. 이어, “트럼프는 외교를 기업의 상거래쯤으로 여기는 인물로 판명되었다”라거나 “트럼프는 자기가 한 말을 지키지 않았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신문은 한국 보수주의 쇠락의 시작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스캔들을 기점으로 보고 있으며 박근혜 탄핵은 보수 세력을 첨예하게 분열시킨 계기가 되었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는 지속되고 있는데, 그 대표격인 대한애국당은 박근혜 수감을 반대하면서, 트럼프를 한때 구세주로 보며 북한을 선제타격해 줄 것을 요구해왔다. 그러나, 싱가포르 정상회담 직후 시위에 트럼프의 얼굴이 사라졌다. 박근혜 지지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을 만난데 대해 큰 유감을 표명했다.
한국 보수 세력은 현재 국회의원 300석 중 대한애국당이 1석, 중도우익 바른미래당이 30석이며 112석을 차지한 자유 한국당은 친박과 비박으로 분열되어 있는 상태이다.
신문은 한국의 보수가 2020년 총선에서 더 많은 의석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북한과의 대화를 대체로 지지하는 보수층의 젊은 유권자에게 다가갈 수 있는 의제가 필요하지만, 최근 불거진 기무사령부 주도 문건은 일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그러나, 일부 보수파들은 자신들의 주장을 굽히지 말아야 하며 북한과의 대화는 곧 깨질 것이고, 그렇게 되면 지지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본다. 문정인 특보는 북한과의 대화가 실패하면 보수의 운명이 다시 반등할 수 있음을 지적하면서, <조선일보>와 같은 보수 신문의 영향력이 여전하다는 면에서 “한국에서 보수는 죽지 않았다. 이는 건재하며 살아 있다”고 말했다. (본보 제휴 뉴스프로 번역팀의 도움을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