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류청론] 시간 끌며 생색 내는 미국, 무슨 꿍꿍이 있나?
(마이애미=코리아위클리) <미국의소리> 7월 25일 방송에 따르면, 북한의 “평양 인근에 건립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조립시설과 함께 서해 위성발사장도 해체”됐음이 민간위성을 통해 확인됐다.
트럼프를 기쁘게 한 것은 이 뿐만이 아니다. 북한이 55구의 미군 유해를 인도했다는 소식은 또 다른 자신의 업적으로 충분한 홍보 가치가 있을 것이다.
▲ 필자 김현철 기자 |
트럼프 대통령은 취재기자들에게 “언론인들 앞에서 김정은 위원장에게 감사하다고 인사해야겠다”며 기뻐했다.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7월 24일 미국-오스트레일리아 외교-국방장관회담 직후 서해위성발사장 해체에 관련, “김정은 위원장이 싱가포르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구두로 약속한 내용 그대로다”라고 했다.
이는 두 정상의 비밀회담에서 미국 측의 한미합동군사훈련 중지, 종전선언, 평화협정 체결,경제제재 해제, 주한미군 철수와 함께 북한 측의 핵실험 및 중장거리탄도미사일 시험발사 중지, 미군 유해송환 및 발굴, 서해위성발사장 해체, 영변흑연감속로 해체, 핵확산금지조약(NPT) 복귀 등 조건이 약속됐다는 전문가들의 추측에 무게가 실리는 대목이다.
북한은 서해위성발사장 해체, 미국이 가장 바랐던 ICBM 조립시설 해체, 3명의 미국 시민 석방 외에도 한반도 비핵화 실천을 위해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핵,미사일 발사 및 실험 9개월째 중단 등 누가 봐도 싱가포르 선언을 또박또박 실천하고 있다.
북한이 미국과 약속한 사안들을 이행하고 있는 것들 가운데에는 북한이 언제든지 곧바로 재개, 또는 돌이킬 수 있는 것은 핵,미사일 발사 재개 뿐이다. 그 나머지는 재건 또는 복원하기에 너무 많은 비용, 시간, 정력, 노력이 필요한 것들로, 확고한 비핵화 의지가 없이는 불가능한 일들이다.
그런데 세계패권국답지 않게 인색하기 짝이 없는 미국은 풍계리 핵실험장이 너무 낡아서 폐기했다느니, 동창리 위성발사장 해체는 미국의 과학자가 입회하지 않아 믿을 수 없다느니 하면서 설득력 없는 트집을 잡아 북한의 성실성을 한미 등 서방 언론을 통해 폄훼했다.
‘북한만’ 선 비핵화 후 평화협정? 미국은 망상 버려야
더구나 미국은 언제든지 재개할 수 있는 군사훈련 연기 한 가지 외에는, 북미 간 평화조성의 첫걸음인 종전선언 조차 성의 표시를 하지 않는 등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한 일이 없이 싱가포르 회담 참가를 크게 생색내고, 북한만 더 많이 양보하라며 그야말로 “강도 같은”요구를 계속하고 있다.
북한이 싱가포르 선언 이행을 위해 미국에 온갖 양보를 하는 이유는, ‘핵무력완성’ 선언 후 이제 ‘경제건설’로 국가의 목표를 설정, 미국 등 서방 세계의 투자를 촉진하는데 온 힘을 기울여야 한다는 절박감 때문임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그런데 6월 27일, 서울 국제학술회의에 참석한 미국의 핵전문가 지그프리드 헥커 박사는, “북한의 연간 핵탄두 생산량이 1년에 6~7발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한다”라고 했다. 이는 연간 2발씩 생산, 현재 북한이 핵탄두를 60개 정도 가지고 있다고 한 미국의 추산보다 최소 3배(약 200개)에 이른다는 것을 뜻한다.
핵,미사일 실험장 계속 폐기 또는 해체 등 북한의 대범한 행동은 대미전쟁-3차 대전에 자신이 있다는 뜻으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옛 소련과 미국의 군축회담 때도 그랬듯이 북미 관계가 정식 수교로 유종의 미를 거둘 때까지는 북미 모두 핵무기 생산은 계속될 것이다.
그러나 미국은 물론 ‘금년 내의 종전선언 목표’ 운운하는 한국 정부마저도 싱가포르 선언을 무시하고 ‘북한이 비핵화 했을 때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대체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미 언론도 마찬가지 자세다. 이 경우 한국정부가 미국을 추종한 나머지 판문점 남북정상공동선언까지 망각해버린 부끄러운 결과가 된 것이다.
7월 23일 < CNN > 방송은, 전문가의 발언을 인용, "미국이 정전협정을 영구적인 평화조약으로 전환할 의사가 없다면, 북한은 더 이상 비핵화 협상을 진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미국언론치고는 제법 공정한 대북시각 중 하나로, 한미 정부 및 극우 언론이 귀 기울여야 할 내용이다.
미국이 최근 한미연합사 사령관을 한국군 합참의장이 겸직하도록 양해했음은 광복 후 지금까지 실질적으로 미군의 지휘 하에 있었던 한국군이 '73년 만에 미군의 지휘에서 벗어난다'는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머지않아 닥칠 수 밖에 없는 한반도 평화, 북미수교와 맞물려 주한미군 철수를 내다보는 미국의 반갑지 않은 양보의 결과다.
미국이 평화협정 체결 시기를 ‘북한만’의 비핵화 완료 후로 주장한다면, 싱가포르 북미정상 합의 이전, 미국의 일방적인 주장이었던 ‘북한만’의 '선 비핵화'와 뭐가 다른지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미국은 북미정상회담 공동성명마저도 못된 옛 버릇처럼 또 파기할 것인가?
미국은 하루 속히 종전선언-평화협정 체결을 시행, 북한의 완전비핵화와 때를 맞춰 북미 간 관계를 정식 수교로 전환시켜야 할 것이다. 트럼프의 종전선언이 당장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