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국민건강 조사’서 드러나... 정신질환 비율도 높아
호주인들의 흡연과 음주량은 전반적으로 줄어든 반면, 과체중과 운동부족은 심각한 문제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호주 통계청(Australian Bureau of Statistics. ABS)이 매 3년마다 실시하는 국민건강 조사 결과로, 이번 조사는 호주 전역 2만 명을 대상으로 조사됐다.
조사 결과 호주 성인 3분의 2가 과체중 또는 비만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3년 전 조사 이후 전혀 개선되지 않은 부분이기도 하다.
전체 인구로 볼 때 과체중 또는 비만 비율은 ACT(Australian Capital Territory)에서 가장 높아 39.1%로 나타났으며, NSW 주가 35.2%로 가장 낮은 비율을 보였다. 특히 호주 어린이들도 체중이 과하게 늘어나 전체 어린이 인구 중 27.4%가 과체중 또는 비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3년 전 25%보다 늘어난 수치이다.
아울러 나이가 들수록 체중도 늘어나 갖가지 질병에 시달리고 있으며, 만성질환자 수도 그만큼 증가하고 있다.
성인병 가운데 대표적 질병 중 하나인 당뇨의 경우 지난 2014년 수치를 보면 호주인 20명 중 1명이 이 질환을 가지고 있으며, 이는 지난 2000년 30명 중 1명의 환자 비율에 비해 크게 늘어난 것이다.
보건 단체인 ‘비만정책연합’(Obesity Policy Coalition)의 제인 마틴(Jane Martin) 매니저는 이번 조사 결과에 대해 “전국민을 대상으로 건강 음식 선택에 대한 교육이 더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건강식 가이드라인 등 음식 건강과 관련해 더 많은 노력이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그녀는 이어 “술이나 담배 가격 인상, 광고 제한 등 흡연 및 음주로 인한 피해를 줄이기 위한 정책이 효과를 보고 있는 반면, 건강에 좋지 않은 음식 부문에는 이 같은 방식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마틴 매니저의 설명에 따르면, 건강한 식생활 캠페인이 저소득, 빈곤 계층을 설득하기에는 사실 어려움이 많다.
ABS의 이번 조사 결과는 건강에 좋은 것으로 알려진 과일, 야채를 충분히 섭취하는 이들은 20명 가운데 1명에 불과했으며, 건강을 위해 필요한 양의 운동을 계속하는 이들은 3명 중 1명에 불과했다.
ACT 지역의 경우 과일, 야채를 충분히 섭취하지 않는 비율은 96.1%에 달했으며 충분히 운동을 하지 못하는 이들은 59.2%로 절반을 크게 상회했다.
이는 정부가 제시하고 있는 건강 식생활 가이드라인, 즉 매일 375그램의 야채와 300그램의 과일 섭취가 이행되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건강을 위한 가이드라인에는 매주 2시간30분 이상 운동을 해야 한다는 것도 포함되어 있다.
비만, 운동량, 다이어트 등에 대한 조사 결과는 지난 7년 넘게 그다지 개선된 수치가 아니다. 하지만 흡연과 위험 수준의 음주 비율은 크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나 지난 2014년 호주 성인 흡연자 비율은 14.5%로 2011년 국민건강 조사 당시의 16%에 비해 다소 줄었다.
호주 성인 흡연자 비율은 ACT 지역이 12.4%로 가장 낮은 수치를 보였으며, 흡연자가 가장 많은 지역은 노던 테러토리(Northern Territory)로 20.9%에 달했다.
멜번대학교에서 ‘고령화 건강 프로젝트’(Healthy Ageing Project)를 담당하는 카산드라 쪼에케(Cassandra Szoeke) 부교수는 “사람에 따라 다소 다르기는 하지만, 건강을 위해 지나친 음주와 흡연을 중단하라는 권고는 운동이나 건강 식단 충고보다 더 쉽게 사람들을 설득시킨다”고 말했다.
쪼에케 부교수는 이어 “다이어트와 운동량 부족, 흡연, 음주, 과체중, 고혈압은 심장질환, 우울증, 당뇨 및 관절건강에도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요소들”이라며 “건강조사를 통해 나타난 위험 요소들을 줄일 경우 호주인 사망의 가장 큰 세 가지 원인 중 하나인 심장질환을 절반으로 감소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ACT 정부의 보건부를 겸직하는 앤드류 바(Andrew Barr) 수석 장관은 “ACT 지역의 낮은 흡연자 비율은 정부의 정책이 잘 이루어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지만 우리는 흡연자 비율을 더 낮추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면서 “비만 문제에 대해서도 소홀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ABS는 이번 조사에서 정신건강의 중요성을 부각시키고자 이 부문을 새로이 조사 대상에 포함했다.
정신건강에서는 호주인 6명 중 1명이 불안 또는 우울증을 갖고 있는 것으로 진단됐으며 특히 이는 여성들에게서 높은 비율을 보여 15세에서 24세 여성의 불안 증세는 18.9%, 45세에서 54세 여성의 우울증 비율은 15%에 달했다.
■ 국민건강 조사 주요 내용
-당뇨 비율 : 20명 중 1명(싱글 거주자 중 9.5%, 부부 거주자 중 9.6%, 자녀가 있는 부부 중 2.4%, 자녀가 있는 싱글 부모 중 3.6%, 고소득층 비해 저소득 가장의 당뇨비율이 더 높음)
-충분한 야채 및 과일 섭취 : 20명 중 1명
-건초열 환자 : 5명 중 1명
-충분한 운동량 : 3명 중 1명
-성인 흡연자 비율 : 20명 중 3명
-음주로 인한 장기 질환 성인 : 6명 중 1명
-정신질환 성인 비율 : 6명 중 1명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