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의 숲에서 경영을 만나다
어제와 오늘이 다르다는 것은 개인이나 기업이든 누구에게나 공통된 사실이다. 매 순간 변화하고 있다. 변화는 필연적이다. 변화는 수 많은 정보들을 신속하고 정확하게 읽어내는 통찰력과 없는 것을 만들어 내는 창조력을 필요로 한다.
유독 시시각각 변화에 민감하게 대응해야만 하는 비즈니스 세계에서 그 해답을 인문학에서 찾으려 한다. 역사는 반복되는 것이고 그래서 고전이 대세다. 인문학이 학교에서는 차가운 대접을 받지만 사회에서는 뜨거운 대접을 받는다. 학교에 서는 인문학 강좌가 폐강되기 일쑤지만 사회에서 인문학 강 연은 줄을 잇고 있다.
현대는 문. 사. 철(文. 史. 哲)로 대변되는 인문의 시대가 아닌 경제 우선의 산업의 시대이다. 예전에는 사농공상으로 가장 천시 받는 장사꾼의 우두머리가 바로 사장, 다시 말해 경영자이다. 경영의 수장을 CEO(Chief executive officer) 라 부른다.
예전에는 경. 상계 출신. 즉 영업 또는 재무통이 사장이 많았다. 산업화 시대를 거쳐 정보화 사회가 되는 과정에 이공계 사장이 대다수를 차지하게 되었다. 경제 원리로만 경영을 했던 회사가 점차 사회적 책무를 중요시하게 되었고, 자연스레 그 해답을 인문에서 찾았다.
그래서 최근 서점에는 CEO시리즈가 범람하고 있다. 21세기북스사의 ‘00읽는 CEO’시리즈로 인문. 예술 편으로는 ‘수학 읽는 CEO(박병하: 2009)’, ‘옛 시를 읽는 CEO( 고두현:2008)’, ‘시를 읽는 CEO(고두현:2008)’, ‘사진 읽는 CEO(최건수: 2009)’, ‘그림 읽는 CEO(이명옥: 2009)’, ‘도시 읽는 CEO(김진애: 2009)’,‘와인 읽는 CEO(안준범: 2010)’,‘바둑 읽는 CEO(정수현: 2010)’,‘디자인 읽는 CEO(최경원: 2010)’등 여러 분야에 걸쳐 나왔다.
그리고 인물편으로는 ‘당태종 읽는 CEO(차오시)’, ‘유방 읽는 CEO( 워웨이펑)’, ‘오다 노부나가 읽는 CEO(아키야마 순)’,‘모차르트 읽는 CEO(이재규)’, 등이 있다.
색다른 접근으로는 고승철의 CEO 인문학(책만드는 집: 2009)는 서울대 인문대의 최고지도자 입문과정 AFP(Ad Fontes Program) 강의로 만든 책이다.
CEO를 위한 인문학 책의 백미로는 정진홍의 ‘인문의 숲에서 경영을 묻 다((21세기북스: 2007)’가 있다.
직(職)이 아닌 업(業)에 목숨을 건 사람, 교수나 논설위원이라는 직보다 콘텐츠 크리에이터(contents creator) 라는 업을 중시하는 사람이다.KBS-TV<100인 토론>, SBS라디오 <정진홍의 SBS 전망대> 등 시사프로 그램 사회자로 활약했다. 성균관대에서 커뮤니케이션 석. 박사를 받았고 현재 중앙일보 논설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인문의 숲에서 경영을 만나다1.2.3>, <완벽에의 충동>, < 아톰@비트> 등 다수가 있다.
무릇 모든 시리즈는 첫 편이 압권이다. 이 책 시리즈도 마찬 가지다.대부분의 시리즈는 그 회차를 거듭하면서 식상하기 마련이다. 전작을 넘어서는 후작을 찾기가 어렵다.
영화 시리즈로 계속 성공을 거두고 있는 것은 아마도 007 시리즈 밖에 없는 것 같다.이 역시 1편 위기일발이 전 세계의 센세이션을 일으켰다.지금 보면 생활화된 유치한 최신 무기지만 그 때는 실로 경악을 금치 못했던 것들이다.
이 책 역시 경영의 요체들이 대부분 인문학에서 잘 나타나고 있다는 점을 알려준 지침서로 경영자들에게 깊은 감명을 주었다. 역사는 반복되는 것이고 기본 진리는 정치뿐 아니라 경제. 경영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되고 있다.
제1장 역사를 시작으로 창의성, 디지털, 스토리, 욕망, 유혹, 매너, 전쟁, 모험 그리고 10장 역사로 끝을 맺는다. 현재 3권까지 나왔는데 ‘인문에서 경영을 만나다 3 (21세기북스: 2010)’ 은 1장 만남에서 11장 유언까지 11개 장으로 ‘소소한 일상이 곧 인문의 저수지이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경영자이기 전에 한 사람의 인간이 되어야 하고, 경영은 오직 비즈니스 세계에서만 통용되는 진리가 아니고 인간사 즉 역사 속에 동일하게 흐르고 있는 것이다.과학적으로, 또는 경제적 논리로만 해결되는 인간사는 거의 없다. 그리고 모든 문제는 그 속에 해답이 있다는 것도 자명한 사실이다.
역사는 끊임없이 반복되고 문제와 해결이 뒤섞이어 돌아가는 것이 바로 세상사이며, 또한 비즈니스 역시 마찬가지다.
온고지신(溫故知新), 즉 옛 것을 배워 새 것을 아는 것이 바로 경영인 것이다.
칼럼니스트 김영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