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각 주별 경제를 진단하는 컴섹(CommSec)의 최근 ‘State of the States’ 보고서는 지난 4년 넘게 호주 경제성장을 주도해 온 NSW 주가 빅토리아(Victoria)에 밀렸음을 보여주고 있다. NSW 주의 경제력 둔화는 시드니를 중심으로 한 주택시장 위축과 건설경기가 한풀 꺾인 데 따른 것으로 진단됐다. 사진은 시드니의 한 주택건설 현장.
CommSec의 ‘State of the States’ 보고서... 부동산 경기 약화 반영
호주 경제 성장을 주도하던 NSW 주가 4년 만에 빅토리아(Victoria) 주에 경제력 1위 자리를 내준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커먼웰스 증권사인 ‘컴섹’(CommSec)이 최근 내놓은 경제 순위 보고서 ‘State of the States’을 통해 나타난 것으로, 글로벌 경제 위기 이후 광산경기 침체로 가장 큰 타격을 받았던 서부 호주(Western Australia)는 여전히 각 주별 경제력에서 최하위를 면치 못한 상태이다.
NSW 주가 경제력 최상위 자리를 내준 것은 거의 4년 만이며, 빅토리아 주 경제가 가장 강력한 것으로 조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이번 조사를 진행한 컴섹의 크레이그 제임스(Craig James) 수석 경제연구원은 빅토리아와 NSW 주의 차이는 극히 미미하다고 말했다.
그는 보고서를 발표한 금주 월요일(30일), A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향후 12개월 사이, 이 순위가 바뀌는 것을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NSW 주가 최상위 자리를 내준 가장 큰 요인은 시드니 주택시장이 크게 약화된 데 따른 것이라는 진단이다. 그런 반면 멜번은 빅토리아 주의 인구 성장과 함께 건설 경기가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
제임스 경제연구원은 “인구 증가가 높았던 주(State)의 경우 근본적으로 경제 성장의 동력을 얻고 있다”면서 “빅토리아, NSW 주뿐만 아니라 기본적으로 ACT 및 타스마니아(Tasmania)에 경제 성장의 탄력이 되었다”고 설명했다.
빅토리아 주 정부 재무부 팀 폴라스(Timothy Hugh Pallas) 장관은 “인구 성장에 맞추어 상당한 인프라 지출이 요구되지만 정부 투자가 경제 성장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말했다. 빅토리아 주 경제는 도로-운송-병원-학교 등에 대한 전례 없는 정부 투자 등으로 동력을 얻어 왔다는 것이다.
타스마니아의 경우 연간 인구 증가는 지난 8년 사이 가장 강하다는 평가이다. NSW, 빅토리아 주 등의 거주민들이 좀 더 여유 있는 라이프스타일과 저렴한 주택 가격으로 인해 타스마니아로 이주하는 사례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제임스 연구원은 “그렇다 해도 NSW 주와 빅토리아가 각 주별 경제력에서 최상위 자리를 이어갈 것”이라며 “이들 두 지역(State)과 다른 주 사이에는 상당한 격차가 있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호주 8개 주 및 준주(Territory)에서 네 번째 아래로 뒤쳐져 있던 퀸즐랜드(Queensland)과 남부 호주(South Australia)가 강한 개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다만 원자재 가격이 회복 조짐을 보이면서 두 지역의 경제 상황 또한 나아지는 분위기이다.
제임스 연구원은 “우선 호주 내에서도 원자재 수요가 높아지고 가격 또한 상승세로, 이는 고용창출로 이어진다”며 “엄밀하게 보면 여러 지역에서 필요 인력을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보고서에서 제임스 연구원은 “주식시장이 회복세를 보이고 더불어 각 주 정부가 경제 부문에서 강한 조치를 취하고 있어 경기 후퇴가 예상되지는 않는다”면서 “지난 27년간 호주 경제는 지속적으로 성장을 이어 왔으며 이것이 끝날 조짐은 없다”는 의견을 덧붙였다.
▲ ‘State of the states’ 보고서 요약
-Victoria : 빠른 인구 성장, 강력한 주택건설 경기
-NSW : 소비지출 최다인 반면 실업률 높고 주택담보 대출 부담
-ACT : 주택금융 및 장비 지출 부문 1위
-Tasmania : 가장 빠른 인구 증가, 강력한 주택 건설 경기
-Queensland : 인구 성장 따른 주택건설 증가
-SA: 지난 5년반 만에 실업률 최저, 설비투자는 감소
-NT : 높은 경제 생산, 낮은 소비 지출. 인구 성장으로 주택건설 및 주택담보 대출 증가
-WA : 취약한 고용시장, 건설 및 장비 지출 회복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