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묵은 어묵(Eomuk)이다"
Newsroh=박기태 칼럼니스트
최근 대형마트에서 어묵을 구입하다가 정말 이상한 걸 발견했습니다.
한국의 대표적인 식품 대기업 CJ를 포함해서, 다수의 유명 식품기업, 그리고 어묵 식당에서 심지어 정부기관, 포탈 사이트, 영어사전 조차도 어묵에 대한 영어 명칭과 설명을 이해하기 힘들게, 정말 이상하게 표기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바로 어묵을 생선 케익(fish cake)으로 표기하고 있었습니다.
만약 제가 외국에 갔는데 누군가가 저에게 케익과 생선을 섞어 만든 요리가 있다고 하면 전 정말 먹기 싫을것 같은데요.
실제로 외국인들은 생선 케익이란 말을 들었을때 어묵을 생각하지 못하고 괴기스럽고 이상한 음식으로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우리가 피자를 서양 전, 스파게티를 서양 국수라고 안하고 그냥 피자, 스파게티라고 하는것처럼 어묵도 그냥 어묵으로 하면 왜 안되는걸까요?
왜 우리는 김치전을 김치 팬케익으로 소개하는것처럼 너무 지나치게 너무 친절하게 외국인들의 입장만 배려할까요?
지나친 배려(配慮)가 우리나라에도, 그리고 외국인에게도 장기적으로 좋지 않다는 것을 왜 모를까요?
그리고 김치전을 김치 팬케익으로 하는건 그렇다치더라도 어묵을 ‘생선 케익’으로 하는 생각은 도대체 왜 그렇게 하는 걸까요?
어묵을 당당하게 영어로(Eomuk)으로 사용하고 부가 설명부분에 어묵에 대한 간단한 설명을 넣어주거나 fish paste(생선을 으깨어 반죽같이 만든 것)로 하면 되지 않을까요? 꼭 fish cake 로 해야 했을까요?
2018년 7월 말 우리나라 정부에서 어묵을 한국의 혁신성장 전략산업과 수출 효자상품으로 집중 발전시킨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를 위해 해양수산부는 어묵 수출을 통해 어묵산업 발전과 활성화 추진안을 발표한다고 합니다.
어묵 수출 활성화방안을 추진하는 정부기관, 그리고 식품기업에서 이런 작지만 중요한 부분도 관심을 가져주었으면 좋겠습니다.
김치전을 김치 팬케익, 불고기를 코리안 BBQ, 김밥을 코리안 스시롤 등등 왜 우리는 한국의 수많은 음식을 유사하거나 비슷한 다른나라 상품을 통해 그 유명세를 빌리려고만 할까요?
천리길도 한걸음부터라는 말처럼 우리 스스로 주체적으로 만들어나가면 안될까요?
이웃나라 일본이 스시, 오뎅, 돈까스, 타코야끼등 자국의 음식명 그대로 영어 상품화해서 전세계에 홍보하는걸 부러워하기만 해야 할까요?
거창한 어묵 수출 프로젝트을 추진하기보다 차근 차근 작지만 중요한것부터 실천하면 안되는걸까요?
곧 어묵을 생선케익으로 소개하고 있는 우리나라 대표적인 회사, 그리고 관련 기관, 국내 포탈 사이트 등에 편지를 보내볼까 합니다.
한편 사이버 외교사절단 반크는 김치전을 김치 팬케익으로 소개하는 국내 식품기업들을 김치전으로 소개하는 운동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아래는 오뚜기에서 보낸 답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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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신> 김치전을 김치 팬케익으로 표기한 우리나라 대표 식품기업에서 제 편지를 받고 언젠가(?) 수정한다는 답변이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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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박기태 고객님.
(주)오뚜기입니다.
먼저 고객님께서 수차례 문의를 주셨음에도 신속한 답변 드리지 못해 정말 죄송합니다.
관련 내용은 관련 부서와 담당자 확인이 필요하고, 명확한 답변을 드려야 하기에 대응이 늦어진 점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보내주신 내용에 대한 답변은 하기 내용을 참고 부탁드립니다.
먼저 폐사의 김치전믹스 영문 제품명을 전(Jeon)으로 표기하지 않은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소비자 입장에서 생각하는 식품 기업으로서 가장 알기 쉬운 제품명 표기를 원칙으로 합니다.
2) 외국인 소비자 역시 저희 제품을 쉽게 인지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 소중한 고객입니다.
3) 세계적으로 Jeon 표기 및 메뉴 인지도는 직관적인 연상이 가능할 정도로 높지 않은 상태입니다.
4) 따라서 Jeon과 가장 유사한 Pancake 표기를 통한 직관적인 제품 유형 인식 유도를 목적으로 합니다. 이는 또한 Korean Kimchi Pancake 시식 - 긍정적 태도 발현 - Jeon이라는 한식에 대한 정보 탐색 및 인지 구축 모델을 통해 Jeon이라는 한식에 대한 인지도를 점차 늘리고자 함입니다.
제기해주신 의견을 겸허히 참고하여 저희가 가진 시장에 대한 전문성을 발휘해, 추후 Pancake가 아닌 Jeon으로서 당사 제품을 판매하며 올바른 한식 세계화에 도움될 기회를 마련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글로벌웹진 NEWSROH 칼럼 '박기태의 세계로 가는 반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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