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여정’ 전시회, 미술평론가 존 맥도널드 리뷰
“몇 시간, 하루, 한 주, 그리고 몇 달, 켜켜이 쌓인 시간들은 상상만 해도 힘겹다. 견고한 인내심이 빚어낸 완전함이다. 공예의 포인트를 가장 효과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전시회다.”
시드니모닝헤럴드는 4일 주말판에서 리뷰 기사 ‘완벽의 순수함(Plain perfection)‘을 통해 한국 공예의 아름다움을 집중적으로 조망했다.
존 맥도널드 미술평론가는 한국 공예 전시회 ‘시간의 여정’을 두고 “한국인들에 대해 어떠한 것이라도 알고 있다면, 그들이 엄청난 역사적 고난을 이겨낸 강건하고 단호한 사람들이라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라며 “이번 전시회는 그들의 그러한 자질이 세밀하면서도 완전한 작품들을 어떻게 만들어 내는지를 보여주고 있다”고 평했다.
주시드니한국문화원에서 열리고 있는 ‘시간의 여정’은 한국을 대표하는 현대 공예 작가 22명이 만든 총 81여 점의 작품들을 전시하고 있다. 작가뿐 아니라 무형문화재 장인들의 손길을 더해 작품이 탄생하기까지 과정을 ‘자연’, ‘사람’, ‘사물’로 나눠 그 기나긴 시간들을 들여다본다.
맥도널드 평론가 또한 이 점에 주목해 한 번의 붓질로 예술 작품이 나올 수 있지만 한 번의 망치질로는 공예 작품이 탄생할 수 없음을 강조하며 그 견디기 힘든 ‘시간들’에 대해 강조했다.
특히 개막식에 참석한 민복기 작가가 말한 “한국 공예 작품의 근간은 고통에서의 회복”이란 점을 인용해 트라우마가 있는 사람들에게는 조그마한 반복적인 작업이 편안함을 줄 수 있다고 언급하며 맥도널드 평론가 역시 ‘치유’에 공감을 표했다. 그는 “한국인의 마음엔 공예 치유법을 깊게 받아들인 무언가가 존재한다”며 “한국의 공예품에는 일본 공예품의 끊임없는 완벽주의도 존재하지만 동시에 아름다움을 훨씬 더 강조한다”고 분석했다.
또 한국 작품의 특징으로 ‘순수함’에 주목했다. 맥도널드 평론가는 “미학적 아름다움으로 관람객들에게 감동을 주는 것 대신 작품들을 통해 창작자의 ‘자기 훈련’을 보여주고자 했다”는 조기상 예술감독의 의도를 빌려와 자연과 천연 재료와의 특별한 관계와 또 그것의 한국 공예와의 밀접한 관련성을 조망했다.
맥도널드 평론가는 고도의 집중력을 요하는 극한의, 반복적인 작업에서 빚어지는 ‘삶의 특별한 형태’를 지적하며 그것이 이뤄낸 정신성도 높이 샀다. 조 예술감독이 그것을 ‘자신을 비워내는’ 작업이라고 언급한 것을 두고 맥도널드 평론가는 자기를 비운다는 개념의 ‘케노시스’로 그 숭고함을 일컬었다. 그는 “이러한 (자기 비움) 과정이 굉장한 걸 이뤄냈다”며 “한국 공예서 ‘자기 비움’은 단순히 내적인 평화가 아닌 무한한 아름다움으로 구현됐다”고 전시회에 대한 호평을 아끼지 않았다.
‘시간의 여정’ 전시회는 월-금요일 오전10시-오후 6시 무료로 주시드니한국문화원에서 감상할 수 있으며 전시회와 관련한 문의는 문화원(02 8267 3400)으로 하면 된다. 9월 14일까지.
<사진 설명: 시드니모닝헤럴드에 게재된 한국 공예 전시회 ‘시간의 여정’ 리뷰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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