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 평화의 소녀상 건립 2주년 및 세계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을 기해 위안부 피해자들의 아픔을 기억하고 일본 정부의 공식 사과를 촉구하는 기념행사가 마련됐다. 평화의 소녀상이 위치한 애쉬필드 연합교회 빌 크루즈(Bill Crews) 목사가 소녀상의 의미를 설명하고 있다(사진).
‘시소추’, 현지 교인들과 기림 예배-문화공연-사진전 진행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아픔을 기억하고 일본 정부의 공식 사과를 촉구하는 관련 행사가 올해에도 이어졌다.
지난 2016년 대양주 지역에서는 최초로 평화의 소녀상을 건립한 ‘시드니 평화의 소녀상 실천 추진위원회’(시소추. 공동대표 박은덕 염종영)는 ‘세계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8월14일) 및 시드니 평화의 소녀상 건립 2주년을 기해 지난 주 토요일(11일) 기념행사를 마련하고 위안부 할머니들의 아픔을 현지인들과 나누었다.
세계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은 지난 1991년 8월14일, 고(故) 김학순 할머니가 한국 위안부 피해자 가운데 처음으로 일본군 위안부 피해 사실을 증언한 날로, 지난해 11월 한국 국회에서 승인된 관련법에 따라 올해부터 매년 8월14일 국가 기념행사로 치러진다.
‘시소추’ 주최로 ‘한인 교육문화센터’와 ‘Exodus Foundation’이 진행한 이날 행사는 ‘함께 평화’라는 주제로 기림일 기림 예배에 이어 문화 공연, 사진전시 등으로 이어졌다.
평화의 소녀상이 자리한 애쉬필드 연합교회 빌 크루즈(Bill Crews) 담임목사는 이날 현지 교인 및 동포 150여명이 참례한 기림 예배에서 70년대부터 킹스크로스(Kings Cross) 노숙자 사역을 통해, 말하지 못하고 억눌려 있던 사람들의 목소리를 대신해서 말할 때 자신의 내부를 얽어맸던 것들로부터 자유로워졌던 본인의 경험을 언급하면서 “예수가 요한복음 6장에서 말한 생명의 떡을 통한 영생이란 단지 영원히 사는 것을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라 자유롭고 질 높은 기독교인들의 삶을 강조한 것”이라며 일본의 공식 사과를 우회적으로 촉구했다.
기림 예배에 이어 소녀상이 있는 교회 마당에서의 문화 공연에서는 참석자 헌화, 피해 할머니를 기리는 시 낭송(신준식 회원의 ‘늦게 핀 꽃’), 대금 연주(이우희), 합창(힐스 지역 중창단), 기타 연주(제임스 강), 민중가요패 공연(‘하날소래’)이 펼쳐졌으며 브리즈번(Brisbane) 동포자녀 청소년(Year 5-Year 8)들로 구성된 ‘필 굿 풍물패’가 시드니를 방문, 공연을 펼쳐 큰 박수를 받았다.
풍물패에서 상쇠를 맞고 있는 윤재성 군(7학년)의 아버지 윤경로씨는 “브리즈번 청소년 풍물패가 올해 뜻 깊은 기림 행사에 참가할 수 있어 영광”이라며 “동포 자녀들에게 의미 있는 교육”이었다고 말했다. 풍물패의 박수빈 학생(Year 8)은 “위안부 이야기는 부모님으로부터 이야기를 들었고 또 영화를 통해 알고 있다”며 “위안부 행사를 계기로 자주 방문하지 못하는 시드니에 올 수 있어 기뻤다”고 전했다.
애쉬필드 연합교회에서의 문화 공연에 이어 스트라스필드(Strathfield) 광장에서는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모습과 일본군의 만행을 담은 사진전이 마련됐다.
스트라스필드(Strathfield) 광장에서 이어진 사진전시회.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현재와 과거, 일본군의 만행을 담고 있다.
올해 행사를 준비한 ‘시소추’ 전은숙 총무는 “올해 행사에 함께 하고 또 후원해 준 이들에게 감사를 전한다”고 인사한 뒤 “지난 1992년 자신도 일본군 ‘위안부’였음을 밝히고 국제사회에 이 문제를 알려온 얀 러프 오헨 할머니(94세)가 애델레이드(Adelaide)에 생존해 계시다”며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을 당부했다.
‘시소추’는 지난 2016년 8월 경기도 성남시와 ‘정신대 대책 협의회’ 후원으로 해외에서는 네 번째로, 대양주 지역에서는 첫 ‘평화의 소녀상’을 시드니에 건립했다.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