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화가 아메데오 모딜리아니(Amedeo Modigliani, 1884∼1920)의 1917년 작 유화 ‘누워 있는 나부’(Nu couché)가 5월14일 뉴욕 소더비스(Sotheby’s) 경매에서 비용과 수수료를 포함하여 1억5720만 달러에 낙찰됐다.
이 그림은 1744년에 설립된 소더비스 경매 회사가 판매한 최고가의 그림이 되었다.
현재까지 팔린 모딜리아니 작품 중 두 번째로 높은 가격이다. 지난 2015년 11월 뉴욕 크리스티즈(Christie’s) 경매에 나온 모딜리아니의 또 다른 ‘나부’는 1억7040만 달러에 낙찰돼 모딜리아니의 작품 가운데 최고가를 형성했는데, 이를 넘지는 못했다.
나체의 여인이 왼쪽으로 비스듬히 돌아누운 채 고개를 돌려 바라보는 모습을 담은 이 그림은 모딜리아니의 작품 가운데 가장 큰 것이다. 가로 147cm 세로 89cm의 작품이다.
소더비스의 공동 대표인 사이먼 쇼(Simon Shaw)는 “매우 태연하고 성적으로 자신감이 있는 여성의 누드화다. 모델은 멀리서 응시하는 게 아니라, 우리와 시선을 맞추고 있다”며 세계 제1차대전 기간 여성의 위상 변화를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모딜리아니는 파리에서 활동하던 시절, 미술품 상인 레오폴드 즈보로스키로부터 매일 15프랑을 받고 아파트에서 누드화를 그렸다. 모델은 5프랑을 받았다고 한다.
모딜리아니는 1917년 파리에서 열린 자신의 첫 번째 개인전에서 ‘나부’ 시리즈를 처음 선보였으나, 그림이 외설적이라는 이유로 전시회 개시 후 후 수 시간 만에 경찰에 의해 전시회가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모딜리아니는 모델이 누웠거나 의자에 비스듬히 기댄 자세를 취한 누드화 22점, 앉아있는 자세의 누드화 13점을 남겼으며, 상당수는 현재 세계 유명 박물관에 소장돼 있다.
이번 소더비스 경매에 나온 작품은 개인 소유인 9점의 누드화 가운데 하나이다. 이 작품의 소유자는 2003년 2690만 달러에 이를 구입했으나, 이후 모딜리아니의 작품 가치가 치솟았다.
한편, 지금까지 미술품 경매에서 최고가로 팔린 작품은 2017년 11월 뉴욕 크리스티즈 경매에서 4억 5030만 달러에 낙찰된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예수 초상화 ‘살바토르 문디’(구세주)이다.
그다음은 파블로 피카소의 ‘알제의 여인들’로, 2015년 5월 크리스티 경매에서 1억 7940만 달러에 낙찰됐다.
2015년과 이번 경매에 나온 모딜리아니의 ‘나부’는 공개된 미술품 경매가 순위로는 각각 제3위와 4위다.
그러나 경매를 거치지 않은 사적인 판매에서, 2015년 가을에 미국인 윌렘 드 쿠닝(Willem De Kooning)의 그림이 3억 유로에 크리스티즈에 의해 금융가 케네스 그리핀(Kenneth Griffin)에게 매각되었다고 여러 영미계 언론이 보도한 바 있다. 또 어느 스위스 수집가가 고갱의 작품을 2015년 2월에 3억 달러에 매각했다고 뉴욕 타임스가 보도하기도 했다.
【프랑스(파리)=한위클리】이진명 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