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EDF(국영 전기 회사)가 중국에 건설한 세계 최초의 EPR (Evolutionary Power Reactor) 발전소가 가동되었다. 이로서 EDF는 제3세대 원자력 발전소의 기술적 타당성을 입증하고자 한다.
2009년에 공사를 시작하여 4년 지연된 후 2018년 5월6일 16시52분에 본격 가동된 것이다. EPR 원자력 기술의 타당성을 입증하고자 하는 EDF로서는 중요한 첫단계다.
1600 메가와트의 강력한 출력인 이 원자력 발전소는 60년간 운영되도록 고안되었다. 중국 남동쪽 홍콩에서 남쪽으로 약 50 km 거리에 있는 이 발전소는 타이샨 1호로 명명되었으며 시험 운영을 거친 다음에 2019년에 전력망에 연결되어 광동 시에 전력을 공급할 예정이다.
이 발전소는 아레바(Areva)가 2007년에 중국에 판매했다.
EDF로 보면 매우 상징적인 단계다. 우선 중국이라는 점이다. EDF는 중국의 EPR 원자력 발전소 2개 건설 및 운영 공동 회사의 지분 30%의 주주이다. 70%의 주주는 중국 원자력 전력 공사(CGNP)다. 이 프로젝트에 EDF가 10억 유로를 투자, 올해부터 투자금 회수를 기대할 수 있게 되었다. 특히 중국은 프랑스 원자력 분야의 중요한 시장이다.
물론 프랑스 EPR만 중국에 진출한 것은 아니다. 이 타이샨 제1호기는 중국 동부 산멘(Sanmen)에 미국의 웨스팅하우스가 건설 중인 AP1000 발전기를 앞질러 가동된 원자로다. 웨스팅하우스 사는 미국에서 파산 절차를 밟고 있다. 중국측은 새 발전소 주문은 현재 건설 중인 발전소 가동 이후에 있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따라서 프랑스는 앞으로 하나 더 주문할 가능성이 있고, 미국은 없다.
오랫동안 문제시 되었던 EPR 원자력 발전소에 있어서 타이샨 제1호 가동은 프랑스의 기술력을 입증하는 계기가 될 것을 기대를 모은다.
중국에 이어 인도도 EPR 발전소 6개 건설을 고려하고 있다.
EPR의 미래는 아직도 불투명하다.
영국 남서부 힝클리 포인트(Hinkly Point)의 220억 유로에 달하는 EPR 건설 프로젝트는 2025년 가동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2개의 EPR 원자력 발전소의 건설이 영국의 동부 사이즈웰(Sizewell)에 계획되어 있는데 아직 재원 확보 조차 못하고 있다.
인도의 EPR 건설 계획은 협상 중에 있다. 금년 말 마크롱 대통령의 인도 방문 시에 협정 서명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EDF는 또 사우디아라비아에도 EPR를 판매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1990년대에 프랑스의 프라마톰(Framatome) 사와 독일의 지멘스(Siemens)가 고안해, 2011년에 처음 등장한 EPR는 러시아 로사톰(Rosatom) 사의 VVER 1200, 또 중국 정부의 강력한 지원을 받는 CGN과 CNNC의 후알롱Hualong) 1과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한다. 2017년에 EDF가 25억 유로에 매입한 프라마톰은 ‘최적화된 EPR’를 개발하고 있다. EPR는 건설하기가 쉽고, 비용도 30% 싼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원자로 1기에 50~60억 유로에 이른다. 이 원자로는 프랑스 정부가 2020년에 새 원자력 발전소 건설을 결정하면 이때 사용하기 위해 고안된 것이다. 이 새 모델은 프랑스 원자력 발전소 분야의 마지막 기회다.
【프랑스(파리)=한위클리】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