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6월 30일 현재 뉴질랜드 인구가 한 해 동안 9만명 이상 늘어나 489만명에 도달한 것으로 추산되면서 총인구 500만명 시대를 목전에 두게 됐다.
지난 8월 중순 뉴질랜드 통계국은 국내 거주하는 인구가 전년 대비 1.9% 증가했으며, 인구 증가에는 여전히 이민자들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고 발표했다.
지난 한 해 동안의 인구 변화를 분야별 증가 요인들과 함께 성별, 연령별 구성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본다.
<이민, 인구 증가의 가장 큰 요인>
6월 말 현재 인구는 488만5300명으로 추정되는데, 이 같은 추정치는 2013년 실시된 센서스 자료를 기초로 지금까지의 연도별 출입국 동향 및 국내에서 일어난 출생과 사망 등 자연증가분 등을 감안해 나온 수치이다.
이에 따르면 여전히 국내 인구 증가에는 이민이 가장 큰 요소로 작용했는데 작년 한 해 동안 이민이 인구 증가에 기여한 부분은 6만5000명에 달했다.
<도표 1>에서 볼 수 있듯이 금년 6월까지 한 해 동안 국내에서의 장기거주(12개월 이상)를 목적으로 한 입국자는 모두 12만9500명이었으며, 반면에 장기거주 출국자는 6만4500명이었다.
이에 따라 6만5000명의 인구 순증이 이뤄졌는데, 그러나 이는 한 해 전인 2017년 6월말까지 연간 증가분이었던 7만2400명에 비해서는 7400명이나 감소한 것이다.
즉 전년에 비해 장기거주 입국자는 1.9% 줄어든 반면 해외에서 장기간 거주하려고 출국한 사람은 9.3% 늘어났으며, 이로 인해 인구 증가에서 이민으로 인한 증가 비율은 전년보다 다소 줄어들었다.
<꾸준했던 인구 자연 증가>
한편 연간 사망자와 출생자를 가감한 이른바 인구의 ‘자연 증가(natural increase)’ 역시 작년 한 해 동안 2만6500명에 이르면서 꾸준한 모습이었다<도표1>.
이 기간 동안 출생아는 6만200명이었는데 이는 전년의 6만400명에 비해서는 200명이 줄어 감소율은 0.7%였다.
반면 연간 사망자는 그 전년의 3만2300명보다 4.3%나 증가한 3만3700명으로 집계돼 두 분야를 가감한 인구의 자연 증가가 2만6500명에 이른 셈이다.
인구 자연 증가 중 이처럼 사망자가 크게 늘어난 이유는 총인구에서 차지하는 노령인구의 비중이 해가 갈수록 크게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현상은 지난 2017년 6월말 현재 72만3100명으로 추정되던 65세 이상 인구가 올해 6월말에는 74만6900명으로 2만3800명이나 더 늘어났다는 사실에서도 엿볼 수 있다.
이 같은 이민자 유입과 자연 증가로 금년 6월말까지 연간 9만1500명의 국내 인구가 늘어났으며 작년 대비 연간 인구 증가율은 1.9%였다.
이 같은 증가율은 2.14%였던 작년보다도 조금 낮아졌지만 이웃 호주의 증가율 1.6%나 같은 기간 세계 인구 증가율 1.2%보다는 높은 상황이다.
이로서 뉴질랜드 인구는 지난 2013년 6월말 기준으로 조사된 센서스 이래 지금까지 5년 동안 44만3200명의 인구가 증가했는데, 이는 이 기간 동안 와이카토 지역 만큼의 인구가 더 생긴 셈이다.
<젊은 세대 압도한 노인 인구 증가율>
한편 금년 6월말까지의 연간 인구 증가를 각 연령대별로 구분한 <도표2>를 보면 뉴질랜드의 인구 증가와 더불어 노령화 역시 심해지고 있음이 수치로 다시 확인된다.
앞서 언급했듯 해당 기간 동안 65세 이상 노인 인구는 연간 증가율이 3.3%에 달하면서 전체 평균 증가율인 1.9%보다 훨씬 높았다.
이는 163만4900명에서 168만800명으로 늘어나면서 노인 인구에 이어 증가율이 두 번째로 높았던 15~39세 연령대의 2.8%에 비해서도 한결 높은 증가율이다.
0~14세 연령대는 93만3700명에서 94만4600명으로 1.2%가 증가했으며, 40~64세는 150만2200명에서 151만3100명으로 0.7%의 낮은 증가율로 연령대 구분 중 인구 증가가 가장 적었다.
한편 위와 같은 금년도 연령대별 인구 증가 현황을 1년 전인 2017년도 자료와 비교해보면 증가율 상으로는 그리 큰 변화가 없었음을 알 수 있다.
작년 역시 65세 이상에서는 증가율이 3.5%에 달했으며 15~39세가 그 다음으로 높은 3.3% 증가율을 보였고, 0~14세 연령대가 1.3%를 기록한 가운데 40~64세 연령대는 0.8%로 올해와 마찬가지로 연령대 구분에서 가장 낮은 증가율을 기록한 바 있다.
이와 같은 올해와 전년도 연령대별 인구 증가 추세를 보면, 노령화 문제와 함께 생산 가능한 젊은층을 어떻게 늘릴 것인가 하는 문제는 여전히 뉴질랜드가 가진 숙제임을 다시 확인시켜 준다.
<꾸준히 진행 중인 인구 노령화>
한편 전체 인구를 역시 4개 연령대로 구분해 지난 1998년부터 2018년까지 20년 동안의 각 연령대별 증가 추세를 나타낸 그래프<도표3>를 보면 몇몇 특성이 나타난다.
이 중 65세 이상 인구 증가 추세(녹색선)는 완만하지만 꾸준히 상승 곡선을 그려 앞서 1년 간의 추세에서도 확인했듯이 뉴질랜드의 인구 노령화가 계속 진행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반면 0~14세 인구(청색선)는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별다른 변화가 없어 그래프의 곡선이 거의 오르내림이 없는 평탄한 모양이다.
실제로 지난 1998년 87만6300명이었던 이 나이대 인구는 10년 뒤인 2008년에 89만550명, 그리고 2018년에는 94만4600명으로 나타나 계속 늘기는 했지만 총인구 변화 추세에 비해서는 그 변화 규모가 그리 크지 않았다.
반면에 1998년에 44만2200명이었던 65세 인구는 10년 뒤 53만5000명을 거쳐 2018년에는 74만6900명에 달하면서 다른 연령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급증 추세임을 보여준다.
한편 15~39세 연령대(노란색선)는 1998년에 142만9600명으로 전체 인구 중 숫자가 가장 많았는데, 2001년에는 한때 오히려 138만8800명으로 줄어드는 모양을 보였다.
이후 2014년에 148만1100명을 기록한 후에는 급격하게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면서 올해 6월에는 168만800명까지 늘어났다.
이처럼 최근 몇년 동안 15~39세 연령대 인구가 증가했던 배경에는 같은 기간에 이민자와 학생비자를 가진 젊은 나이대 입국자들이 급증했던 게 원인으로 보여진다.
한편 20년 전에 106만7000명이었던 40~64세 연령대(적색선)는 이후 2011년에 143만4100명이 되는 등 상당한 증가세를 보였지만 이후에는 증가세가 다소 누그러져 2018년 현재 151만3100명을 기록 중이다.
<전 인구 및 30세 이상에서 여성이 더 많아>
한편 총 489만명에 근접한 전체 인구 중 남성은 241만명, 그리고 여성은 248만명으로 각각 나타나 여성 100명당 남성이 97명 수준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 남여 총인구를 연령별로 좀더 세밀하게 분석해보면 여성은 ‘중간 나이(median age)’가 38.2세인 것에 비해 남성은 이보다 낮은 35.6세로 각각 나타났다.
이와 같은 연령별 성별 분포는 <도표4>에서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는데, 이를 보면 30세 이상 연령대에서는 모든 연령대에서 여성 인구 비율이 높은 반면 남성은 30세 미만 전 연령층에서 상대적으로 인구 비율이 높다.
실제로 이 도표를 수치화한 관련 자료를 보면, 20~24세 연령대에서는 남성이 여성보다 1만4600명이 많은 반면 45~49세 연령대에서는 여성이 1만4000명이 더 많다.
연령대별로 성별 분포가 이처럼 갈리는 이유는, 나이가 낮을수록 출생을 비롯한 자연 증가와 이민 등 양 부문 모두에서 남성의 인구 증가 추세가 여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았기 때문이다.
통상 뉴질랜드에서는 남아와 여아의 신생아 비율이 105명 대 100명으로 나타나며, 또한 이민 부문에서도 취업비자나 영주권을 받고 오는 이민자들, 그리고 학생비자로 입국하는 사람들 역시 여성보다는 남성 비율이 높다.
나아가 특히 노령층에서는 여성 평균 수명이 남성보다 높다는 점도 나이가 올라갈수록 여성 인구가 더 많아지는 현상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통계국에서는 분석했다.
▲ 도표 5: 지난 20년간 자연증가 및 순이민자 변화 추세
<인구 증가 좌우하는 이민자들>
금년 6월말까지 증가한 인구 9만1500명 중에 6만5000명이 이민자였다는 수치는 연간 국내 인구 증가의 71.3%가 이민으로 발생했음을 보여준다.
이는 한 해 전과 별로 다르지 않은 수치인데, 이처럼 근래 들어 수년 동안 이민자들이 뉴질랜드의 인구 증가에 기여하는 현상은 역사적으로도 상당히 드문 일이다.
실제로 지난 1992년에는 순이민자가 해당 연도의 자연증가분이었던 3만 3000명에 비해 아주 적은 3600명에 불과했었다.
이후 이민자가 계속 늘어 1996년에는 순이민자가 2만 9100명의 자연 증가를 압도한 2만 9500명에 달하기도 했지만 이후 다시 급속히 감소, 1999년에는 오히려 순이민자가 마이너스 1만 1400명으로 국내 인구 증가 정체에 큰 영향을 미쳤다.
2001년에도 마이너스 9300명이었던 순이민자는 이민 문호가 대폭 개방된 후인 2002년에 3만 2800명으로 급증한 뒤 2003년에 4만 2500명으로 정점을 찍었다.
그러나 당시 정부가 기술사업이민에 대한 영어 점수를 강화한 후에는 다시 지속적으로 감소, 2010년의 1만 6500명을 제외하고는 거의 대부분 매년 5000명에서 1만명 선에 그쳤다.
이처럼 뉴질랜드 정부의 이민 정책에 따라 춤추던 순이민자 숫자는 2010년 이후 더욱 감소하기 시작해 급기야 2012년에는 마이너스 3만 2000명에 달했다.
이는 당시 아시아 등지에서 온 이민자들이 줄어든 영향도 있었지만 그보다는 경제가 호황이었던 호주로 일자리를 찾아 뉴질랜드의 젊은이들이 대거 빠져나갔던 영향이 컸다.
이후 2013년부터 다시 순이민자 숫자는 증가로 돌아섰으며, 지난 2015년에 5만 8300명, 그리고 2016년에 6만 9100명을 기록했던 순이민자는 2017년 6월에는 7만 2300명에 달하며 절정을 이르렀다.
이 무렵 국내 인구도 급증했는데, 이 배경에는 신규 이민자도 늘면서 이와 동시에 호황이던 호주 경제가 침체된 반면 국내 경기는 상대적으로 활기를 띠었으며, 또한 호주의 국내 정책에 영향을 받은 키위들이 대거 귀국길에 오른 게 큰 영향을 미쳤다.
결국 이와 같은 제반 상황을 놓고 보면, 애초 국가 생성이 이민으로 이뤄진 뉴질랜드는 노령화나 산업생산 등 사회, 경제, 정치적 문제들을 이민으로 해결해야 하는 숙명을 타고났다고 할 수 있다.
이는 초기에 취업, 학생비자 등 단기성 비자로 입국한 이들이 영주권 획득이나 비자 연장으로 장기거주자로 바뀌는 추세가 최근의 인구 증가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한 통계국 관계자들의 지적에서도 확인된다.
<눈앞에 다가온 인구 500만명 시대>
8월 16일(목) 오후 7시 현재 통계국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는 이른바 ‘인구시계(population clock)’는 489만 6737명이라는 숫자가 뜨고 있다.
이와 함께 매 5분 55초마다 인구가 1명씩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는데 이는 작년 같은 무렵의 6분 39초보다 한결 더 빨라진 상황이다.
그 아래에는 8분 38초마다 신생아 1명, 반면 사망자는 14분 23초에 한 명씩 발생하고 매 8분 9초마다 순이민자가 한 명씩 더 늘어난다고 했는데, 작년에는 10분 23초마다 순이민자가 한 명 늘어난다고 설명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만약 지금과 같은 증가 추세가 계속되면 뉴질랜드의 총인구는 내년 후반기, 늦어도 2020년 초에는 500만명에 도달할 것으로 보여진다.
그러나 앞서도 언급했듯 뉴질랜드는 이민이 인구 증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이 같은 추정이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당연히 현재와 같은 수준의 이민자 유입이 필요하다.
남섬지국장 서 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