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roh=황길재 칼럼니스트
오늘도 트럭 파킹에 멈췄다. 오후 6시가 되기 조금 전이었다. 원래 계획은 러브 트럭스탑에서 샤워도 하고 하룻밤 쉬어가려 했다.
새벽 5시 조금 넘어 출발했다. 아직은 어두웠다. 트럭 주차장 입구와 출구까지 트럭들이 줄지어 있었다. 간밤 늦게 도착한 트럭들일 것이다.
3시간 정도 달리고 휴게소에서 쉬며 아점을 먹었다. 급수대에서 물도 채웠다. 마실 생수는 따로 있다. 이 물은 라면이나 커피를 끓이거나 양치나 세수 용도로 쓴다. 연료를 확인해 보니 다음 주유 계획한 곳까지 못 갈 것 같았다. 그 뿐이 아니라 주행 중에 계기판이 빠른 속도로 내려갔다. 오죽했으면 연료탱크가 새나? 아니면 어제 누가 연료통 뚜껑을 열어 놓았나 의심이 갈 정도였다. 위기 상황이다. 가장 가까운 주유소로 향했다. 주유기 앞에 트럭을 세우자마자 퀄컴 단말기로 매크로 27번을 보냈다. 연료량을 체크해서 보내면 최적의 주유소를 지정해서 알려준다. 지금 멈춘 주유소에서 86갤런을 주유하고 펜실베이니아 어딘가에서 120갤런 가량을 주유하라는 메시지가 왔다. 내려서 주유를 하려니 에러 메시지가 뜬다. 원래 계획한 주유소가 아니어서 그런 모양이다. 아직 시스템 업데이트가 안 됐나 보다. 회사 연료부서로 전화해 내 연료카드를 풀어달라고 요청했다. 주유를 마치고 트럭 아래를 살펴봤다. 트럭은 연료통이 양쪽에 있다. 각 100갤런씩 총 200갤런이 들어간다. 오른쪽 연료통 밑으로 액체가 줄줄 흐른다. 구멍이 났나? 가까이서 확인하니 에어컨에서 나오는 물이 연료통을 따라 흐른 것이다. 휴 다행이다. 86갤런을 주유했는데 실제 나와야 할 수치보다 계기판이 높게 나왔다. 연료 계기판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듯하다. 당분간 주의 깊게 살펴봐야겠다.
내가 멈춘 곳은 파일럿 주유소다. 86갤런을 주유하고 나니 지난번에 리퍼 연료 조금 넣은 것과 합쳐 무료 샤워 포인트가 됐다. 트럭을 주차하고 샤워를 했다. 계획이 바뀌었다. 샤워를 했으니 러브 주유소를 고집할 필요가 없다. 가는만큼 가다가 시간이 되면 적당한 곳에서 멈추면 된다.
3시간 가량을 더 달려 도착한 곳이 오하이오 주의 트럭 파킹이다. 별도 건물에 화장실과 자판기가 있는 고속도로 휴게소와 달리 트럭 파킹은 화장실 뿐이다. 그나마 이곳은 간이 화장실이다. 그래서인지 현재 시간이 오후 9시인데도 자리가 있다. 나처럼 음식을 자체 해결 가능한 트럭 아니면 이곳은 불편하다. 식사나 샤워, 수세식 화장실이 필요한 사람들은 트럭스탑을 갈 것이다.
목적지까지 약 400마일 남았다. 내일 중 도착 가능한 거리지만 월마트는 약속 시간에 가야 한다. 내일 새벽에 이곳을 출발해 정오 경 가까운 트럭스탑에서 주유하고 다음날 새벽까지 기다렸다 출발할 계획이다.
지난 10일 오하이오에서부터 나와 함께 여행하는 파리가 있다. 원래는 더 많았다. 창문을 열어도 안 나가던 녀석들이 Albany Fresh의 썩은 고기 냄새를 맡더니 모두 밖으로 사라졌다. 의리 없는 놈들. 웬 천국이냐 싶었을게다. 그런데 유일하게 한 마리만 남아 나와 며칠째 여행 중이다. 이 녀석은 그다지 성가시게 굴지도 않는다. 따로 먹을 것을 챙겨주지도 않는데 알아서 먹는 모양이다.
트럭 안의 다차원 통로
물건이 사라진다. 좁은 트럭 안에서도. 도무지 찾을 수 없다.
어렸을 때 나는 종종 집 안에 4차원으로 통하는 구멍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렇지 않고서야 물건들이 감쪽같이 사라질 턱이 있겠는가. 4차원으로 사라진 물건들은 얼마 시간이 지난 후 3차원 세계로 다시 돌아오기도 했지만 많은 물건들은 4차원에 남았다. 화가 난 나는 빨리 돌아오지 않으면 가만두지 않겠다고 협박을 했다. 그리고는 약속 시간을 넘어 돌아온 물건을 부숴버리는 만행(蠻行)을 저질렀다.
좀 더 성장한 후에 4차원은 우리가 사는 3차원에 시간을 더 한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됐다. 그리고 5차원이나 6차원 등 더 많은 차원이 있다고 과학자들이 얘기했다.
트럭키와 화물 자물쇠키가 없어졌다. 주유소 가게에서 신라면 사발면을 발견하고 득템했다고 의기양양해 돌아온 직후였다. 설마 어디 있겠지하고 마음 놓으며 커피까지 한 잔 만들어 마셨다. 슬슬 찾아나섰지만 나오지 않았다. 랜턴까지 사용해 구석구석 뒤졌다. 다행히 모두 여벌 키가 하나 씩 있다. 분명 가게에 갈 때 문을 잠그고 갔고 트럭 안에 들어왔다는 것은 열쇠로 열었다는 얘기다. 다차원 구멍 외에는 설명이 안 된다. 혹시 내가 문을 안 잠그고 갔던 것인가? 오가다가 흘렸나? 가게에서 계산하려고 지갑 꺼낼 때 빠졌나? 나는 내 기억을 믿지 못 하게 됐다. 이것 만큼 나쁜 일은 없다. 내가 왔던 길을 돌아갔다. 가게 직원 아줌마에게도 물었다. 내 열쇠 꾸러미는 없었다. 체념하고 침대에 앉았다. 노트를 집어든 순간 열쇠 꾸러미가 그 아래 있었다. 이번엔 빨리 돌아와줘서 고맙다.
오늘 아침에는 새벽 4시가 조금 넘어 출발했다. 깜깜했다. 그도 그럴 것이 DST 아니면 원래는 새벽 3시다. 광대한 지역을 같은 시간대로 묶다 보니 어떤 지역은 서머타임이 맞지 않는다. 이곳만 해도 밤 9시 넘어야 어둑해진다. 정오가 되기 전에 운행을 마쳤다. 연료를 채우기로 지정한 Flying J 주유소다. 트랙터, DEF, 트레일러 순으로 채웠다. Flying J는 Pilot에 합병돼 Pilot Flying J라는 주유소 체인이 됐다. 어떤 곳은 Pilot을 어떤 곳은 Flying J라는 간판을 달고 영업하지만 리워드 카드는 같이 쓴다. 약 120갤런을 넣으니 또 한 번의 샤워 크레딧이 생겼다. 나중에 써야지.
내일 월마트 DC는 경로에 따라 40마일에서 70마일까지 차이가 났다. 고속도로로 가면 70마일이 넘고, 국도로 질러가면 40마일이다. 한 밤중에 국도를 타도 괜찮을지 모르겠다. 새벽 3시에 출발하기로 했다.
다음 화물 제안이 들어왔다. 펜실베이니아에서 노스캐롤라이나로 사무엘 애덤스 맥주를 실어나르는 건이다. 모레 새벽 5시 30분까지 배달인데 시간이 되려나 모르겠다. 또 다른 문제는 맥주 공장 마당이 엄청 좁다. 구글맵으로 확인해 보니 현재 내 실력으로는 무리다. 적당히 핑계대고 다른 건을 받아야겠다. 글렌에게는 한 달 정도는 쉬운 곳으로 달라고 얘기를 했는데 주말이나 야간 담당은 모를 것이다.
글로벌웹진 NEWSROH 칼럼 ‘황길재의 길에서 본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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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망간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다
새벽 3시에 트럭스탑에서 출발했다. 가민 GPS가 안내한 40마일 코스를 골랐다. 얼마 지나지 않아 왜 퀄컴이 70마일 고속도로 우회 코스를 잡았는지 알았다. 대형 트럭이 다니기 힘든 가파른 고개를 넘는 길이었다. 어떤 곳은 등판각(登板角)이 11도에 달했다. 기어 6단으로 시속 20마일 이하 속도로 기어갔다. 결국 1시간도 훨씬 더 걸려 도착했다. 시간 단축 효과도 없었다. 미니 록키 산맥 넘는 연습한 셈 쳤다.
월마트 닥에 트레일러를 댔다. 칼같이 반듯하지 않아도 하역 작업에는 지장이 없다는 것을 알았다. 조금 비뚤어져도 오차 범위 안에만 들면 된다.
어제 예고했던 후속 작업이 들어왔다. 생각을 바꿔 작업을 받기로 했다. 어떻게든 되겠지 하는 심정이었다. 도망간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다. 트레일러 세척은 하지 않아도 됐다. 놀랍도록 깨끗했다. 팰럿 나무 파편 한 조각만 있었다. 냄새도 전혀 나지 않았다. 월마트에서 판매할 상품으로 생닭을 낱개 포장한 것이라 그런 모양이다. 시간을 벌었다.
사무엘 아담스 공장에 도착했다. 밤에 왔으면 못 찾았을 법한 위치다. 공장 안은 복잡하고 좁았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드랍 앤 훅이다. 트레일러를 내려 놓을 장소가 협소했다. 평소 내 기술로는 불가능한 곳이다. 도와줄 사람도 없다. 차량 교통을 막고 90도 후진으로 들어갔다. 거리가 안 나와 몇 번을 낑낑 거리며 오갔다. 기다리고 있는 트럭에게 뒤를 봐달라고 했다. 그는 내려서 봐줄 생각은 않고 트럭에 앉아 있었다. 그래도 내가 부딪힐 뻔 하니까 경적을 한 번 울렸다. 간신히 해냈다. 누구의 도움 없이 한 것 중 최고의 난이도였다. 다음은 맥주가 실려 있는 트레일러를 찾아 연결했다. 거기까지는 간단했다. 드라이브 타이어와 텐덤 타이어의 무게 균형을 맞추느라 한참을 보냈다. 남들 같으면 20분 정도면 끝내고 나갔을 일을 나는 한 시간도 넘게 걸렸다.
오늘 남은 시간은 채 7시간이 안 된다. 배달지까지는 9시간 거리. 오전 3시에 시작했으니 오후 5시 이전에는 어딘가 주차해 있어야 한다. 거의 난스탑으로 달렸다. 최대한 멀리 가기 위해서다. 100마일 정도 떨어진 곳이면 좋다. 내일 오전 3시에 출발하면 2시간 정도 달려 배달 시간을 맞출 수 있다. 후보가 두 곳으로 압축(壓縮)됐다. 한 곳은 고속도로 휴게소. 트럭 주차 공간은 8대다. 적기는 하지만 낮 시간이니 가능성이 있다. 혹시 자리가 없으면 다음 트럭 스탑으로 간다. 그곳은 트럭 20여대 주차가 가능하다. 이 두 곳을 지나가면 한참 가서야 주차 공간이 나온다.
오후 4시 조금 넘어 휴게소에 도착했다. 다행히 자리가 있다. 트럭 주차 공간에 어떤 픽업 트럭이 주차를 하고 있다. 픽업 트럭을 지나쳐 후진으로 평행 주차를 시도했다. 주차선 안에는 들어갔지만 각도가 삐딱하다. 내가 주차하니 픽업 트럭은 떠났다. 조금 빨리 떠나지. 이리저리 앞뒤로 몇 번을 오가며 최대한 선을 맞췄지만 한계가 있다. 할 수 없다. 이 정도가 최선이다. 10시간 휴식이 끝나자마자 출발해야 한다. 여기서 노스캐롤라이나 그린스보로(Greensboro)까지는 2시간이 조금 더 걸린다. 새벽 2시에 알람을 맞췄다.
오늘 아침에 마친 배달 서류를 스캔해 보냈다. 트립시트와 관련 서류 및 영수증을 모두 보내야 일이 끝난다. 그래야 주급(週給)이 나온다. 동부시간 기준 화요일 오후 5시가 마감이다. 수요일에 페이첵이 나오고 실제 입금은 금요일에 된다.
회사 베네핏 부서와 통화를 했다. 90일 이내에 의료보험과 생명보험, 상해보험 등 회사에서 제공하는 혜택을 받을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 4월 16일자로 입사 처리 됐으니 나는 90일을 넘겼다. 자칫하면 과태료(過怠料)가 나온다. 그 전에 몇 번 전화를 했지만 연결이 되지 않았다. 오늘은 연결이 됐다. 건강보험은 메디케이드를 받고 있으니 현재로서는 따로 들 필요가 없다. 작년에 워낙 벌이가 시원찮았다. 올해도 반년은 형편 없었으니 오바마케어가 회사 건강보험 보다는 저렴할 것이다. 생명 보험 두 가지만 들고 수혜자는 아내로 했다. 나머지 상해보험, 장애보험 등은 모두 거절했다. 자세히 알아보고 나중에 들어도 된다.
‘트럭만사 새옹지마’
사고는 쳤지만..
사고를 치고야 말았다. 아니 어쩌면 그 정도 사고라서 다행인지도. 애초에 받지 말았어야 할 화물을 받은 탓인가?
맥주 실을 때부터 쉽지 않았다. 내리는 일은 훨씬 어려웠다. 나쁜 일에는 조짐이 있나? 새벽 2시에 일어나 준비하고 출발하려니 퀄컴 네비게이션이 배달처 주소를 인식하지 못했다. 4개월 동안 처음 있는 일이다. 퀄컴은 최적의 경로는 아니라도 항상 정확한 위치에 데려다 주었다. 할 수 없이 발주서에 적힌 주소를 입력한 후 갔다. 새벽 4시 40분 배달처 주변에 도착했다. 가민과 퀄컴 모두 그 위치를 가리켰다. 구글맵을 통해 미리 확인한 지형과 같았다. 도로에서 진입로로 들어선 순간 트럭 진입금지 안내판이 보였다. 이미 늦었다. 일반 소형차 주차장이다. 앞에 출입구라고 생각했던 부분은 철망으로 막혀 있었다.
밤운전은 이래서 좋지 않다. 트럭을 돌릴 수 없었다. 뒤를 봐주는 사람 없이 도로로 후진한다는 것은 미친 짓이다. 전화를 걸었지만 받는 사람이 없었다. 회사 건물로 다가갔지만 아무도 없었다. 아까 혹시 나갈 길이 있나 싶어 주차장으로 좌회전하려다 각도가 안 나와 포기했는데 천만 다행이었다. 주차장은 막혀 있었다. 들어갔다면 빼도박도 못할 뻔했다. 주차장을 지나 좀 더 걸어가니 트럭 진입로가 나왔다. 트럭 한 대가 서 있었다. 창문을 두드렸다. 흑인 중년남자가 자다가 일어나 창문을 열었다. 나는 도움을 청했다. 입구를 잘못 들어와 도로로 후진해야 하는데 뒤를 봐달라 했다. 그는 기꺼이 나와 주었다. 바로 앞도 아니고 한참을 걸어가야 하는 길이다. 그가 도로의 차를 막아 주는 동안 나는 어렵게 후진해 도로로 나와 다시 좌회전해 트럭 진입로로 들어갔다. 얼마 후 걸어온 그에게 다가가 고마움을 표했다.
다른 난관(難關)이 기다리고 있었다. 마당은 좁은데다 다른 트럭들도 서 있었다. 7번 닥 양쪽에는 다른 트럭이 짐을 내리고 있었다. 닥의 간격도 좁았다. 오른쪽 공간으로 들어가서 후진해 볼까 시도해봤다가 포기했다. 절대 블라인드 사이드 후진은 하지 말라는 교훈을 되새겼다. 나는 짐을 내리고 있는 트럭 중 한대에 접근해 문을 두드렸다. 이번에는 백인 중년 남성이 자다 나왔다. 뒤를 봐달라고 부탁하며 어떻게 후진하는 게 좋을 지도 물었다. 그는 잠시 생각하더니 최대한 넓게 턴을 해 왼쪽으로 가라고 했다. 역시 그 방법 밖에 없다. 다른 트럭 두 대를 옮기고서야 턴을 할 수 있는 각도가 나왔다. 간신히 후진해 닥에 트레일러를 댔다. 선에 칼 같이 맞추지는 않았지만 오차 범위 내라고 생각했다. 나중에 트럭 후미로 가보니 땅에 허연 부스러기가 떨어져 있었다. 이게 뭘까 생각하다 트레일러를 보니 젖혀 두었던 왼쪽 문이 닥의 구조물에 찢겨져 단열재(斷熱材)가 터져 나왔다. 새벽이라 어두컴컴하고 조명도 제대로 안 된 곳에서 못 봤던 것이다. 낮이었다면 봤을 것이다. 다른 곳의 닥에는 없는 구조물이다. 여기는 한치의 오차도 없이 선에 맞춰야 했다.
출발 전 회사 도로지원팀에 연락해 트레일러 파손 사실을 알렸다. 근처 트럭스탑에 왔다. TA에는 트럭 서비스 센터가 있다. 이곳에 사진을 보였더니 자신들은 수리할 수 없다고 했다. 타이어 가는 정도의 작업은 해도 그 이상은 무리다. 지원팀에 알렸더니 샬럿(Charlotte)의 트레일러 수리공장에 가라고 했다. 2시간을 달려 도착했다. 트레일러를 내려놓고 빈 트레일러를 찾았으나 수리 끝난 것이 없다. 플릿 매니저는 세일즈팀에 연락해 빈 트레일러를 알아보겠다고 했다.
마침 샬럿에 내려와 있는 노창현 국장님 부부가 소식을 듣고 찾아왔다. 김치와 불고기 등 반찬까지 가져오셨다. 근처 식당에서 점심을 먹으며 트럭 얘기를 나누었다. 글렌에게서 30분 떨어진 곳에서 빈 트레일러를 찾았다는 연락이 왔다. 식사를 마치고 노국장님 부부와 헤어진 후 밥테일 트럭으로 이동했다. 이미 다음 화물 일정까지 나와 있었다. 빈 트레일러를 찾아 연결하고 가까운 트럭스탑 중에서 규모가 있는 곳으로 이동했다. 새벽 2시에 일을 시작했기 때문에 오후 4시에는 일을 마쳐야 한다. 20분을 남겨 두고 트럭스탑에 도착했다. 샤워부터 했다. 이제 인간 같은 몰골이 됐다.
내일도 새벽 2시에 출발할 예정이다. 몬로에 있는 타이슨 식품 가공 공장이다. 다행이도 전에 네이슨과 가본 적이 있다. 밤이라도 입구 찾는데 문제는 없을 것이다. 모레 아침까지 뉴저지 주 뉴왁에 배달하는 일정이다. 발송처나 배달처 모두 만만찮은 곳이다. 그래도 해내야지 어쩌겠는가. 더 조심하고, 더 자주 내려 확인하고, 주변에 도움 요청하고.
어떻게든 되겠지는 안일한 생각인지도 모른다. 어떻게든이 반드시 좋은 결과를 보장하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았으니. 사고 덕분에 노국장님을 만났으니 나쁜 일만은 아니다. 새옹지마(塞翁之馬)인가?
트레일러가 더러운데 시간이 없어 세척을 못 했다. 새벽에 문을 여는 세차장이 있나 모르겠다. 발송처에 셀프 세척 시설이 있다는데 이용할 수 있을까? 어떤 묘기스러운 후진을 요하는 것은 아닌지? 트럭 운전하지 않는 동안에도 온통 일정 생각이다. 제발 밤 일정은 피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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