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칼럼] 키웨스트 군도 특산품... 레몬과 다른 향긋함이 큰 차이
▲ 라임나무에 달린 라임 ⓒ 코리아위클리 |
(올랜도=코리아위클리) 박윤숙 기자 = 이번 생활칼럼에서는 미국 가정과 식당에서 단골 향료로 쓰이는 레몬과 라임의 차이를 구분하고 그 용도에 대해서도 적어볼까 한다.
라임이 주요재료로 사용되는 식품이라면 월남국수나 혹은 마가리타 칵테일을 들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스파클링 워터를 마실때나 멕시코산 맥주를 마실 때도 함께 나오고 레몬 대신 라임조각을 컵 가장자리에 끼워 물을 서브하는 식당도 있다.
라임은 레몬과 혼돈하기 쉽다. 서반아어로 라임을 '리몬'이라고 부르는 것은 이 혼돈을 더 가중시켜준다.
레몬과 마찬가지로 라임에는 비타민C가 아주 많아서 영국 선원들이 괴혈병을 예방하기 위해 먹었다고 하는데, 레몬처럼 라임에이드를 만들거나 생선요리에 즙을 뿌려서 비린내를 제거 하는 등 사용용도가 레몬과 비슷하다.
다른점이 있다면 라임은 레몬보다 크기가 작고 색이 초록이며, 열매의 모양이 좀 더 동그랗다. 둘 다 신맛이 강하다는 면에서는 비슷하지만, 라임은 독특한 고유의 향이 있고 레몬보다 단 맛을 더 많이 느낄 수 있다.
라임은 익으면서 점점 노랗게 변한다. 노랗게 변한 라임이 완전히 익은 라임이라고 여겨지기도 하지만 사실 라임은 초록색일 때 수확되어 노랗게 변하기 전에 사용된다.
라임은 인도 북동부에서 미얀마 북부와 말레이시아가 원산지로 아열대·열대 지방에서 널리 재배한다.
미국에서는 플로리다주에서 최초로 재배되기 시작했다. 1906년 허리케인 이후 토양의 소모를 막기 위해 파인애플 재배가 금지된 후 대신 라임을 재배하기 시작했던 것. 그러나 1926년의 허리케인으로 라임 농장이 모조리 파괴되어 이제는 그 생산량이 대폭 줄어들었고 개개인이 정원수로 키우고 있는 정도이다.
미국내 마켓에서 찾을 수 있는 대부분의 라임은 플로리다주에서 생산된 것이거나 멕시코에서 수입된 것이다.
라임 주스는 살균 효과가 뛰어나고 간의 해독을 돕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소화를 촉진시키고 내장출혈, 가슴 두근거림, 두통, 류머티즘, 관절염, 탈모, 위궤양 등의 치료를 돕는데 쓰여져왔다.
키 라임 파이는 키웨스트 공식 디저트
▲ 키웨스트에서 판매하는 키 라임 파이 |
한편 플로리다에서 재배되는 라임중 유명한 것은 '키 라임(key lime)'이다. 키 라임은 가장 흔한 종류인 '페르시아 라임'보다 크기가 훨씬 작고 껍질이 얇은 키 라임은 평균 크기가 탁구공이나 골프공 정도이고, 노란빛이 많이 섞인 연두색을 띄고 있다.
과육은 10~12쪽으로 나뉘어 있으며 신 맛이 페르시아 라임보다 더 강하고 과즙이 풍부하다. 독특한 맛과 향 때문에 다른 음식의 향과 맛을 내는 재료로도 인기가 높지만, 키우기 힘들어 대량 재배되지 못하고 있다.
키 라임이 유명해 진 것은 플로리다 키 제도의 대표적인 음식중 하나인 '키 라임 파이' 때문이기도 하다. 키웨스트의 공식 디저트로 자리잡고 있는 '키 라임 파이' 는 미국에서도 너무 유명해 '아메리칸 파이' 라 불려지기도 한다. 키 라임 파이는 키 라임 주스로 만든 커스터드를 파이 크러스트에 채운 것으로 향긋한 라임향을 즐길 수 있다.
키웨스트 섬 사람들은 1912년 철도가 섬과 연결되기 전까지는 신선한 우유를 먹기가 힘들었다. 따라서 지금도 수퍼마켓 유제품 코너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보든(Borden)' 상표의 창시자 게일 보든이란 사람이 발명한 단맛이 추가된 농축우유가 성행했다.
이러한 농축우유는 파이의 커스터드를 만들기에 적합했으며, 더구나 키 라임이 함유하고 있는 산은 계란 노른자와 우유가 섞일때 걸쭉하게 만드는 역할을 해 키 라임 파이가 나오는 데 큰 역할을 했다.
키 라임 파이의 기본적인 레서피는 간단하다. 키 라임 주스, 계란 노른자, 깡통 농축우유, 설탕을 섞은 다음 그래함 크래커 크러스트에 붓고 오븐에 굽는다. 그리고 서브할 때 파이 위에 휘핑크림을 얹어낸다.
본래 키 라임 파이에는 열을 가하지 않았으나 계란의 살모넬라균을 염려해 요즘은 가열하고 있다.
따라서 키웨스트 지역의 일부 레스토랑은 원래의 맛을 지키고자 계란을 사용치 않고 열을 이용한 요리도 하지 않는다. 또 키 라임 파이는 옛날에는 염색을 해서 녹색으로 만들기도 했지만 요즘은 짙은 노란색으로 통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