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로 밤 중에 입과 눈 주위 물어, 감염자 중 만성심장질환 앓기도
▲ 성충 단계의 ‘트리아토마’ 모습. <자료사진> |
최근에는 ‘키싱 버그(kissing bugs)’라는 곤충이 매스컴에 종종 등장하고 있다.
<마이애미 선센티널>은 미 심장협회(AHA) 보고서를 토대로 최근 키싱 버그라는 별명을 지닌 곤충이 플로리다주를 포함한 미 동남부로 상륙해 들어오고 있다고 최근 보도했다. 본명이 ‘트리아토마(triatomine bugs)’인 이 벌레는 본래 중남미 지역에서 열대풍토병을 일으킨 흡혈 빈대의 일종으로, 미국에서는 1940년대 처음 발견됐고, 근래들어 수 십개 주로 퍼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벌레는 야행성으로 사람의 수면 시간에 활동하는 경향이 있으며, 주로 입이나 눈 주위를 물어 키싱 버그라는 별명을 지닌다.
벌레는 신체에서 흡혈 하면서 남긴 배설물을 통해 ‘샤가스 병(Chagas disease)’을 일으키는 기생충인 크루스파동편모충(Trypanosoma cruzi)을 인체에 감염시킬 수 있다. 즉 벌레가 흡혈한 피부가 가려워 그 부위를 긁으면 배설물 속 기생충이 손상된 피부를 통해 침입할 수 있다는 것이다.
AHA에 따르면 미국에서 샤가스 병 감염 환자는 약 30만명으로 주로 외국에서 감염된 것으로 조사됐다. 주요 감염 증상은 눈 주위가 붓는 것, 두통, 피로, 발진, 근육통 등이며, 감염자 3분의 1정도는 부정맥 등 만성 심장질환을 앓기도 한다.
그러나 벌레에 물렸다고 해서 모두 샤가스 병에 감염되는 것이 아니고, 감염자의 60∼70%는 별다른 증상을 나타내지 않기 때문에 전문가들은 너무 과하게 두려워 할 필요는 없다고 지적한다.
연방 질병예방통제국(CSC)에 따르면 현재 벌레 물림을 예방하는 스프레이 약품은 나와 있지 않다. 다만 벌레 피해를 최소화 하기 위해서는 창문, 벽, 문, 지붕 등을 통해 벌레가 들어올 수 있는 틈을 메우고, 집 주변에 나무 부스러기나 장작 등을 없애며, 애완동물은 실내에서 자게 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