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의 올 여름휴가는 13일 동안 캠핑카로 동유럽 쪽을 돌고 오는 여행이었다.
프랑스 스트라우스 부근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첫날을 자고, 다음날은 독일의 '검은 숲'을 지나 호숫가에서 캠핑을 했다.
이후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와 할슈타트를 거쳐 헝가리 국경을 사이에 두고 오토캠핑장에서 잠을 잤다.
유럽에서 가장 큰 호수인 벌러톤 호수를 종일 달려 루마니아 국경에서 노숙을 하기도 하고, 루마니아의 친구 집에 도착해 이틀을 머물고는 세르비아, 보스니아, 크로아티아, 이탈리아를 걸쳐 집으로 오는 긴 여정이었다.
이번 여행의 테마는 로드 트립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6200Km를 달렸고 소제목을 '호수를 따라서..'라 할 정도로 아름다운 호수를 많이 보았다. 국경만 넘으면 달라지는 풍경과 사람들을 보면서 국경선이 이렇게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경계를 넘나들며 생생하게 느껴볼 수 있었던 여행이다.
캠핑카 여행은 자유로움
유럽에 살면서 한번쯤은 꼭 해보고 싶은 캠핑카 여행은 시간, 장소에 구애 받지 않고 상황에 따라 코스를 자유롭게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마음에 드는 곳에 머물고 싶은 만큼 머물 느긋함과 여유로움이 있고, 무작정 길을 따라 여행 할 수 있는 자유로움과 숙박비와 식비의 절약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다.
현지의 식재료로 장을 보아 직접 음식을 할 수도 있고, 라면이나 스파게티, 샌드위치로 간단하게 식사도 가능하다.
짐을 싸고 풀 것도 없이, 움직이는 내 집으로 작은 자동차 안의 답답함 대신, 편안하게 장거리 여행을 할 수도 있다는, 운전을 즐기는 여행자라면 충분히 경험해볼만한 자유로운 여행이다.
특히 호텔방을 2개 빌려야 하는 4인가족이라면 여행 비용을 훨씬 절약할 수 있다.
캠핑카 여행에 필요한 정보들
여름 성수기인 7월 중순에 갑작스레 캠핑카 여행을 결정을 하다보니 인터넷 검색으로는 모든 렌트 캠핑카 예약이 끝난 상황이어 포기할까 하다가 집 가까운 곳에 위치한 캠핑카 회사를 직접 찾아갔다.
인터넷으로 검색한 가격보다 훨씬 더 저렴하게 예약할 수 있었고, 차를 직접 보면서 선택할 수 있어 결정하기 쉬웠다.
4인용 캠핑카를 차량 보험료 포함해 1일 사용료 159유로에 렌트했고, 하루 치 비용도 할인 받았다. 대여 비용은 차의 크기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어 일일 100유로에서 170유로 사이다. 한 달 단위로 빌릴 경우 더 저렴한데, 여름 성수기에 가장 비싸고 비수기에는 절반 가격이다. 7~8월을 피할 수 있다면 오토캠핑장 비용도 아주 저렴한 비수기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렌트비와는 별도로 보증금으로 1000유로를 지불했다. 집의 임대 보증금과 같은 것으로 차에 문제가 없을 경우 환불 받는다.
우리는 여행 중 좁은 숲길을 지나다가 나뭇가지에 스크래치가 생겼다. 슈퍼마켓에서 제거제를 사 닦으니 깔끔하게 마무리되었고 세차와 내부 청소를 깨끗이 해서 차를 반납할 때 100% 환불 받았다.
캠핑카는 2인용부터 6인용까지 있다. 모든 캠핑카 안에는 침대, 식탁, 샤워실, 화장실, 냉장고, 싱크대가 갖추어져 있다.
2층 침대 대신 더블 침대가 캠핑카 안쪽과 식탁 위에 있는 것을 선택했다. 캠핑카 내부는 구석구석 수납공간이 구비되어 편리했고 냉장고도 커서 편리했다.
- 사용법 : 캠핑카 생활에 필요한 침구, 식기류 등은 직접 준비해야 한다. 차 출발 전에 전원 모드를 ON으로 켜놓아야 냉장고가 작동 한다. 오토캠프장에서 전기 코드를 끼면 바로 냉장고의 배터리 모드에서 전기모드로 전환해준다.
냉장고의 전원은 배터리, 가스, 전기 등 다 사용가능하고 차에는 가스가 두 통 구비되어 있어 냉장고, 가스렌지, 샤워물을 데우는데 사용된다. 난방을 하지 않는 경우라면 차에 구비된 가스만으로 한 달 동안 사용이 충분하다.
- 주유비 : 나라별로 다르다. 헝가리, 보스니아, 세르비아, 루마니아는 주유비가 40프로 정도 낮은 가격이고 다른 나라들은 프랑스와 별 차이가 없다. 식재료도 나라별로 달라 프랑스에서 장을 보지 않고 독일에서 필요한 것을 다 구매했다. 물가가 싼 나라에서는 해먹는 대신 현지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했다.
- 고속도로 통행료 : 유럽은 나라마다 고속도로 요금과 부과방식이 다르다. 프랑스와 이탈리아는 구간별로 통행료를 내야했고, 독일은 통행료가 없다. 그 외의 나라는 비넷(Vignette)을 구입해야한다. 가격은 나라별로 달라 7유로부터 25유로 사이로 구입하지 않으면 벌금을 내야한다. 국경에 가까운 휴게소나 국경에서 구입할 수 있다. 고속도로 운행속도는 일반 자동차보다는 낮아 보통 운행 제한속도가 130이라면 캠핑카는 110이다.
- 오토갬핑장 : 나라별 가격과 서비스가 다르고, 별이 몇 개냐에 따라 가격이 다르다. 비수기에는 5유로에서 15유로 사이로 저렴하지만 여름 성수기에는 10유로에서 45유로 사이로 시설에 따라 다르다.
캠핑장에는 주방, 화장실, 샤워실, 빨래방, 주방 등이 다 갖추어져 자동차나 자전거로 여행하는 사람들이 텐트 이용을 많이 한다.
독일, 프랑스, 오스트리아 등은 캠핑장을 이용해야하지만 다른 국가들은 주차장이나 한적한 곳에 세우고 야영을 할 수 있다.
캠핑장 이용의 장점은 카메라, 노트북 등을 충전할 수 있는 전기 사용과 간단한 캠핑카 안에서의 샤워대신 뜨거운 물로 샤워를 하며 피로를 풀어주고, 차의 물탱크를 채우고, 화장실 변기통을 비우기 위해서였다. 고소도로 휴게소 내의 주유소에서도 무료로 물을 채우거나 변기통을 비울 수도 있다.
비수기 때는 ACSI(유럽캠핑시설 관리협회)에서 발행하는 할인카드를 이용해 저렴하게 캠핑할 수 있다.
- 주차장 : 캠핑카는 차가 커서 도시에 들어가면 주차가 힘들다. 파리와 같이 캠핑카 진입금지 도시들도 있다. 외곽에 차를 세우고 버스나 택시를 이용하면 편리하다.
park4night란 앱을 깔면 유용하게 캠핑카 주차장, 캠핑장 주소를 알 수 있다.
【프랑스(파리)=한위클리】 조미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