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하게 먹는 밥은 체한다'라는 말이 있다. 베트남의 에코씨티 프로젝트로 이름을 알렸던 투티엠 신도시 개발이 딱 여기에 해당된다.
베트남 정부가 부동산 열풍에 편승해 성급하게 욕심을 부렸다가 거센 반발에 부딪혔다. 이주민에게 입힌 수십 가지의 위반행위에 대한 해결이 개발의 전제조건이 되면서 프로젝트 일정에도 비상이 걸렸다.
투티엠 신도시에 2조원이라는 막대한 투자 자금을 쏟아부은 롯데그룹의 발등에도 불똥이 떨어졌다.
5일(현지 시간) 베트남 감사원에 따르면 정부가 진행한 투티엠 신도시 프로젝트에 대한 감사결과 수십 가지의 위반행위가 적발됐다.
결론적으로 투티엠 신도시 개발과정에서 야기된 잘못된 토지구획 설정, 거주민에 대한 보상미흡 등 해결해야 할 문제가 산적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투티엠 개발계획은 지난 1996년 총리의 승인을 받았지만 개발계획안에 들어있는 수백가구의 주민들에 대한 보상문제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 그리고 주민들의 토지침해 과정을 야기한 수차례의 계획수정 승인과정에서 조직 혹은 개인이 이윤을 목적으로 개입한 정황들도 다수 포착됐다.
호치민 시 변호사협회 짠 뜩 프엉(Tran Duc Phuong) 변호사는 “감사원에서 통보한 결과가 몇 년 동안 주민들이 바라던 기대와 일치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2구 빈 안(Binh An)동 1 동네의 4.3헥타르 부지는 규정에 맞게 부지 회수가 이뤄지지 않아 다시 법률에 따라 회수작업을 진행해야 한다. 이를 위해 현재의 토지 회수 결정을 중단하고 법률 규정 및 사용 현황을 근거하여 다시 주거민 개개인별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또 위의 부지에 속한 가구들에게는 정부가 토지에 대한 보상을 해주기로 결정했다. 이는 수년 동안 피해를 받은 주민들에 대한 정부의 책임있는 행동을 보여주는 것이다.
롯데 신동빈 회장을 비롯해 계열사 경영진들이 수차례 베트남을 방문해 2조원을 투자한 투티엠 개발에 대한 협조를 당부했지만 이번 사태로 인해 차질이 불가피하게 됐다.
주민에게 돌려줄 수 없는 부지는 현행 규정에 따라 보상하고 지원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2013년 토지법 제74조와 제 114조 3항에 따른 토지 가격은 시장 가격과 가깝게 확정했다. 이 경우 지방 관리 기관에서 법률 규정에 따라 보상해야 한다.
행정 소송을 진행하고 판결문이 나온 경우에도 국가 기관이 법정 및 검찰청에게 요청한 재심 절차(새로운 문제 발견)에 따라 발행한 판결문을 다시 검토해야 한다. 주민들의 피해 방지를 위해 보상금은 선불로 지원하고 자기의 권리를 직접 가서 요청하지 않아도 절차를 마련해야 한다.
짠 뜩 변호사에 따르면 “지방 관리 기관에서 각 급별 담당자의 위반행위를 명확히 지적했다. 이 사건은 주민과 정권에게 최악의 결과를 만들었다. 법률을 위반한 개인과 조직들에게 책임을 묻길 원한다. 또한 법률을 위반한 개인들이 정부에게 입힌 피해를 보상해야 한다. 그렇게 해야 법률의 엄정함을 유지하고 주민들의 당과 정부에 대한 믿음을 보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감사결과에 따라 투티엠 신도시의 개발계획은 새로운 전환점을 맞게 됐다. 감사결과에 따라 개발 전 선보상이 이뤄져야 하기 때문에 상당한 차질이 예상된다. 현재 지방당국은 계획구역 밖의 부지경계도 정확히 파악을 못하고 있어 보상대상을 확정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실제 투티엠 개발계획에서 계획 구역에 포함되지 않은 빈 깐(Binh Khanh)동의 4.3헥타르 부지에 대해서는 아직 해결 방법이 없다. 몇몇 가정들이 철거 당하면서 깟 아리(Cat Lai)로 보내지게 되었을 때도 보상이 이뤄지지 않았다.
감사보고에 기반한 정부의 1483/TB-TTCP통보에 따르면 위반에 대한 많은 소송건들이 확인됐다.
호치민 시가 투티엠 신도시에 대한 면적과 경계를 조정하면서 23.3헥타르의 부지를 5개의 업체에게 인계한 뒤 1/5000구획을 승인하기 위한 계획을 작성해 총리에게 제출했다. 특히 2구 빈 안(Binh An)동 1동네에 속한 4.3헥타르는 부지가 잘못 조정됐지만 이를 무시했다. 이에 대해서는 호치민시 건설부에 책임을 묻기로 했다.
특히 투 티엠 신도시에 속한 160헥타르의 재정착 구역에 대해서는 총리실에서 재정착 구역 구획을 승인한 후에 주택, 오피스, 놀이공원, 공공시설 등을 짓기 위해 144.6헥타르의 면적을 51개 프로젝트를 통해 임시인계-회수-정식인계 하는 계획을 승인했다.
이 과정에서 정부감사팀은 정부정책에 위반해 손실을 야기한 개인과 조직의 개입정황을 발견했으며, 끝까지 색출해 처벌하기로 했다.
사건이 커지자 호치민시 인민위원회는 지역주민에게 사과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보반호안(Vo van hoan) 대변인은 “빈안 계획구역 밖 주민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 시 당국은 정부 조사관의 결정사항을 엄격히 이행하고 모든 불만을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호치민시 인민위원회는 토지침해에 불만을 제기했던 지역 대표단을 만나 오는 11월말까지 보상방침을 정하기로 했다.
한편, 롯데그룹의 투티엠 개발계획에도 불똥이 튈 전망이다.
2조원을 들여 투티엠에 백화점, 쇼핑몰, 시네마 등 복합 쇼핑몰과 주거시설을 건립키로 한 계획이 또 다시 미뤄졌기 때문이다. 이미 롯데는 신동빈 회장을 비롯해 계열사 사장단이 몇 차례나 베트남을 방문해 투티엠 시티의 개발진행에 대한 도움을 요청한 바 있다.
올해도 3월에 롯데그룹 황각규 부회장이 직접 응우옌 푸언 쑥 총리와 면담을 가졌고, 8월에는 호치민시 공산당 응웬 티엔 난 서기장을 만나 투티엠 신도시 개발에 대한 협력을 당부했다.
[호치민 라이프플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