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칼럼] 지난해 전국 사망자 평년 두 배, 십수년만에 가장 높아
▲ 독감 시즌을 맞아 보건 전문가들이 일제히 백신 접종 권고에 나섰다. ⓒ 코리아위클리 |
(올랜도=코리아위클리) 최정희 기자 = 독감 시즌을 맞아 보건 전문가들이 일제히 예방접종 권고에 나섰다. 이는 지난해 유독 독감이 기승을 부린 탓이다.
지난 겨울 미국에서 독감 관련 사망자는 평년보다 두 배인 8만명으로, 십수년 이래 가장 높은 것이다. 독감에 희생된 아동 숫자도 최소 180명으로 기록을 세웠다. 또 90만명이 독감으로 병원에 입원했다.
보건 전문가들은 이같은 희생자 수 급증을 지적하며 독감 주사를 강력히 추천하고 있다.
플로리다 병원 소속 응급 진료소인 센트라 케어의 티모시 헨드릭스 대표는 지난해 독감으로 자사 진료소 방문 환자가 그 어느해보다 많았다며, 일반인들이 인플루엔자가 심각한 감염질환임을 거듭 인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연방 공중위생국장(U.S. Surgeon General)인 제롬 아담스는 최근 기자회견에서 지난해 독감 상황은 인플루엔자가 남녀노소나 건강 상태를 가리지 않고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드러냈고, 건강 전문인들 각자가 이를 심사숙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방질병예방국(CDC)에 따르면 지난해 독감으로 사망한 아동 74%가 백신주사를 맞지 않았다. 또 사망 아동 절반은 독감에 걸리기 전에 건강에 별다른 문제가 없는 상태였다.
아놀드파머 아동병원 소아의사인 지니 무어자니는 “독감은 분명 무서운 질환이고, 의사라도 독감 합병증을 쉽게 예상할 수 없다”며 “건강 전문가들이 독감 주사를 권고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최근 <올랜도센티널>에 전했다.
무어자니에 따르면 독감 주사가 비록 독감을 완전히 예방하지는 않는다해도, 신체 면역 시스템을 높이기 때문에 독감에 걸려도 증상이 비교적 순하게 나타난다. 따라서 소아과 의사들은 아동 독감 환자 중 백신 접종을 했거나 혹은 하지 않았음을 증상으로 추려낼 수 있다. 즉 백신을 맞았던 아동은 독감이 걸려도 고열 대신 미열을 나타내고, 앓는 시기도 7∼8일이 아닌 2∼3일 정도라는 것.
이처럼 전문가들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생후 6개월에서 17세 사이 연령대의 백신 접종율은 58%로, 전국 목표치인 80%를 훨씬 밑돈다. 특히 플로리다주는 지난해 독감 시즌 동안 접종율 46%를 기록, 전국에서 두번째로 낮은 수치를 나타냈다.
주보건국(FDH) 기록에 따르면 지난해 독감 시즌에 플로리다주에서 8명의 아동이 독감으로 사망했다.
백신은 특정 건강상태에 있는 이들을 제외하고는 보통 생후 6개월 이상부터 맞을 수 있다. 특히 백신은 아동, 임산부, 노령층, 병적 비만인, 면역시스탬이 낮은 이들에게 더욱 중요하다.
올해는 지난 2년과는 달리 코 스프레이형 백신인 플루미스트(FluMist)도 옵션으로 약국 판매대에 올랐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보다 광범위하게 예방할 수 있는 독감 주사를 추천한다.
올해 CDC가 내놓은 백신 접종 적기는 10월이다. 그러나 보건 전문가들은 백신 접종이 너무 이르다거나 너무 늦은 때는 없다고 말한다. 플로리다주에서 독감 시즌이 고조를 이루는 때는 통상 12월이지만 빠르면 11월부터 겨울 기간 언제든지 가능하다.
지난해 독감 유행 주범 바이러스종은 H3N2였다. 하지만 올해 유행될 바이러스나 독감시즌 기간을 예측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최근 연구에서 올해 독감 시즌이 대도시에서 더 길어질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지만, 독감 바이러스는 조건이 맞을 경우 인구가 적은 지역에서도 빠르게 퍼질 수 있다. 전문가들이 독감 유행 시나리오를 미리 예상하기 어려운 이유이다. 다만 지난해 독감 시즌 상황은 독감이 기존 관념보다 훨씬 심각한 질환이며, 최상의 예방은 백신 주사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