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생활 이야기] 이민자들, 소박한 근로정신 배워야
(올랜도=코리아위클리) 송석춘(독자) = 한 국가가 부강해지는 데는 무엇보다도 그 국민으로 하여금 열심히 일하게 만드는 정신적인 요인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미국이 세계 강국이 된 데는 어떤 요인이 있을까. 미국 역사를 조금 들여다 보면 이를 감지할 수 있고, 국민들의 의식 속에 깊숙이 작용해 왔음을 대략 알 수 있지 않을까.
44년 이민생활동안 내가 찾은 그 정신은 부지런하고 창조적인 사람은 성공하고 그렇지 못하면 실패한다는 소박한 근로 정신이다. 바로 이 정신이 미국 사회를 힘차게 움직이게 만든 원동력이라고 생각한다.
고 박정희 전대통령이 3군단 표병 단장 시절에 작전참모였던 오정석 중령은 박 장군이 미국 오클라호마주 포트실에서 짧은 군사교육기간에 배운 것은 포술학보다는 '미국 그 자체였다'고 회고한 바 있다. 나는 미국 그 자체였다는 말의 뜻을 이해하는 데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그리고 미국 사회를 힘차게 움직이게 만든 원동력을 배웠다는 뜻으로 이해하게 됐다.
나는 일손을 놓고 나서 TV에서 미국의 역사 드라마나 영화를 많이 보면서 미국땅에서 신분에 계급이 있는 봉건적 전통이 기세를 부리지 못한 것을 주시했다. 미국서 고정적인 신분제가 완전히 뿌리를 내리지 못한 기점은 노예제를 타파한 남북전쟁이라고 생각한다. 봉건적 전통을 무너뜨릴 만한 정신이 미국 역사에서 우세하게 됐고, 누구나 열심히 일하면 잘 살수 있다는 근로 정신이 팽배해진 것이 오늘날 미국을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근로 정신은 각 개인이 스스로 자기 운명을 개척해야 한다는 적극적 사고를 지닌 중산층을 두텁게 만들 수밖에 없다. 내가 은퇴 전까지 나의 오랜 고객중에는 하위 중산층이 많았다. 그들은 비록 높은 교육을 받지 못했으나, 각자가 자신의 직업에 충실하게 노력해서 안정적인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경쟁에서 살아 남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려는 역동적인 개인주의자들이었다. 또한 그들은 경쟁의 원칙을 깨뜨릴 정부의 특혜와 간섭을 거부하는 자유 방임주의자들이기도 했다.
미국 하위층의 가치관과 생활 철학도 어느때부터인가 조금은 변해가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미국 땅에서 가난과 실패는 게으름과 나태함의 산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많이 보았다.
나는 비록 맨손으로 이곳에 왔지만 이같은 미국을 조금은 알고 왔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민자로 고생하며 사는 동안 때로 주위에서 주류인들의 가치관과 생활 철학과 정 반대되는 말을 들었을 때 거부감이 들었다. 기름때를 묻히고 사는 내가 안쓰럽다는 듯 '부자나라에 왔으니 괜한 고생하지 말고 길 바닥에 널부러져 있는 달라를 줍고 살라'고 하는 사람도 있었다. 또 자동차 정비공장을 팔아 자녀들에게 나눠주고 정부 혜택으로 살라는 말도 들었다.
그럴 때 나는 마음속으로 "이놈들아, 낫 놓고 기역자도 못 읽으시는 우리 어머니도 남이 주는 밥에는 가시가 있다고 하셨다"라고 하며 고개를 흔들었다.
요즘 이민 오는 이들은 어떤 다짐으로 오는지 잘 모르겠지만, 주류인들의 삶의 가치관과 철학을 먼저 이해하려는 자세가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 공지 재외동포 권익신장을 통한 미래, 투표만이 답이다! 21.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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