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창조산업 성공적, 홍콩인들이 배워야” 레지나 입 홍콩신민당 대표 인터뷰
레지나 입(Regina Ip, 葉劉淑儀) 신민당 대표 - 취재 손정호 편집장(홍콩수요저널)
홍콩 보안국장 출신으로 친중국 성향의 신민당 대표를 맡고 있는 레지나 입 의원에게 ‘홍콩과 더욱 가까와 질 수 있는 한국, 한인사회’에 대한 조언을 구했다.
코윈 송영란 홍콩담당관의 주선으로 지난 22일 홍콩 정부종합청사 옆 홍콩입법회 집무실에서 1시간동안 인터뷰를 가졌다.질문을 광동어(여지연 코윈 사무과장 협조)로 준비했으나 레지나 입 의원은 편집장을 배려해 영어로 대답했다.
▲ 레지나 입(Regina Ip, 葉劉淑儀) 신민당 대표
손 편집장 : 여론에 비친 강한 이미지와 달리 여성스러운 모습이다 (레지나 입은 ‘철낭자, 빗자루 머리의 고집통’이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본인의 의지는 강력하게 피력하는 인물)
입 의원 : (웃으며) 감사하다.
손 편집장 : 지난 10일 한국 국경절 행사에 렁춘잉 행정장관이 참석해 한인사회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
입 의원 : 한국은 홍콩의 중요한 파트너 국가이다. 나 역시 한국 정부와 오랫동안 관계를 가지며 일해왔다. 이민국장(Director of Imm-igration 1996~1998)로 있을 때 한국 정부와 비자협정을 맺기 위해 양국간 (관광비자로) 6개월 비자를 얻도록 방한 했었다(현재 3개월). 보안국장(1998~2003)으로 근무할 때도 김광동 주홍콩총영사를 비롯해 한국 인사들과 친구처럼 좋은 관계를 맺고 있다.
손 편집장 : 최근 한류에 힘입어 홍콩인들의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의원도 느끼시는지?
입 의원 : 한국의 창조사업은 매우 성공적이다. 한국 연예인들이 두각을 보인다. 특별히 싸이(Psy)다. 내 딸이 미국 펜실베니아에서 공부하고 있는데 대학 캠퍼스에서 ‘강남스타일’ 플래시몹 영상을 보여줘 확실하게 알고 있다. 이것은 한국 정부가 여러 면에서 성공했다는 것을 뜻한다. 혁신을 위해 산업적으로, 기술적으로 잘 집중했다는 것이다. 삼성이 소니를 앞지르고, 일본 전자산업을 넘어섰다. 나도 갤럭시폰을 쓴다.
한국의 창조산업(Creative Industry)은 매우 성공적으로 본다. 싸이뿐만 아니라 TV드라마의 인기도 이제 세계적인 현상이다. 특히 ‘춤’은 두드러진다. 홍콩의 춤은 한참이나 뒤떨어져 있다. 그만한 춤을 추려면 연습이 필요하다. 엄청난 트레이닝을 해야한다. 그런 기술은 연습에서 나온다. 그런 부분에서 홍콩이 배워야할 것이 많다.
▲ 딸이 보내온 싸이의 강남스타일 플래쉬 몹 동영상을 보여주고 있는 모습
손 편집장 : 한국인에 대한 인상이 어떠신지
입 의원 : (미국 대학원 시절) 한국 남학생들은 군대를 다녀와서 일반 학생들보다 나이가 많았는데, 다른 친구들보다 확신이 넘치고 강했다. 무기를 다루는 방법이나 산을 넘는 이야기 등을 하면서 패기 넘치는 모습이 기억난다. 그래서 홍콩, 싱가폴, 대만 학생들도 모두 2년씩 군 복무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좀더 자신감을 갖고 강해지도록 말이다. 생존에 큰 도움이 된다.
손 편집장 : 신민당은 차세대부문, 특별히 젊은이에 관심이 많다고 들었다
입 의원 : 요즘은 홍콩에서 한국 유학생들이 일본 학생들보다 더 많이 보인다. 중국 본토 학생들이 매우 많아졌다. 본토 학생들이 많아질 수록 홍콩 학생들이 더 많은 경쟁과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다. 이것은 홍콩의 시급한 문제이고, 계속 발전하고 있다는 뜻이다.
손 편집장 : 홍콩에서 공부하는 한국 유학생들에게 격려의 메세지를 준다면?
입 의원 : 열심히 공부하고, 열심히 즐기고 홍콩 친구들도 많이 사귀길 바란다. 친구관계는 아시아를 연결하는 훌륭한 대교가 될 것이다. 학생시기에 국제적인 문화교류는 정말 중요하기 때문에 많은 홍콩 친구를 만들기를 권하고 싶다.
손 편집장 : 워킹홀리데이로 홍콩에 온 한국 학생도 500명에 이른다
입 의원 : 워킹홀리데이는 정말 좋은 제도라고 생각한다. 양국간의 문화를 서로 이해하고 인적교류에 큰 도움이 된다. 내년 여름에는 홍콩 정부차원에서 세계 여러나라의 인턴십 프로그램을 개설할 예정인데, 한국으로도 많이 가서 한국의 문화와 산업, 근면성실한 자세 등 많은 것을 배우고 오면 좋겠다. 현재 태국, 말레이시아, 싱가폴, 필리핀, 체코, 슬로바키아, 중국 등이 확정됐고, 한국에서도 좋은 자리가 확정되길 바란다.
손 편집장 : 홍콩 한인역사 60년에 이르는 한인 사회에 전하고 싶은 것은?
입 의원 : 홍콩을 선택해준 것에 감사한다. 홍콩에서 즐겁게 살면서 로컬 사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삶이 되길 바란다. 홍콩인들과 동등하게 사회참여(full member of our commu-nity)해주길 바란다. 7년이상 거주하고 영주권을 얻은 자는 (선거자 등록을 통해) 홍콩 선거에도 참여할 수 있다. 이미 많은 중국인들이 선거에 참여하고 있다.
손 편집장 : 한인사회 수가 14000명에 불과하고, 영주권을 갖고 투표할 사람은 훨씬 더 적다
한인사회는 (홍콩에서) 중산층이다. 특정 지역, 한국인이 많이 살고 있는 타이쿠싱, 쿼리베이, 사이완호, 퉁충, 디스커버리베이 등 중산층 지역은 영향력이 있다. 지역구 투표에서는 2표차로 당선이 갈리는 경우도 있었다. 우리 당의 사우스호라이즌 지역 후보도 12표 차이로 떨어졌다. (인구수가 작아도) 한인들의 투표가 분명히 영향을 준다.
손 편집장 : 시내에서 지역선거 캠페인 배너에 한국어로 ‘안녕하세요’를 넣은 후보자를 본 적이 있다
입 의원 : 어느 지역이냐. 그 사람 정말 똑똑하다. 우리 당 지역 후보자들과 상담을 자주 갖는데 일부 후보자들은 매우 게으르다. 영어나 다른 언어를 더 공부해서 많은 사람들을 참여시킬 필요가 있다.
손 편집장 : 한국에는 당신처럼 오랫동안 강력하고 존재감이 있는 이미지의 여성 정치가가 많지 않다
입 의원 : 개인적으로 매우 열심히 일했고 나 자신을 개발(invent)시키려고 노력했다. 공무원 생활을 대민업무(civil service)로 시작했지만, 미국 유학 뒤 정치에 뛰어 들었다. 지난 9년 동안 스스로 당을 세워나가며, 자금을 모으고, 지지자들을 찾아내는 것은 매우 어려운 과정이었다. 지금은 나의 열혈 지지자(die hard)들이 있어 함께 운영하고 있다. 좋은 보스의 경험이 있기에, 지금은 그들의 보스가 아닌 협력자다. 이런 과정들이 나를 잘 설명하고 있다.
손 편집장 : 지속적으로 도전 의지를 보였는데 차기 홍콩 행정수반 후보로 나설 계획인가
입 의원 : 아직은 말할 수도 없고 말해서도 안 된다. 나 혼자만의 의지가 아닌 내가 속한 사람들과의 의견이기 때문이다. 대만도 여성 리더가 나왔다. 홍콩도 게임체인지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손 편집장 : 한국에도 첫 여성 대통령이 나왔다. 어떤 생각이 드는지
입 의원 : 한국에서 여성 대통령이 나왔을 때 많은 사람들이 놀랐다. 일본이나 한국 등 남성 중심의 사회에서, 그것도 선거로 말이다. 그것은 한국이 열린 마음과 포용력을 갖고 있다는 뜻이다. 물론 박근혜 대통령은 물려받은 부분(legacy)이 있지만, 자신만의 언행에서 부드러운 힘(soft power)을 볼 수 있다.
권력은 영향력과 다르다.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주려면 부드러운 힘이 필요하다. 마치 창조산업처럼 말이다. TV드라마처럼, 영화처럼, 마치 헐리우드 문화산업처럼. 왜 미국문화에 열광하나. 영국의 런던올림픽도 마찬가지다. 제임스본드, 헤리포터 등이 동원된 올림픽(개폐회식)을 보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에 집중한다.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그런 면에서는 서로 배울 것이 많다고 본다.
▲ 인터뷰 후 홍콩 정부종합청사 Tamir 앞에서. 레지나 입 신민당 대표와 손정호 홍콩수요저널 편집장
레지나 입 의원 약력
홍콩 이민국장 Director of Immigration 1996 - 1998
홍콩 보안국장 Secretary for Security 1998 - 2003
입법의원 Member of Legislative Council 2008 - present
홍콩정책기구대표 Chairman of the Savantas Policy Institute 18 July 2006 - present
신민당 대표 Chairperson of New People's Party 9 January 2011 - present
신민당(新民黨) : 친중국 성향으로 2011년 레지나 입의 의해 창당.
행정의회 의원 1석, 입법의회 2석, 지역의회 30석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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