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동 냉동창고 문제 해결해야
북극해가 떠오르고 있다. 최근 북극해 항로 이용 화물이 급증하고 있다고 러시아 일간 로시스카야가제타가 지난달 31일 보도했다. 마리나 레다예바 기자가 북극해 포럼이 열린 아르항겔스크에서 송고한 기사를 소개한다. <편집자 주>
북극의 경제적인 미래는 북극해 항로에서 해운(海運)의 발전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북극해 항로는 서쪽으로 북서연방구 지역들을 포함하고 있다. 그런데 바로 이 지역에 해운이 활발하고 현재도 정상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북극해 항로는 풍부한 역사를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오늘에 와서야 활로를 찾게 되었다. 이 교통 수역이 새롭게 활발하게 기능하게 되면서 시장 참가자들 전체에게 기대와 의문, 그리고 때로는 분쟁거리를 던져주고 있다. 그 중에서도 향후 화물량을 둘러싸고 가장 활발한 토론이 전개되고 있다. 러시아는 2024년까지 화물량을 8천만톤까지 증가시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소련시절 이 항로로 가장 많은 화물을 해운했던 해는 1987년으로 총 7백만톤을 운송했다. 이렇게 보면 지금의 목표는 소련시절의 기록을 10배 이상 증가시킨 것이다. 어떤 화물들이 그렇게 많은 것일까?
낙관주의자들의 주장은 최근 5년간 북극해 항로 수역을 통과하는 화물량이 거의 4배나 증가했다는데 근거하고 있다. 최근 아르항겔스크에서 개최된 북극 프로젝트 포럼에서 칼라시니코프 북극해 항로 관리회사 대표는 올해 10월 1일 현재 약 1200만 톤의 화물이 운송되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 템포로 가면 올해 말까지 약 1600-1700만 톤의 화물이 북극해 항로를 통해 운송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면서 이런 실적이 기쁘고 믿어지지도 않는다고 언급했다. 왜냐하면 2013년만해도 북극해 항로의 화물 운송량은 기껏해야 3백만톤에 그쳤기 때문이었다.
현재 북극해 항로로 운송되는 화물은 석유제품, LNG, 농축광물, 석탄, 금속 등이다. 화물 운송량에서 꾸준히 안정적인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북부 지방으로 반입되는 물품이다. 그러나 북극에서 일어나는 운송을 포함한 모든 과정들의 주요 성장 동력은 대규모 원료 채굴 프로젝트이다. 예를 들어 아르항겔스크에서 카르스키해 오브만에 있는 사베타항 건설현장으로 계속해서 활발히 화물이 운송되고 있다. 이 사베타항 지역에서는 LNG가 생산되고 있다. 이 건설 공사에는 러시아 백해 포모리예 지역 100개 이상의 회사들이 참가했다. 다음 순서는 무르만스크 주 대형 해양 시설 건축 센터를 짓는 것인데 여기에도 여러 지역들이 같이 협력하여 참가하게 될 것이다.
앞으로 북극 지역에서 채굴되는 천연 자원이 화물 운송량의 대부분을 차지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심지어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핵실험장으로만 생각되던 노바야 제믈랴 지역에서도 파블롭스크 남-아연 매장지 개발이 시작되고 있다. 북극지역에서 현재 진행 중이고, 앞으로 진행될 프로젝트들은 현재 모두 15개이다. 그러나 8천만톤의 화물 운송량을 채우려면 천연 자원 운송만으로는 부족하다.
북극 지역에서 역동적인 개발의 주요 동력이 되고 있는 것은 운송과 함께 원료 채굴(採掘) 대규모 프로젝트들이다. 현재까지는 다른 화물들은 전체 운송량에서 작은 부분만을 차지하고 있다. 여러 러시아 기업들은 극동에서 아르항겔스크 항을 통해 러시아 중부 지역으로 어류를 정기적으로 운송하는 작업을 재개했다. 지난여름에는 전문가들이 북극해 항로에서 이정표가 될 만하다고 여기는 사건이 일어났다. 세계 최대 운송업체가 최초로 극동의 연어류를 싣고 상트-페테르부르크로 가는 컨테이너 운반선을 북극해 항로로 통과시켰다. 러시아 냉동선으로 운송할 수 있는 생선의 양은 기껏해야 5-6천톤인데 컨테이너선으로는 한 번에 1만7천톤을 운송했다. 그런데 문제는 러시아 선박이 포획한 어류를 한국에 있는 창고에서 선적(船積)해야 했다는 것이다. 러시아 동부에서 잡은 생선을 러시아 서부에서 사먹지 못하는 문제가 있다고들 말하지만, 이는 북극해항로에서 쇄빙선 도선 요금이 문제가 아니라 극동에 냉동 창고가 없는 것이 문제이다. 쇄빙선 도선 요금은 어류 1kg당 1.6루블에 불과할 뿐이다.
그런데 사실은 이 운송을 담당했던 세계적인 해운업체는 성공적으로 운송을 마친 후, 현재로서는 북극해 항로를 지금까지 이용하던 항로의 상업적 대안으로 보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런데 중국인들이 북극 수역에 대한 관심을 드러냈다. 그들은 올해 많은 선박을 통과시켰고 높은 쇄빙 등급 선박을 강화시켰으며, 하계절 항해에 대한 거대한 계획을 세우고 있다. 올해 북극해 항로 통과 허가 723건 중 3분의 1을 외국 국적 선박이 받았다. 이것도 논쟁 대상이다. 향후 북극해 항로가 국제적인 운송 수로가 될 것인가, 아니면 주로 러시아가 사용하는 국가적인 운송 수로가 될 것인가? 북극해 항로의 길이는 수에즈 운하를 통과하는 것보다 짧지만 외국 운송업체들은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최단 거리 항로가 항상 최선의 항로는 아니기 때문이다. 극지방 해운은 일반적으로 가장 어려운 항해로 여겨지고 있다.
많은 러시아 전문가들은 북극해 항로가 수에즈 운하와 경쟁할 것이 아니라 북극해 항로를 국내 수역으로 개발하는 것을 더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최근의 법적인 결정들도 이런 견해에 일조하고 있다. 2019년부터 러시아 국적 선박은 러시아 영토인 북극지방에서 석유, 가스 및 석탄 해운에 대한 배타적인 권리를 부여받게 된다. 러시아 국적 선박으로 운송이 불가능한 경우에만 외국 선박이 이 운송을 담당할 수 있다. “문제는 수량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북극해 항로 수역에서 화물 운송량이 어떤 사회적 경제적 의미를 갖는가 하는 것이다”라고 북극 개발 국가위원회 정보 분석 센터 레미조프 소장은 설명하고 있다. 북극해 항로를 통과하는 대부분의 화물을 러시아 조선소에서 건조한 러시아 국적 선박이 운송해야 하며 이 화물의 조성에 러시아 기업들이 참가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북극해 항로 운송-물류 가능성과 인접 지역 개발 잠재력이 최대한으로 고려되어야 하며 북극이 러시아 전체의 이익을 보장해야 한다고 그는 주장했다.
북극해 항로 개발에서 중요한 것은 단일 운영자를 결정하는 것이다. 현재 해당 법안이 러시아 하원에 계류(繫留) 중이다. 시장 참가자들은 독점 상황에서 요금이 인하되기를 기다릴 수 있을 것인가 의구심을 제기한다. 가격 정책이야 말로 미래의 화물 운송량을 결정하게 될 중요한 요인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향후 운영자 역할을 할 업체 대표인 아루튜냔은 북극에서 경쟁은 부정적인 효과만을 가져다준다고 말하고 있다. 일반적인 해로에서는 경쟁이 좋을 수 있어도 얼음을 뚫고 항해해야 하는 북극해 항로에서는 경쟁이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이외에 연안 지역의 인프라를 개발하는 것도 북극해 항로를 통한 화물 운송이 성공할 수 있는 또 하나의 담보이다. 인프라 조성과 그에 따른 잠재력은 있다. 예를 들어 백해(白海)의 드빈스키 만에 있는 아르항겔스크 항구의 심해지역은 년간 3800만톤의 화물을 처리할 전망이 있다.
현재까지 세계 여러 곳에서 러시아 북극 지방을 겨냥한 25척의 쇄빙선급 크루즈 선이 건조되고 있다. 관광객은 화물이 아니지만, 이에 대해서도 고려해야 한다. 그런데 그런 유람선이 정박할 수 있는 항구가 북극해 항로 전 구간에서 사실상 전무하다. 그럼에도 아직 건조가 완료되지도 않은 몇몇 크루이즈 선에 승선하기 위한 표가 이미 다 매진 상태이다.
글 마리나 레다예바 기자 |로시스카야가제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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